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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북부지원 1994. 5. 11. 선고 93가단13268 판결 : 확정
[약속어음금청구사건][하집1994(1),265]
판시사항

가. 설립등기를 마치기 전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명의로 어음을 발행한 자의 책임

나.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의 상호를 이용하여 어음을 발행한 자가 나중에 그와 동일한 상호의 회사를 설립하여 자력도 없는 그 설립된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실제 자신이 발행한 약속어음의 발행행위를 추인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설립등기를 마치기 전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명의로 어음을 발행한 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개인적으로 그 어음을 발행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

이종완

피고

박상갑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3.4.28.부터 1994.5.11.까지는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비율에 의한 금원청구 부분에 관하여 이 사건 소장송달익일부터 연 2할 5푼의 비율에 따라 구하는 외에는 주문 제1,3,4항과 같다.

이유

갑 제1,2, 3호증의 각 1,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김종곤의 증언과 당원의 도봉세무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소외 김종곤이 피고에게 납품한 의류대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위 김종곤에게 1992.12.4. 액면 금 2,000,000원, 발행지, 지급지, 지급장소 각 서울, 지급기일 1992.12.30.로 된 약속어음 1매를 발행 교부하고, 다시 같은 해 12.11. 액면 금 5,000,000원 및 8,000,000원, 발행지, 지급지, 지급장소 각 서울, 지급기일 1993.3.15. 및 같은 해 3.31.로 된 약속어음 2매를 발행 교부하면서 위 어음 3매의 발행인을 모두 소외 주식회사 선일렉스톤(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 피고라고 기재한 사실, 소외 김종곤은 위 어음 3매를 1992.12.15. 원고에 대한 원사대금조로 배서양도하여 원고가 위 어음들을 소지하다가 각 지급기일에 지급제시하였으나 거절된 사실, 피고가 위 어음의 발행인으로 기재한 주식회사 선일렉스톤은 위 각 어음발행 당시에는 물론이고 최종지급기일인 1993.3.31.까지도 그 법인설립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며 그 후 1993.4.28.에 와서야 설립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설립등기를 마치기 전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명의로 어음을 발행한 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개인적으로 그 어음을 발행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어음금 및 그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각 어음은 피고가 소외 회사의 설립중 회사의 기관으로서 소외 회사 설립 후의 개업을 위한 준비행위로 물품을 구입하고 그 대금지급조로 발행한 것이므로, 위 어음에 따른 채무는 후에 설립된 소외 회사에 귀속되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위 어음들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른바 회사가 부담할 설립비용은 정관의 상대적 기재사항으로서 이를 정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그 사항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인데, 위 사항이 소외 회사의 정관에 기재되어 있음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을 뿐 아니라, 소외 회사가 위 어음들의 발행 당시에 설립중에 있었다거나 위 각 어음이 소외 회사의 설립비용의 지급조로 발행되었다는 점에 관하여도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조낙형의 일부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증인 김종곤의 증언 및 앞서 본 사실조회결과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어음은 피고가 20여 년 전부터 계속 종사하여 온 개인사업인 의류도소매업과 관련하여 위 김종곤으로부터 납품받은 의류완제품에 대한 대금지급조로 발행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피고는 또한 소외 회사가 후에 피고의 위 어음발행행위를 추인하였으므로 위 어음들은 소외 회사가 적법하게 발행한 어음으로 전환되었다며 피고의 책임을 부인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위 어음들을 발행할 당시에는 소외 회사가 존재하지도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설립중에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의 위 어음발행행위는 발행자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실질적으로 피고 개인의 어음발행행위라 할 것이어서 나중에 소외 회사가 이를 추인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며, 소외 김종곤 등은 이 사건 어음발행 당시 20여 년 간 같은 업종에 종사하여 온 피고의 자력을 믿고 위 어음을 교부받은 것인데, 피고가 존재하지도 않은 소외 회사의 상호를 이용하여 어음을 발행하고 나중에 그와 동일한 상호의 소외 회사를 설립하여 자력도 없는 그 설립된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실제 자신이 발행한 약속어음의 발행행위를 추인한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그 이유가 없다.

나아가 피고는, 소외 김종곤이 피고에게 납품한 의류제품에 불량품이 대부분이고 또한 위 김종곤이 피고의 상표를 도용하여 피고에게 많은 손해를 입혔는바, 소외 김종곤은 피고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원고도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 이 사건 어음들을 취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어음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하나, 위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조낙형의 일부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도 이유가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어음금 합계 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급제시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송달 익일인 1993.4.28.부터 피고가 이 사건 어음금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1994.5.11.까지는 어음법 소정의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니,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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