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
김 ○ 완
대리인 변호사 이 돈 희 외 1인
이해관계기관 보건사회부장관
대리인 변호사 박 두 환
이해관계기관(보조참가인) 사단법인 ○○협회
대리인 변호사 이 국 헌 외 3인
【심판대상조문】
의료기사법시행령(醫療技士法施行令) 제2조(의료기사·의무기록사 및 안경사의 업무범위 등)
① 의료기사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조·법 제13조의2 제2항 및 법 제13조의 3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의료기사·의무기록사 및 안경사(이하 “의료기사 등”이라 한다)의 업의 범위와 한계는 다음 각호와 같다.
1.∼7. 생략
8. 안경사는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콘택트렌즈의 조제를 제외한다) 및 판매업무에 종사한다. 이 경우 안경도수를 조정하기 위한 시력검사(약제를 사용하는 시력검사 및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를 제외한다)를 할 수 있다. 다만, 6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판매는 의사의 처방에 의하여야 한다.
②∼④ 생략
【참조 조문】
헌법(憲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1항, 제22조 제2항 의료법(醫療法) 제1조(목적(目的))
이 법(法)은 국민의료(國民醫療)에 관하여 필요(必要)한 사항(事項)을 규정(規定)함으로써 의료(醫療)의 적정(適正)을 기(期)하여 국민(國民)의 건강(健康)을 보호증진(保護增進)함을 목적(目的)으로 한다.
의료기사법(醫療技士法) 제13조의3 (안경사(眼鏡士))
① 안경사(眼鏡士)가 되고자 하는 자(者)는 다음 각호(各號)의 1에 해당하는 자(者)로서 안경사국가시험(眼鏡士國家試驗)에 합격(合格)한 후 보건사회부장관(保健社會部長官)의 면허(免許)를 받 아야 한다.
1. 전문대학(專門大學) 이상의 학교(學敎)에서 대통령령(大統領令)이 정하는 안경광학분야(眼鏡光學分野)의 학과(學科)를 전공(專攻)하고 졸업(卒業)한 자(者)
2. 보건사회부장관(保健社會部長官)이 인정하는 외국(外國)의 안경사면허(眼鏡士免許)를 받은 자(者)
3.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자(者)와 동등한 자격(資格)이 있다고 보건사회부장관(保健社會部長官)이 인정하는 자(者)
② 제3조, 제5조 내지 제10조, 제10조의2, 제11조, 제12조, 제13조 제1항 제1호·제3호·제4호 및 제2항의 규정(規定)은 안경사(眼鏡士)에 대하여 이를 준용(準用)한다. 이 경우 “의료기사(醫療技士)”는 “안경사(眼鏡士)”로 본다.
③ 안경사(眼鏡士) 또는 제13조의4의 규정(規定)에 의한 안경업소(眼鏡業所)의 광고(廣告)에 관하여는 보건사회부장관(保健社會部長官)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범위·방법 등을 제한할 수 있다.
의료기사법(醫療技士法) 제17조의4 (다른 법률(法律)과의 관계)
이 법(法)의 규정(規定)에 의한 안경업소(眼鏡業所) 에 대하여는 약사법(藥師法) 제42조·제67조 및 제69조의 규정(規定)을 적용(適用)하지 아니한다.
【참조 판례】
2. 1991. 9.16. 선고, 88헌마231 결정
3. 1989. 4.17. 선고, 88헌마3 결정
1993. 9.27. 선고, 92헌바21 결정
1993. 7.29. 선고, 91헌마69 결정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1992.3.10. 의사면허를 취득한 안과의사인바, 의료기사법시행령(1973.9.20. 대통령령 제6864호, 1990.8.8. 대통령령 제13067호 개정) 제2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이하 “심판대상규정”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여 1992.4.21.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심판대상규정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의 여부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경사는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콘택트렌즈의 조제를 제외한다) 및 판매업무에 종사한다. 이 경우 안경도수를 조정하기 위한 시력검사(약제를 사용하는 시력검사 및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를 제외한다)를 할 수 있다. 다만, 6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판매는 의사의 처방에 의하여 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1) 의료법 제12조와 제25조에 의하면 의료행위는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는 의료법상의 권리인 동시에 헌법 제22조 제2항 소정의 과학기술자의 권리에 해당한다. 심판대상규정은 눈의 굴절검사가 전문적인 안과의사의 의료행위
에 해당하는 것임에도 안경사에게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판매시 도수조정(度數調整)을 위한 시력검사(제외사항 있음)를 허용하고 있고, 7세 이상의 사람에 대하여는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안경사가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를 하여 안경을 조제·판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안과의사의 의료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2) 의사의 전문적이고 정확한 진료·처방 없이 안경을 조제·장착케 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크므로 헌법 제36조 제3항의 국민의 보건에 대한 권리도 침해하는 것이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2) 심판대상규정은 1990.8.8. 개정 공포되어 그 날부터 시행된 법규로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동 시행령이 공포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제기되지 못한 것이어서 청구기간이 도과된 것이다.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제소요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마땅히 기각되어야 한다.
