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고법 1989. 1. 17. 선고 88나36637 제9민사부판결 : 확정
[사원확인][하집1989(1),1]
판시사항

징계해임결의를 받고 그 효력을 다투지 아니한 채 퇴직금까지 수령한 자가 그로부터 약 9년 10개월 가량이 경과한 뒤에 징계처분의 무효를 소구하는 행위가 신의측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받고 취업관리요령 소정의 절차에 따라 그에 대하여 항고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퇴직금까지 수령한 자가 그로부터 약 9년 10개월이 경과한 뒤에 징계처분의 무효를 소구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유사한 사유로 징계처분을 받은 자들에 의하여 그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위 징벌처분이 있는 무렵부터 제기되어 왔고 그의 경우 승소 가능성여부가 불확실하여 그 결과에 관심을 가져오다가 모든 재판결과가 그에게 유리하다고 최종적으로 판단되어 위 징계처분의 무효를 소구하기에 이르렀다면 노사관계 법적분쟁의 조기해결 요청에 따른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그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한국전력공사

원심판결

제1심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88가합10679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가 피고의 사원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원고가 피고(당시의 상호는 한국전력주식회사)의 성동영업소 송배전원으로 근무하던중 피고가 1978.6.16.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거래업체로부터 금 16,000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1978.7.5.까지 원고 스스로 사직원을 제출하면 의원면직으로 처리하되 불응할 경우는 징계해임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하고 이를 1978.6.28. 원고에게 통지하여 윈고가 이에 따라 1978.7.5. 사직원을 제출하여 같은 날짜로 의원면직한 것으로 처리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회의록, 을 제5호증과 같다), 갑 제2호증(정관), 갑 제3호증(취업규칙), 갑 제4호증(요령집), 을 제3호증(징계심사위원회 출석통보), 을 제13호증(증인신문조서)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인사규정상 인사위원회가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징계해임을 결의함에 있어서 본인이 사직원을 특정일까지 제출하면 의원면직으로 처리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징계해임을 결의할 수 있고 이 경우 징계대상자가 지정된 날짜까지 사직원을 제출하면 의원면직으로 처리하고 지정된 기일까지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위와 같은 조건부 징계해임처분에 대한 항고의 제기가 없는 경우에는 징계해임으로 처리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바, 이에 따라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하였고 원고가 1978.7.5. 사직원을 제출하여 같은 날짜로 의원면직으로 처리된 사실, 피고의 공사정관 제36조 및 취업규칙 제77조는 피고가 그 직원을 징계해임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취업관리요령 제32조, 제33조는 인사위원회가 징계사건을 심리함에 있어서는 비위자를 출석케 하여 그의 진술을 들어야 하나 다만, 훈계로 처리할 경미한 사건 또는 본인이 사전에 출석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하거나 사직당국에 구속되었을 때, 또는 기타 사유로 출석이 불가능한 때에는 예외로 하고, 심리기일에 비위자가 결석한 때에는 1회에 한하여 심리를 연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피고의 인사위원회에서는 윈고가 제1차 기일인 1978.6.16.자 징계심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규정에 다라 심리를 연기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위와 같이 이 사건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하여 1978.6.28. 원고에게 이를 통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등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윈고가 위와 같이 사직원을 제출하여 이에 따라 의원면직으로 처리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순수한 자의에 의한 의원면직과는 성질이 달라 위 조건부 징계해임처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는 위 조건부 징계해임처분의 일부라고 할 것이고, 한편 피고의 공사정관, 취업규칙, 취업관리요령의 위 각 규정들의 취지는 징계결정에 있어서 비위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려는 배려에서 나온 것이며 그렇게 하기 위하여는 비위자로 하여금 심리기일에 출석하여 변명과 유리한 입증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려는데 그 주안점이 있다고 해석되므로 이는 이른바 강행규정이라고 할 것이며, 따라서 위 규정에서 정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에 위배된 이 사건 조건부 징계해임처분은 무효라고 할 것이고, 그에 기하여 행하여진 이 사건 의원면직처분도 무효라고 할 것이다.

