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공)][공1997.3.15.(30),725]
[1] 공동광업권자가 가지는 광업권 및 광업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질(준합유)
[2] 준합유재산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된 후 그 지분을 새로 양수한 준합유자에게도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적극)
[3] 사금광업권자가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산정하는 기초가 된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신빙성이 없음에도 이를 채택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2] 기존의 공동광업권자가 광업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준합유재산인 그 손해배상청구권 전부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이고 그 후에 광업권의 지분을 양수한 공동광업권자는 조합원의 지위에서 기존의 공동광업권자와 함께 소멸시효가 중단된 손해배상청구권을 준합유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새로 공동광업권자가 된 자의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만 따로 소멸시효가 중단됨이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3] 사금광업권자가 타인의 유조선 기름유출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산정하는 기초가 된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어 신빙성이 없음에도 이를 채택한 원심판결을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1] 민법 제271조 , 제278조 , 제704조 , 광업법 제19조 제6항 , 제34조 [2] 민법 제169조 , 제170조 , 제704조 , 제766조 , 광업법 제19조 제6항 , 제34조 [3] 민사소송법 제187조 , 제305조 , 제393조
김창희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 외 1인)
조무성 외 2인 (공동소송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 외 1인)
호유해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4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고들 및 공동소송참가인들(이하 원고 등이라고만 한다)의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기름유출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광산의 가채 순금량 전부가 채취 불가능하게 되었고, 그로 인한 손해액도 이 사건 광업권의 광산 평가액 전액이라는 원고 등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에 관하여 판단을 유탈하거나 그 범위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원고 등이 투입하였다고 주장하는 채광 준비 및 시추탐사 등의 비용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감정인이 산출한 생산원가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함을 알 수 있으므로(기록 83쪽의 제1심 감정인 박승구가 작성한 감정서 기재 참조), 그 비용이 생산원가에 포함되었음을 전제로 그 비용의 공제가 이중의 비용공제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또 원심판결에 월간 추정 생산원가 총액을 산정함에 있어 사금 손실량의 최소화를 위해 최대한의 기술적인 방법을 동원하기 위하여 원고 등이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심리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그 주장하는 바는 모두 원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와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것이거나 원심의 인정과는 다른 사실을 전제로 원심판결을 나무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감정인 박승구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 광산에서 순금 1g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원가를 7,991원으로 인정하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채집할 수 없게 된 순금 상당의 판매가격 중 위 생산원가를 공제한 나머지 가액 상당을 이 사건 기름유출사고로 인하여 원고 등이 입은 손해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위 감정인이 작성한 감정서에 의한 월간 생산원가나 월간 금생산량, 기타 다른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위 순금 1g당 소요원가 7,991원이 어떤 근거로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월간 생산원가 114,863,837원/ 월간 금생산량 14,707g = 7,810원이 되는데, 그 밖에 어떤 요소를 대입하여도 위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순금 1g당 소요원가를 그대로 원고 등이 입은 피해액 산정의 기초로 하여 계산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심리를 미진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가.