판시사항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기간 중에 있는 자를 임용결격사유로 삼고, 위 사유에 해당하는 자가 임용되더라도 이를 당연무효로 하는 구 국가공무원법(1963. 4. 17. 법률 제1325호로 폐지제정되고, 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5호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아 그 기간 중에 있는 사람이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것을 금지하고 이러한 사람이 공무원으로 임용되더라도 그 임용을 당연무효로 하는 것으로서,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장하고 공무원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조항이다. 청구인과 같이 임용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임용된 임용결격공무원은 상당한 기간 동안 근무한 경우라도 적법한 공무원의 신분을 취득하여 근무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의 지급대상이 되지 못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을 받기는 하지만, 재직기간 중 사실상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는 그 대가에 상응하는 금액의 반환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하는 등의 민사적 구제수단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보장이라는 공익과 비교하여 임용결격공무원의 사익 침해가 현저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의 재량을 일탈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국가공무원법(1963. 4. 17. 법률 제1325호로 폐지제정되고, 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결격사유)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다.
1.∼4. 생략
5.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
6. 생략
② 생략
참조조문
구 국가공무원법(1963. 4. 17. 법률 제1325호로 폐지제정되고 2002. 12. 18. 법률 제67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당연퇴직) 공무원이 제33조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
② “경력직공무원”이란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그 신분이 보장되며 평생토록 공무원으로 근무할 것이 예정되는 공무원을 말하며, 그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생략
2. 특정직공무원: 법관, 검사, 외무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교육공무원, 군인, 군무원,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국가정보원의 직원과 특수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다른 법률에서 특정직공무원으로 지정하는 공무원
3. 생략
③∼④ 생략
참조판례
헌재 2005. 4. 28. 2004헌마219 , 판례집 17-1, 547, 553∼554
당사자
청 구 인신○일대리인 변호사 조영준
당해사건대법원 2014두38675 퇴직급여부지급처분취소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83. 2. 17. 제○○사단 보통군법회의에서 수뢰후부정처사죄로 선고유예 및 추징금 37,500원의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1983. 2. 1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1984. 3. 1.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3. 2. 28. 교육공무원법 제36조에 의하여 명예퇴직하였고, 2013. 1. 29.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공무원연금공단은 2013. 3. 5. 청구인에게 1984. 3. 1. 청구인이 공무원으로 임용될 당시 위 판결에 따른 선고유예기간 중이었기 때문에 공무원임용결격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공무원연금공단을 피고로 하여 서울행정법원에 퇴직급여부지급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13구합59965), 위 법원은 2013. 12. 12. ‘청구인은 임용될 당시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었고, 선고유예 판결문의 이유 중 법령의 적용 란에는 선고를 유예하는 형의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으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감경에 관한 조항인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가 기재되어 있었고 수뢰후부정처사죄의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어서 판결문의 내용 자체로 선고를 유예한 형이 유기징역형임은 분명하므로 청구인의 임용은 임용결격사유 있는 자에 대한 것으로 당연무효이고,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는 적법한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을 취득한 후 근무하다가 퇴직하는 경우에만 지급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청구인은 이에 대한 항소가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3누53549) 상고하였고(대법원 2014두38675), 상고심 계속 중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5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4아515), 2014. 10. 15. 상고 및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4. 10.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5호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임용 시부터 퇴직 시까지 적용되는 구 국가공무원법(1981. 4. 20. 법률 제344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1. 법률 제11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항 제2호에 의하면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교원, 즉 교육공무원은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가진다. 따라서 청구인의 임용결격사유 판단의 근거법률은 위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5호와 동일한 내용으로서 청구인이 임용될 당시에 시행 중이던 구 국가공무원법(1963. 4. 17. 법률 제1325호로 폐지제정되고, 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5호이므로, 이를 심판대상조항으로 삼기로 한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임용결격자가 임용된 경우의 절차나 효력, 특히 하자 치유, 소급취소 제한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고도 주장하나, 청구인의 위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다름 아니므로, 이에 대하여는 별도 판단할 필요 없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판단에 포함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국가공무원법(1963. 4. 17. 법률 제1325호로 폐지제정되고, 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5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33조(결격사유)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다.
5.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기간 중에 있는자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기간 중에 있는 자를 임용결격사유로 삼고, 위 사유에 해당하는 자의 임용을 당연무효로 하는 것은 공무담임권, 남녀평등권을 침해하고, 적법절차원칙,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처우 금지에 위배된다.