첫째, 의료인이 가지는 의료권은 의사의 면허에 의하여 얻어지는 법적 지위에서 생겨나는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므로 의료권은 헌법 제22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학기술자의 권리와는 별개의 것이다.
둘째, 심판대상규정은 안경사에게 자동굴절검사기기에 의한 기계적 검사만을 허용할 뿐이고, 약제를 사용하는 시력검사 및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는 할 수 없게하고, 6세 이하의 아동들의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에 의하여 안경을 제조할 수 있게 하였고, 의료기사법 제13조의3은 안경사국가시험에 합격한 자들만이 검안행위를 시행할 수 있게 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보건을 침해할 우려는 없다.
셋째, 의료기사법 제13조의4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안과의사도 진료행위에 부수하여 콘택트렌즈를 판매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규정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다. 보건사회부장관의 의견
(1)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한 시력검사를 안경사에게 허용한 것은 안경사의 생존권보장을 위한 것이고, 안경의 조제·판매에 전제되는 기계에 나타난 형상을 참고로 하는 예비적 검사에 불과하여 안과의사가 행하는 의료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2) 현행 안경사제도에 의할 때 안경사는 일정수준 이상의 전문지식을 갖춘 자이므로 현행 안경사의 업무행위는 국민의 건강에 위 험을 줄 소지가 없다.
(3) 현행 법규에 의할 때 안과의사의 콘택트렌즈 장착행위는 단순한 영리목적인 상행위로서 판매행위만 분리해서 허용되지 않을 뿐, 진료행위에 수반하여 환자에게 장착시켜 주거나 환자의 요구에 의한 장착행위는 진료행위의 일부로서 당연히 인정되고 있는 것이므로 콘택트렌즈의 장착·판매를 안경사에게 독점시키고 있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사단법인 ○○협회 의견
(1) 안경사의 굴절검사행위는 눈에 알맞는 안경을 선택하기 위하여 비정시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비정시의 원인을 규명하여 이를 치료하는 의료행위가 아니다.
(2) 전국의 안과의원수는 501개소이나, 그 중 484개소가 시단위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불과 17개소만이 군단위지역에 분포되어 있어 모든 안경의 조제에 안과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게 한다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안경사용자의 굴절검사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일반국민의 의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3. 판 단
가. 심판청구의 적법성
이 사건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이므로 자기관련성·직접성·현재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눈의 시력검사와 교정은 안과의 영역에 관련되는 업무이고,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를 안경사에게 허용하고 있는 심판대상규정에 대하여 안과의사인 청구인이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다투고 있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자기 관련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것이며, 현재성과 직접성을 갖추고 있는 점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사건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이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는 규정된 공권력 가운데는 국회의 입법권 및 행정입법권도 당연히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도 당연히 가능하다. 다만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은 원칙적으로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동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나, 다만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유가 발생한 날”이라는 것은 당해 법령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하였거나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등 실체적 제요건이 성숙하여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를 말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인바(헌법재판소 1990.6.25. 선고, 89헌마220 결정 및 1990.10.8. 선고, 89헌마89 결정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청구인이 안과의사로서의 면허를 취득한 일자는 1992.3.10.이므로 그 때가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즉, 1992.4.21.에 제기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 내에 행하여진 것으로서 적법하다 할 것이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먼저 안경사제도의 도입 배경을 개관한다.