피고는,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1978.6.15. 원고에게 1978.6.16.자 징계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고 통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사전에 출석하지 아니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위 취업관리요령 제3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제1차 심리기일에 바로 징계결의를 한 것이니 이 사건 징계결의는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의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을 제4호증(결석확인서)의 기재는,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6호증의 1 내지 3(각 판결)의 각 기재와 위 증인 소외 1의 증언을 종합하면, 피고가 1978.7.5. 원고로부터 사직원을 받음에 있어서 미리 인쇄된 용지를 원고에게 주어 작성일을 1978.6.16.자로 소급하여 작성하지 아니하면 징계해임처분하겠다고 하여 원고가 작성일자를 소급하여 위와 같은 결석확인서(을 제4호증)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를 믿을 수 없고, 그밖에 달리 원고가 사전에 출석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출석이 불가능한 사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피고는 다시, 원고가 위와 같은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받은 뒤 피고의 취업관리요령에 정하여진 불복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이에 승복하여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을 뿐 아니라 그후 유사한 사안으로 징계해임된 다른 사람들이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그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투고 그중 일부는 승소판결을 받았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투지 아니한 채 약 9년 10개월이 경과하여 피고로서는 원고가 더 이상 위 징계해임결의의 효력을 다투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하고 이를 전제로 새로운 인사질서를 구축하였는데 위 징계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무려 9년 10개월이 지난 이후에 돌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위 조건부 징계해임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받고 사직원을 제출하여 1978.7.5. 의원면직으로 처리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위의 갑 제4호증(요령집), 을 제13호증(증인신문조서),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1호증(퇴직금지급조서), 을 제12호증(판결)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윈고가 위와 같이 1978.6.28.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통지받은 후 피고의 취업관리요령 제37조에 규정된 바에 따라 징계처분장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항고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1978.7.5. 사직원을 제출하고 1978.7.12. 퇴직금 5,092,702원을 수령하였고, 원고가 위와 같은 징계처분을 받을 당시 유사한 비위사실로 함께 징계처분을 받은 피고의 직원들 중 소외 2 외 37명이 1980. 일자 미상 경 서울민사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징계결의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일이 있었는데 윈고는 당시 그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윈고 스스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한 채 지내오다가 징계처분일로부터 약 9년 10개월에 경과한 1988.5.10.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위의 을 제12호증(판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5호증의 1,2,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 을 제15 내지 19호증의 2(각 판결), 을 제14호증(결정)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소외 2 외 37명은 1980. 일자미상 경 서울민사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징계결의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받고 그중 위 소외 2 외 26명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여 1982.1.12. 소외 3은 사직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의원면직으로 처리하지 않고 징계해임처리한 것은 무효라는 이유로 청구인용의 판결을, 나머지 항소인들은 항소기각의 판결을 각 선고받았으며, 위 소외 2 외 15명이 상고를 제기한 결과 그중 의원면직으로 처리되지 않고 징계해임으로 처리된 소외 4, 소외 5, 소외 6, 소외 7은 상고허가결정을 받고 1982.10.26. 대법원으로부터 징계혐의자의 출석없이 한 징계해임결의는 무효라는 이유로 윈심판결을 파기환송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은 다음 환송후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1983.3.22. 청구인용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으나 위 일련의 소송에서 원고와 같이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받아 사직원을 제출하여 의원면직으로 처리된 사람으로 승소 판결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던 사실, 그후 위 소외 3이 이번에는 징계해임이 아닌 의원면직처분이 무효임을 내세워 1984. 일자불상경 피고공사를 상대로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자 위 소위 소외 2 외 37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사직원을 제출하여 의원면직으로 처리된 사람들로서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바 있었던 소외 2, 소외 8, 소외 9, 소외 10, 소외 11, 소외 12, 소외 13, 소외 14, 소외 15, 소외 1 등은 1985년경 의원면직무효확인의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985.1.11. 부터 1986.4.10. 사이에 수차에 걸쳐 제1심 또는 제2심 판결에서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모두 패소하였던 사실, 그후 소외 16은 1985.10.8. 조건부 징계해임결의에 의한 의원면직처분이 무효임을 내세워 피고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1986.5.29.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1987.4.28. 서울고등법에서, 1988.4.25. 대법원에서 각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되자 원고도 1988.5.10. 피고공사를 상대로 조건부 징계해임결의 및 그에 따른 의원면직처분이 무효임을 원인으로 한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에 인정한 사실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를 받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항고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가 이 사건 조건부 징계해임결의가 무효임을 알면서도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있은 후 1980년경부터 계속하여 그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되어 왔으나 원고와 같은 경우에 승소의 가능성이 있는지 불확실하여 원고로서는 그 결과에 관하여 관심을 가져오다가 모든 재판결과가 원고에게 유리하다고 최종적으로 판단되자 이 사건 제소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으며, 피고공사로서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계속하여 제기되어 왔고 그중 일부는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었으므로 원고가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니, 어느 모로 보나 원고의 이 사건 제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노사관계 법적분쟁의 조기해결요청에 따른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그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원고에 대하여 한 위 조건부 징계해임결의는 무효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이에 기하여 한 원고에 대한 위 의원면직처분도 무효라 할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원고가 피고의 사원임의 확인(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에 기한 권리 의무가 존재함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며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선(재판장) 오세빈 구충서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