4. 판 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결격사유’라는 제목 하에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는 일정한 사유를 규정하면서 그 사유 중 하나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의 임용결격사유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가 조문 제목에서 자격을 결하였다는 의
미인 ‘결격’이라는 문언을 사용한 점이나 국가공무원법 제69조가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에 공무원이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정한 임용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법률상 당연히 퇴직하도록 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임용결격사유는 임용을 위한 소극적 자격요건에 관한 규정으로서, 이는 임용결격사유 있는 자의 임용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여하한 사유로 임용결격사유 있는 자에 대한 임용행위가 이루어진 경우라도 그 임용은 자격요건을 결한 자에 대한 임용으로서 법률상 당연히 무효가 되도록 하는 규정이다.
나.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1) 공무담임권의 제한이 있는지 여부
청구인은 임용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명예퇴직 시까지 근무하였으므로 과연 공무담임권의 제한이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임용결격사유 있는 자에 대한 임용은 당연무효로서 임용결격자는 형식적 임용행위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공무원으로 취임하지 못하게 되는바, 청구인과 같이 임용결격자로서 형식적으로 임용을 받은 사실상 공무원은 현실적으로 명예퇴직 시까지 공무를 수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실상 공무원으로서의 공무수행일 뿐 적법한 공무원에 취임하여 공무를 담임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청구인과 같은 사실상 공무원 역시 적법한 공무원으로서의 공무담임 기회의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볼 것이다.
(2) 심사기준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무담임권의 내용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 즉 공무담임권은 원하는 경우에 언제나 공직을 담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권리가 아니라 공무담임의 기회를 보장하는 성격을 갖는
(3) 판단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고도의 윤리·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그가 수행하는 직무 그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서는 공무원 개개인이나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기본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공무원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당해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어 원활한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생기고 이는 곧바로 공직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범죄행위로 인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자의 공무원 임용을 금지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고, 이는 공무원에게 공무를 위임한 국민의 일반의사에도 부합할 것이다.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 판결은 유죄판결이고 형사절차에서 법원이 벌금형이 아닌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선택하였다는 것은 당해 공무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사회적 비난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을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나아가 원활한 공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하여 공공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적지 아니하다. 특히 이 사건 청구인과 같이 수뢰후부정처사죄를 저질러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는, 공무수행 중 그 직무와 관련 있는 범죄로서 법정형으로 유기징역형만 정해져 있는 무거운 범죄로 인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으로서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를 임용할 경우 공직에 대한 신뢰 손상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를 국가공무원 임용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임용결격자에 대한 임용을 당연무효로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직에 대한 신뢰확보라는 입법목적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라 할 것이다.
청구인과 같은 임용결격자는 이를 간과하고 형식적으로 임용행위가 있은 경우라도 사실상 공무원일 뿐 적법한 공무원으로 취임한 것이 아니고, 따라서 명예퇴직 시까지 계속 근무한 경우라도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 등의 지급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임용결격자와 국가 사이에 공무원신분관계나 근로고용관계가 적법하게 형성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임용결격자가 실제로 국가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한 이상, 임용결격공무원의 임용 시부터 퇴직 시까지의 근로는 법률상 원인 없이 제공된 부당이득이므로 국가는 위 총 근로의 금전적 가치 상당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임용결격공무원은 퇴직급여 중 적어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그가 재직기간 중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10350 판결 참조). 임용결격공무원에게 이와 같은 민사적 구제 방법이 인정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임용결격공무원의 사익 침해는 현저하다고 볼 수 없고, 반면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확보라는 공익은 중대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를 임용결격사유로 정하고, 이러한 사유에 해당하는 자에 대한 임용을 당연무효로 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는 정당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자의 재량을 일탈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청구인의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적법절차원칙 위배 주장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청구인의 임용을 당연무효라고 보아 공무원신분을 소급적으로 박탈하는 것은 적법절차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주장은 결국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소급적으로 박탈당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당하였다고 하는 내용이므로 이를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남녀평등권 및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처우 금지 관련 주장
청구인은 청구인이 선고유예판결을 받게 된 것이 군복무로 인한 것이므로 병역의무가 없는 여성과 차별취급이고,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처우를 금지한 헌법 제39조 제2항 위반이라고 주장하나, 청구인은 병역의무 이행 중의 범죄사실로 선고유예를 받은 것일 뿐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하여 선고유예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어떠한 차별취급이나 병역의무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처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별지
[별지] 관련조항
구 국가공무원법(1981. 4. 20. 법률 제344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1. 법률 제11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공무원의 구분) ② “경력직공무원”이란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그 신분이 보장되며 평생토록 공무원으로 근무할 것이 예정되는 공무원을 말하며, 그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2. 특정직공무원: 법관, 검사, 외무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교육공무원, 군인, 군무원,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국가정보원의 직원과 특수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다른 법률에서 특정직공무원으로 지정하는 공무원
구 국가공무원법(1963. 4. 17. 법률 제1325호로 폐지제정되고 2002. 12. 18.법률 제67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당연퇴직) 공무원이 제33조 각 호의1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