1987.11.28. 법률 제3949호로서 의료기사법에 제13조의3 제1항, 제2항(안경사제도)이 신설되기 전까지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약사법(제2조 제9항)상 의료용구의 일종으로 취급되었고, 같은 법 제42조 제1항에서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가 아닌 자로서 의료용구 및 위생용품의 판매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는 외에는,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에 종사하는 데 대해 법상 아무런 제한이 없었으므로, 안경업소를 경영하려는 자나 의료행위의 일환으로서가 아니라 단순히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을 겸업하려는 안과의사는 위 법조항에 따른 등록만으로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에 종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위 개정된 의료기사법은 안경사제도를 새로이 도입하여 그 자격, 면허 등을 규정하면서 안경사의 업무범위를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 및 판매업과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으
로 한정함과 동시에(의료기사법 제13조의3 제2항, 제11조 제1항 참조), 동법의 규정에 의한 안경업소에 대하여는 위 약사법 제42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였다(동법 제17조의4). 즉 안경사제도는 자격 없는 자가 함부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조제·판매한다면 국민의 안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국민보건 향상을 위하여 신설된 제도로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은 다른 의료용구 등 판매업과는 달리 법 소정의 자격 있는 안경사만이 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위와 같은 전제하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의 청구를 살펴본다. 그리고 청구인은 심판대상규정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제22조 제2항의 과학기술자의 권리, 제36조 제3항의 국민의 보건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아래에서 각각 그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1)과학기술자의 권리 또는 국민의 보건에 관한 권리침해 여부
헌법 제22조 제2항의 과학기술자의 권리와 제36조 제3항의 국민의 보건에 관한 권리는 청구인이 침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는 직접 관련이 있는 규정이라 보기가 어렵다. 먼저 헌법 제22조 제2항은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과학기술자의 특별보호를 명시하고 있으나 이는 과학·기술의 자유롭고 창조적인 연구개발을 촉진하여 이론과 실제 양면에 있어서 그 연구와 소산(所産)을 보호함으로써 문화창달을 제고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며 이에 의한 하위법률로써 저작권법, 발명보호법, 특허법, 과학기술진흥법, 국가기술자격법 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함을 목적으로 국민의료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의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의료인과는 보호의 차원이 다르다고 할 것이다. 물론 의료인의 안과의사의 직역이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의학과 그 실제운용 등 면에서 하는 그 연구개발에 대하여서는 과학기술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나, 여기서 말하는 과학기술자의 보호규정과는 그 목적과 보호법익이 일치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과학기술자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라면 안경사의 그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과학기술자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어서 과학기술자의 권리보호규정을 들어 안과의사와 안경사를 구분짓는 것을 적당하지 않을 것이라 사료된다.
다음으로 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의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여 국가의 국민보건에 관한 보호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국가는 국민보건의 양적, 질적 향상을 위하여 제반 인적·물적 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높은 수준의 국민보건증진 의료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할 것이나, 이 국가의 보호의무가 바로 국민의 현실적, 구체적인 기본권인지 프로그램(입법방침)적 내지는 추상적 기본권인지의 여부는 일응 접어 두더라도, 이 헌법조항에 의한 권리를 헌법소원을 통하여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직접 자신의 보건이나 의료문제가 국가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의료수혜자(受惠者)적 지위에 있는 안과의사가 자기고유의 업무범위를 주장하여 다투는 이 사건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어 자기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2) 직업선택(수행)의 자유의 침해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헌법 제22조 제2항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는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요지는 시력보정용 안경의 조제시 안경도수를 조정하기 위한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는 타각적 시력검사(약제를 사용하는 시력검사 및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타각적 굴절검사 제외)를 안경사에게 허용하는 것과 7세 이상의 사람에 대한 시력 보정용 안경의 조제·판매시 안과의사의 처방을
필요치 않게 규정 한 것은 안과의사인 청구인의 직역인 의료행위를 안경사에게 인정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먼저 안경사의 자격 및 업무내용을 살펴본다. 의료기사법 제13조의3에 의하면 “안경사는 전문대학 이상의 학교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안경광학 분야의 학과를 전공하고 졸업한 자나 보건사회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안경사면허를 받은 자 또는 위의 각 경우에 해당하는 자와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보건사회부장관이 인정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고 있는 안경사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사회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를 말한다.”고 되어 있고, 같은 법 제13조의4에 의하면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의 조제·판매를 하는 안경업소를 개설할 수 없으며 여기에는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수의 안경사와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그것이 안경업소 개설등록요건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주된 쟁점은 심판대상규정이 안경사에게 허용하고 있는 한정된 범위의 시력검사가 과연 안과의사의 전담 업무영역인지의 여부라고 할 것인데, 눈의 굴절검사라고 하는 것은 눈속 동공(瞳孔)을 통하여 광원(光源)을 투입하여 그 반사에 따른 눈의 굴절력을 객관적으로 검사하는 것으로서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는 타각적 굴절검사가 의료법 소정의 의료행위인지의 여부를 가리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할 것이다.