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1991. 5. 31. 제정 법률 제4383호) 및 이에 따른 1992. 6. 16.자 교통부고시(제1992-16호)에 의하면, 위 법에 따른 수도권신공항건설예정지역 및 기본계획이 1992. 6. 16.에 고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원심이 1992. 12. 30.경이라고 한 것은 착오로 보인다), 위 예정지역의 고시일이 이 사건 사고일 이전인 1990. 6. 15.임을 전제로 원심판결에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 광업법 및 손해배상의 법리나 광업권수용의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주장은 이유 없고, 그 밖에 다른 위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위 제1, 2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광산의 총 가채 순금량을 기준으로 원고 등의 손해액을 산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및 경험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공동광업권자는 조합계약을 한 것으로 보므로( 광업법 제34조 , 제19조 제6항 ), 공동광업권자는 광업권 및 광업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준합유한다고 할 것이므로, 기존의 공동광업권자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면 그 손해배상청구권 전부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이고, 그 후에 광업권의 지분을 양수한 공동광업권자는 조합원의 지위에서 기존의 공동광업권자와 함께 소멸시효가 중단된 손해배상청구권을 준합유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새로 공동광업권자가 된 자의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만 따로 소멸시효가 중단됨이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공동소송참가인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는 그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그 시효가 완성되기 이전에 당시의 조합원들이던 원고들에 의하여 제기되었으므로 위 소제기로 인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그 진행이 중단되었고, 공동소송참가인들은 그 후 위 조합원의 지위를 취득함으로써 이미 그 소멸시효의 진행이 중단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일부 지분을 취득하게 된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광업법 및 공동광업권자의 권리에 관한 법리, 소멸시효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원고 등의 지분비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것은 그 지분비율을 균등하게 인정한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판단유탈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증인 박승구의 증언 및 제1심 감정인 박승구의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신불광산의 사금부존체적은 8,502,750㎥, 총 가채 순금량은 지적 제4호광구에서 904,846g, 제14호광구에서 196,258g, 합계 1,101,104g 상당으로 평가되는 사실, 이 사건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감토층의 오염으로 인하여 이 사건 광산의 가채 순금량이 약 20% 정도 줄어들게 된 사실을 인정한 후,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기름사고로 인하여 원고 등이 입은 손해를 산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인정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위 박승구가 작성한 감정서에 의하면, 제14호광구에 대하여는 임의의 지점에 불규칙적으로 시추한 총 20개의 시추공 중 시료가 없거나 시료채취가 불가능한 10개의 시추공을 제외한 나머지 10개의 시추공에서 채취한 각 자연금의 품위를 산정하고, 위 10개의 시추공의 자연금 품위를 단순 합산한 다음 이를 20으로 나누어 나온 수치(0.609g/㎥)를 위 20개의 시추공 전체의 평균 자연금 품위로 보고, 이를 대한광업진흥공사가 작성한 조사보고서상의 제14호광구 평균 자연금 품위와 합산한 다음 이를 다시 2로 나누어 나온 수치(0.326g/㎥)를 제14호광구 전체에 대한 자연금 품위로 하였고, 제4호광구에 대하여도 임의의 지점에 불규칙적으로 시추한 총 20개의 시추공 중 물보링을 한 3개의 시추공을 제외한 17개의 시추공에서 채취한 자연금을 기초로 17개의 시추공의 자연금 품위를 산정하고, 위 17개의 시추공의 자연금 품위를 단순 합산한 다음 이를 20으로 나누어 나온 수치(2.594g/㎥)를 위 20개의 시추공 전체에 대한 평균 자연금 품위로 보고, 이를 대한광업진흥공사 조사보고서상의 제4호광구 평균 자연금 품위와 합산한 다음 이를 다시 2로 나누어 나온 수치(1.403g/㎥)를 제4호광구 전체에 대한 자연금 품위로 보았으며, 더욱이 제4호광구에 대하여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조사보고서상의 전체 시추구역의 자연금 평균품위(0.046g/㎥)와 합산하여 이를 평균하지 않고, 가행대상구역인 2개공만의 평균품위(0.149g/㎥)와 합산하여 평균한 사실을 알 수 있고, 또 가채 순금량에 관하여도 시추탐광으로 사금부존이 확인된 폭 100m의 1/2을 증가시켜 150m의 폭에 연장을 