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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7. 4. 27. 선고 2016헌마471 결정문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2016헌마471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전○웅

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창열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선고일

2017.04.27

주문

피청구인이 2016. 4. 29.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2155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6. 4. 29. 피청구인으로부터 무고 혐의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2155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5. 12. 10. 19:49경 서울 동작구 ○○로○○길 ○○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중 임○호의 차량이 주차를 위해 후진하면서 자신의 차량

을 접촉하였다고 112에 신고하였으나, 접촉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그로 인한 인적 피해도 없었다. 이로써 청구인은 임○호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경찰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무고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16. 6. 13.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임○호의 차량이 주차를 위해 후진하면서 청구인의 차량과 경미한 접촉사고를 일으킨 일로 시비가 붙자, 청구인은 그 접촉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경찰 출동을 요청한 것일 뿐 임○호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112에 신고한 것은 아님에도, 무고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청구인은 2015. 12. 10. 19:49경 서울 동작구 ○○로○○길 ○○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쏘나타 차량(14수○○○○)에 타고 있던 중, 임○호가 운전하는 K7 차량(66거□□□□)이 주차를 위해 후진하면서 왼쪽 뒤 범퍼로 자신의 차량 우측 앞 범퍼부분과 접촉한 사실 여부에 대해 다툼이 발생하자 112에 신고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동작경찰서 경사에게, ① 청구인은 ‘쏘나타 차량을 주차하고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K7 차량이 후진하여 앞 범퍼를 접촉하였지만 상대 운전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그 사실을 확인하고자 112에 신고하였다’고 진술하고, ② 임○호는 ‘주차를 위해 K7 차량을 후진하던 중 경적소리를 들었으나 충격을 느끼지

는 못했는데 피해자가 접촉한 것으로 주장한다’고 진술하였다.

위 경사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접촉부위를 육안으로 확인하였으나 사고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K7 차량의 블랙박스 동영상을 확인하였으나 후진 과정에서 접촉으로 인한 흔들림이 확인되지 않아 이를 청구인과 임○호에게 설명하였다.

같은 날 저녁 서울동작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작성한 진술서에서 청구인은 사고발생사유에 ‘외출 후 집 앞 아파트 주차장 지상에서 주차를 끝내고 시동을 끈 후 정리하고 있는데 차량이 흔들렸고 큰 소리와 함께. 그 후 내려서 박았다고 말하니 안 박았다고 K7운전자가 말하며 저에게 거짓말한다며 쳐넣어버린다고 했고, 아들과 함께 와서 어떻게 뭐 한다며 했습니다’라고 기재하고, 피해내용에 ‘인적 없음’으로 기재한 다음 ‘지금 열이 나며 얼굴이 뜨겁고 머리가 아프고 멍하며 온몸이 쑤십니다’라고 부기하였다.

(2) 위 경사는 2015. 12. 14. 청구인과 함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사고현장에 설치된 주차장 CCTV 녹화영상을 확인하였으나, 위 K7 차량의 후진 과정에서 쏘나타 차량과 접촉한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3) 위 경사는 2016. 1. 28. ‘피혐의자(임○호)는 아파트 노상주차장에서 후진하여 주차하던 중 주차된 피해차량 운전자(청구인)가 접촉한 것으로 느껴 신고한 사고이나 접촉부위가 확인되지 않고 CCTV 녹화영상에서도 접촉한 사실이 없어 사고관련자가 인정한 것으로 피해자(청구인)가 오인한 사고로 내사종결하고자 합니다’라는 의견으로 내사결과를 보고하였고, 위 사건은 2016. 2. 1. 서울동작경찰서 교통과에서 내사종결되었다.

(4) 한편, 임○호는 2015. 12. 14. ‘청구인을 무고죄로 고소하니 처벌해 달라’는 진정

서를 작성하여 서울동작경찰서에 제출하였다.

(5) 임○호는 2015. 12. 31. 서울동작경찰서 수사과에 출석하여, ‘사건당일 접촉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청구인은 목이 아프다고 주장하였으므로 이를 조사하여 무고죄로 처벌해달라’고 진술하였다. 이후 서울동작경찰서 수사과는 2016. 2. 19. 교통과로부터 내사종결되었던 위 기록을 송부받았다.

(6) 청구인은 2016. 2. 21. 서울동작경찰서 수사과에 출석하여, ‘사건당일 접촉사고는 발생하였고 당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사실대로 진술서에 적었던 것이며, 접촉 여부에 대해 임○호와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112에 출동을 요청하였을 뿐 형사처벌의 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7) 서울동작경찰서는, 청구인이 112에 신고하여 수사권이 발동되었으며 당시 접촉사고가 없었음에도 청구인이 진술서에 인적피해가 있는 것처럼 기재한 이상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2016. 3. 7. 이를 인지사건으로 기재하여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다.

(8) 피청구인은 2016. 4. 29. 청구인에 대한 무고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판단

(1)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설령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939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도4450 판결 등), 비록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거나 허위의 일부 사실의 존부가 전체적으로 보아 범죄사실의 성립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내용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도1706 판결; 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도2995 판결;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도414 판결 등).

(2) 청구인이 사건 당시 112에 신고하여 경찰을 출동하도록 하고, 같은 날 작성한 교통사고발생상황진술서에 ‘지금 열이 나며 얼굴이 뜨겁고 머리가 아프고 멍하며 온몸이 쑤십니다’라고 기재한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바,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진술서 기재를 근거로 청구인에게 임○호로 하여금 업무상과실치상으로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과연 청구인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112에 신고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위 진술서에 접촉사고로 인한 ‘인적 피해’를 ‘없음’으로 명확히 기재하고, 접촉사고 발생 여부에 관한 임○호 및 그 아들과의 언쟁으로 112에 신고하게 되었다고 그 신고 경위를 밝히고 있다. 또한 청구인은 112 신고 및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임○호에 대한 형사처벌을 전혀 언급하지 아니하였으며, 사건 당시부터 현재까지 위 사고와 관련된 상해진단서도 제출하지 아니하고 있다. 경찰의 내사결과보고 및 교통사고보고(실황조사서) 상의 ‘임○호의 K7 차량이 후진하면서 주차된 청구인의 쏘나타 차량의 조수석 앞 범퍼를 살짝 접촉하였다고 주장되는 사고’라는 기재와, ‘청구인은 임○호가 사고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고 욕설을 하여

사고사실을 확인하고자 112에 신고하였다’라는 기재도 청구인이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사고사실의 확인을 요구하였을 뿐 접촉과 관련된 상해로 임○호의 형사처벌을 주장한 사실이 없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다면, 차량 접촉사고 발생 여부에 관한 시비로 임○호 및 그 아들과 언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청구인의 112 신고는 ‘경찰이 출동하여 그 접촉 여부를 가려 분쟁을 종결시켜달라는 요청’으로 봄이 상당하고, ‘지금 열이 나며 얼굴이 뜨겁고 머리가 아프고 멍하며 온몸이 쑤십니다’라는 진술서 기재는 ‘인적 피해 없음’을 명시한 점에 비추어 보면 접촉 여부에 관한 시비 및 언쟁으로 인해 흥분된 청구인의 신체상황을 다소 과장스럽게 부기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신고 및 기재만으로는 청구인에게 임○호로 하여금 업무상과실치상으로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경찰이 송치한 혐의에 대하여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바로 무고죄가 성립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이르렀는바, 이는 중대한 수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에 터잡아 이루어진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라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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