의료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의료법에도 그 개념정의가 나와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좁은 의미에서는 상병(傷病)의 부위와 원인을 전문적 기법으로 진단하여 그에 가장 적절한 대응방법을 선택하여 치료하는 것과 질병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개념정의를 하는 것 같으나 그것이 의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의료법상으로 보건대 제1조(목적)에는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어서 제2조 제1항(의료인의 개념)에 보면 “보건사회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2항에는 “의료인은 그 종별에 따라 다음 각호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국민보건의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확보에 기여함을 사명으로 한다.
1.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제2호 내지 제5호 기재생략).”고 되어 있어서 의료행위가 국민보건의 향상 및 국민의 건강한 생활확보에 기여하는 행위라는 것만을 명백히 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의료행위의 개념을 위와 같이 파악할 때 국민보건에 관련되는 업무가 모두 의료인 전속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다만, 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에 대하여서는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간섭할 수 없게 하여(의료법 제12조) 의료인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예컨대 식품위생법 소정의 조리사·영양사도 현행법상 의료인은 아니지만 국민보건에 관계되는 전문업무를 수행하는 자이고, 의료법에서 그 자격제도를 인정하고 있는 침구사(鍼灸士)·접골사 등 의료유사업자나 안마사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그 외에 의료기사법 소정의 의무기록사(醫務記錄士), 안경사(眼鏡士)도 국민의 보건 및 의료향상에 기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다만 의료기사 즉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는 의료기사법 제1조 및 제2조에 의거 의사, 치과의사의 지도를 받게 되어 있다). 안경사의 업무인 안경조제행위 및 그 전제가 되는 도수측정행위는 의료기사법 제3조, 제13조의3 제1,2항, 동 법시행령 제2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을 근거로 하고 있는 국민의 보건 및 의료향상행위로서 그것은 의료법 소정의 의료행위와는별개의 법령에 의하여 안경사에 허용된 업무행위이며 의료법을 근거로 해서 그 가부를 논할 성질의 것이 아닌 것이다.
환언하면 의료인은 의료법에 의하여 의료행위를 할 수 있고, 안경사를 포함한 의료기사는 의료기사법에 의하여 의료향상 기여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며, 의료법 제2조와 의료기사법 제13조의3 제1,2항, 제3조, 의료기사법시행령 제2조 제1항 제8호는 서로 모순되거나 충돌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보건에 관한 국가의 국민보호의무에 정면으로 저촉되지 않는 한 국가는 국민에 대한 보건의료정책에 관하여 폭넓은 (입법)재량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것이며, 따라서 어떤 법률(예컨대 의료법)을 근거로 해서 다른 법률(예컨대 의료기사법)의 위헌 여부를 논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의료인이라고 할지라도 의료법이라는 법률에 의하여 면허된 범위 내의 의료행위만 할 수 있을 뿐이고 그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인 것이다(의료법 제25조 제1항 참조).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는 의료기사법 및 동 시행령상으로는 그 자체가 바로 시력장애의 원인을 진단하고 안과질환을 발견·치료하는 의료행위는 아니다. 자동굴절검사기기가 안과의사의 진료과정의 일부로 활용될 수는 있겠으나 의료기사법 령상으로는 이를 사용하는 타각적 굴절검사는 사람의 눈의 비정시(非正視)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안경을 조제함에 있어 시력표에 의한 시력검사에 따르는 부정확성과 불편을 줄이고 시력검사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검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위 검사방법이 의료법상의 의료행위의 개념과 일부 중첩되는 면이 있더라도 위 두 개의 법률이 서로 저촉된다고 할 수가 없으며 이러한 검사방법을 의료기사법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안경사에게 허용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의료법과 모순된다고 할 수 없음은 물론 더 나아가 심판대상규정이 위헌적인 법률이라고는 더욱 할 수 없는 것이다. 안경사가 시력표에 의한 시력검사 대신에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안된 장치인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여 시력검사를 하는 것은 문화적 이기(利器)를 안경조제에 원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안경사에게 그 사용을 금지시켜야 할 합리적 이유는 찾기 어려운 것이다.