곱하여 확정 부존면적을 구하고, 다시 바다 방향으로 150m 폭을 추정 부존면적, 다시 150m 폭을 예상 부존면적으로 한 다음, 확정광량은 시추로 확인된 평균심도를 곱하고, 추정 및 예상구역은 심도를 10m, 12m를 적용하여 자연금 광량을 산출하고, 여기에 가채율을 각 70%, 42%, 28%로 적용하여 가채 광량 및 가채 순금량을 산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광량의 계산방법에 관한 표준으로는 한국공업규격 일반 광량계산기준(KS E 2001), 동 탄량계산기준(KS E 2002) 및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제정한 광산평가규정 등이 있는데, 위 탄량계산기준은 석탄(무연탄 및 갈탄)의 탄량을 계산하는 경우에 적용하고, 위 일반 광량계산기준이나 광산평가규정은 이 사건과 같은 사금광을 포함하여 일반 광상의 광량계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석탄 등과 일반 광상을 구분하여 광량의 계산방법을 달리 정하고 있으며, 특히 광구의 평균품위를 계산함에 있어서 각 시추공이 대표하는 체적을 고려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박승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광구의 평균품위를 계산함에 있어 각 시추공이 대표하는 체적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자연금이 채취된 시추공의 자연금 품위를 단순 합산하여 이를 전체 시추공 숫자로 나눈 수치를 일응 각 광구의 평균 자연금 품위로 하였고, 다시 이를 대한광업진흥공사가 작성한 조사보고서상의 각 광구의 평균 자연금 품위와 합산한 다음 이를 2로 나눈 수치를 각 광구에 대한 최종적인 자연금 품위로 함으로써 대한광업진흥공사가 작성한 조사보고서상의 자연금 품위와 단순평균하였으며, 더욱이 제4호광구에 대하여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조사보고서상의 전체 시추구역의 자연금 평균품위와 합산하여 이를 평균하지 않은 채 가행대상구역인 2개공만의 평균품위와 합산하여 평균하였는바, 위와 같은 평균품위의 산출방법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또 사금광인 이 사건 광산의 가채 순금량을 계산함에 있어서도 사광상에 관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석탄의 탄량계산에 적용되는 위 탄량계산기준을 적용하여, 시추탐광으로 사금부존이 확인된 폭 100m에 그 1/2을 증가시켜 150m의 폭에 연장을 곱하여 확정 부존면적을 구하고, 다시 바다 방향으로 150m 폭을 추정 부존면적, 다시 150m 폭을 예상 부존면적으로 한 다음, 확정광량은 시추로 확인된 평균심도를 곱하고, 추정 및 예상구역은 심도를 10m, 12m를 적용하여 자연금 광량을 산출하고, 여기에 가채율을 적용하여 가채 광량 및 가채 순금량을 산출함으로써, 광상의 형태와 품위가 확인되지 않은 구역의 광량을 산출함은 물론 임의로 확정구역, 추정구역 및 예상구역이라고 그 면적을 확장하여 그 부존면적 및 광량을 터무니없이 크게 산출한 것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또 위 감정서를 살펴보아도 추정구역 및 예상구역의 자연금 품위의 수치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또 추정 및 예상구역의 심도를 10m, 12m로 적용한 근거가 무엇인지도 알 수가 없다.
(다) 나아가 원심은 위 박승구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감토층의 오염으로 인하여 이 사건 광산의 가채 순금량이 약 20% 정도 줄어들게 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위 감정서에 의하면 "유류유출로 인한 피해는 사금의 입자가 기름의 유착으로 인하여 부유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오염된 유류의 잔해가 곳곳에 산재되어 있어 채광작업시 사금인자에 유류성분의 유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한 사금채취 손실량이 20% 이상 감소현상을 보일 것으로 간주되고, 피해산출금액도 생산량의 20%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어서, 위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사금채취의 감소의 원인이 감토층에 대한 기름의 오염에 있는 것이라는 원심의 인정을 뒷받침하지 못하고(위 감정인은 그 감소의 원인이 채광작업시 오염된 유류의 유착에 있다는 취지로 기재하고 있다), 한편 위 감정서는 기름의 오염으로 인한 사금채취 손실량이 전체의 20% 이상이라고 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수치가 나온 근거에 관하여는 언급함이 없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오염된 기름이 과연 감토층에까지 침투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어떤 경위로 그 오염으로 인하여 사금채취에 손실이 생기는 것인지, 위 감정서상에 사금채취 손실량을 산출한 근거는 무엇이고, 그것이 수긍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의 점에 관하여 더 심리하여 볼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국 원심이 위 박승구의 감정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기름사고로 인하여 원고 등이 입은 손해를 산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반한 것이거나 심리를 미진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제3점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고등과 피고의 각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