청구인의 주장대로 안경사가 행하는 검사방법으로는 가성근시(假性近視)와 같은 경우 검출이 되지 않아 치료의 적기를 일실(逸失)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가성근시등 일부 국민의 안 건강보호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해서(예컨대 노안을 포함하여 특별히 안과계통의 질환이 없으면서도 안경을 필요로 하는)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반드시 안과의사의 처방을 받도록 강제하는 것이 과연 온당하고 바람직한 조처인가 하는 것은 의료에 관한 국민의 법감정, 국민의 소득 및 의료수준과 안과의사의 수효, 개업지 분포상태 등을 따져 결정한 국가의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안경을 조제함에 있어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가 전혀 합당하지도 않고 오측정(誤測定)이 빈발하는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것이 일정한 수준의 기능을 가진 전문가에 의하여 조작되어 시력검사에 사용되는 것이라면 이것은 보건 및 의료향상 기여행위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보건체제를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약제를 사용하는 검사라거나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타각적 굴절검사 및 7세 미만의 어린이에 대한 검사는 처음부터 안경사에게 허용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안경수요자라 할지라도 일반적 안경업소에서 행하는 시력검사를 신뢰하지 않거나 선호하지 않는 경우에는 안과의사를 찾아 시력검사를 받으면 될 이치인 것이므로 현행의 법체제하에서 국민이 정확한 시력검사를 받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나 장애가 없는 것이다. 현행법상 국민 모두에게 안과의사로부터 눈의 굴절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충분히 보장되어 있고, 안경의 조제·판매와 관련된 한도 내에서는 이 사건 심판대
상규정이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안경사에 의한 간단한 시력검사도 받을 수 있는 편법도 마련되어 있는 것이므로, 안경의 수요자인 국민 스스로의 판단으로 안경사의 간편한 시력검사를 거쳐 안경을 조제·구입하건 안과의사를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은 연후에 그 처방에 따라 안경을 조제·착용하건 그 선택권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며, 심판대상규정이 안과의사의 진료를 차단하거나 봉쇄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청구인 대리인이 제출한 자료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안경사의 시력검사의 과오로 인하여 안과질환이 심화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러한 경우 에 대비하여 안과적으로 특이한 질환이 없는 모든 안경수요자에게 안과의사의 처방을 필요적으로 경유하게 한다면 안과의사로서도 감당하기가 어렵고 수요자에게도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주는 결과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국민의 안 보건환경 내지 의료체계상으로 볼 때 제한된 시력검사에 한하여 안경사에게 허용하고 있는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위헌적인 제도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물론 국민의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서 안경사의 교육내용이나 양성과정이 질적으로 개선되고, 안경사의 자질과 기능이 향상되며 나아가 국민의 안(眼) 보건에 관련한 의료체계가 더욱 전문적으로 세분화된다면 검안사제도도 새로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고 모든 국민은 현재의 상태보다 더욱 기술적으로 발전된 안 보건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는 장래에 있어서 우리가 기대하는 사실의 문제일 뿐 법적인 문제는 아니며 따라서 이러한 장래의 기대를 들어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허용하고 있는 안경사의 시력검사제도를 곧바로 위헌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과 같은 선진 외국에서는 안과의사 이외에도 전문가인 검안사(檢眼師)제도를 두어 이러한 굴절검사를 할 수 있게 인정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안경사제도 외에 별도로 검안사 제도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서 검안사의 직역(職域)이 곧 안과의사의 직역이라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검안사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의료인(안과의사)이 아닌 것은 명백하고 그것이 안과의료 분야에서 독립되어 있는 별도의 직역인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의 검안사제도와 비교할 때 우리 나라의 안 경사제도가 그 교육과정이나 전문지식의 정도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안경사제도가 이러한 제한된 범위의 굴절검사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문외한이고 무자격인 자에게 이를 인정하고 있는 제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한정된 범위 내에서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하여 시력검사를 하고 그에 따라 안경의 도수를 조정하고 이를 조제·판매하는 업무에 관한 한, 안경사는 안경을 착용하는 국민에게 보건 및 의료향상 측면에서 전문가적 편의를 제공하여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현재 안과의사의 수효와 안경을 착용하는 국민의 수효로 볼 때 안과의사가 없는 지역에서의 안경사의 역할은 크다 할 것이며, 특히 안경사에 의한 시력검사 결과 안질환의 의심이 있는 자를 선별하여 안과병원에 연계(連繫)해 주는 관행이나 보건체제가 확립된다면 아마도 안경사는 현재보다 국민의 안(眼) 보건증진에 훨씬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안경사의 양성과정에 보다 더한 전문지식의 함양을 위한 제도개선과 안과질환의 조기발견 연계체계가 연구 검토되어야 할 과제인 것은 별론으로 하고 안과의사가 자동굴절기기를 사용하여 하는 안경의 조제·판매까지 전담하는 것이 공익상 필수적인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이 사건에서 문제 제기된 직업수행의 영역조정은 일반공익과의 비교형량 문제로서 입법자의 합리적 재량에 속하는 문제라 할 것이므로 현재로서는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안과의사의 전문적인 의료영역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나아가 그 규정이 청구인의 직업선택(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결정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다.
(3) 평등권의 침해 여부
청구인은 의료기사법 제17조의4와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안과의사들의 콘택트렌즈 장착·판매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안경사와 안과의사를 차별대우하여 결국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콘택트렌즈를 환자에게 장착시킴에 있어서는 안과적으로 렌즈의 위치와 렌즈의 상하움직임이 올바른지를 살펴야 하고 검영법(檢影法)상 밝고 깨끗한 대칭적 반사가 있는지와 시력검사 등이 반드시 따라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세득등검사(細隙燈檢査)나 검영법검사 등 안과의 전문적인 진료행위가 병행되어야 하며 렌즈의 장착상태가 바르지 못할 경우에는 각막 및 결막의 질환 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안경사에게만 콘택트렌즈의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며 바로 그 문제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이 안경사에 대하여서는 콘택트렌즈의 조제를 금지하고 다만 그 판매행위만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콘택트렌즈의 착용은 눈의 각막 전면에 직접 렌즈를 장착시켜 굴절이상을 교정하는 것이므로 착용자의 각막의 만곡도(彎曲度)와 눈물층의 두께, 콘택트렌즈의 만곡도가 서로 합쳐져서 완전한 굴절도수가 결정되어야 하는 점을 고려하여 의료기사법과 동 시행령은 콘택트렌즈의 조제에는 안과의사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안과의사와 안경사의 직역을 확연히 구획하여 분업화시키 고 있으며 그러한 사례는 다른 직역에서도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의약분업(醫藥分業)이 국민의 보건향상을 위하여 필요하다는 논리를 인정한다면 의경분업(醫鏡分業)도 같은 차원에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며, 청구인의 주장처럼 안과의사가 콘택트렌즈의 판매권까지 배타적으로 독점해야 한다는 논리는 합리적 근거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안과의사는 그들의 진료행위에 병행·수반하여 당연히 환자에게 콘택트렌즈를 장착시킬 수 있는 것이며, 그러한 범위 내의 콘택트렌즈의 판매행위는 진료행위에 포함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그 점은 보건사회부에서도 명확히 인정하고 있다) 진료행위와 관련이 없는 콘택트렌즈만의 판매행위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고 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자의적으로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진료행위와 무관하게 콘택트렌즈만을 판매하는 행위는 의사가 의료행위와 관계없이 의약품만을 판매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며,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해서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3. 11. 25.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