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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다1122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2.2.15.(914),667]

판시사항

가. 기존의 채무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다른 재산권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일정기간 내에 채무원리금을 변제할 때에는 그 재산을 반환받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진 경우 그 약정의 해석

나. 재산권을 이전하기로 한 당사자 간의 약정이 대물변제의 의사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대물변제의 예약으로 봄이 상당하며 그 가액이 원리금을 초과하므로 양도담보로서의 효력만 인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기존의 채무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다른 재산권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일정기간 내에 채무원리금을 변제할 때에는 그 재산을 반환받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졌다면 다른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간에는 그 재산을 담보의 목적으로 이전하고 변제기 내에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담보권행사에 의한 정산절차를 거쳐 원리금을 변제받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나. 재산권을 이전하기로 한 당사자 간의 약정이 담보목적이 아니라 대물변제의 의사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 약정을 함에 있어 약정 후 3년 이내에 채무자가 그간의 원리금을 지급하면 채권자는 목적물을 채무자에게 되돌려 주기로 하는 약정도 함께 하였다면, 이는 결국 대물변제의 예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며 그 약정 당시의 가액이 원리금을 초과하므로 대물변제의 예약 자체는 무효이고 다만 양도담보로서의 효력만 인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후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헌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의 처인 소외 1이 피고의 모인 소외 2로부터 1980.5.31. 4,000,000원을 이자 월 2푼 5리로 차용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돈을 차용하였는데 그 후 1985.5.13. 그 때까지의 차용원금 및 이자의 합계액을 42,000,000원으로 확정짓고 그 변제의 방법으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피고에게 양도하기로 하되, 다만 그 때부터 3년 이내에 원고가 그간의 원리금을 지급하면 이를 되돌려 받기로 하는 약정(환매특약)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그 환매기간인 3년이 지난 후에 그 원리금을 변제공탁하였으므로 그 변제공탁은 효력이 없고,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소유권이전말소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피고 명의로 경료된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고측이 부담하고 있는 위 채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채무에 갈음하여 그 권리를 완전히 이전하려는 이른바 대물변제를 위한 것이고, 다만 이 때 판시와 같은 환매특약을 하였으나 원고가 그 환매기간(3년)을 도과하여 그 환매권조차 상실하였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채무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다른 재산권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일정기간 내에 채무원리금을 변제할 때에는 그 재산을 반환받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졌다면 다른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간에는 그 재산을 담보의 목적으로 이전하고 변제기내에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담보권행사에 의한 정산절차를 거쳐 원리금을 변제받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68.11.19. 선고 68다1570 판결 ,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바의 사정만으로는 원·피고간의 위 약정을 담보제공의 약정이 아닌 대물변제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1985.5.13. 원·피고 간에 위 약정을 함에 있어 그 때까지의 차용원리금을 42,000,000원으로 확정짓고, 그 전에(1984.12.13.) 이 사건 부동산에 경료되어 있던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보전의 가등기를 말소하기로 하고, 또 피고가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한 사정 등을 엿볼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1985.5.13. 원·피고간에 한 위 약정이 종전의 채권채무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피고가 이 사건 토지의 실질적인 소유권을 취득하기로 한 대물변제의 약정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원심 설시 자체에 의하더라도 위 약정 이후 3년 이내에 원리금을 변제하고 그 재산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보면 이는 원·피고 간에 채권채무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원심도 시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또 나아가 살피건대, 설사 1985.5.13.에 한 원·피고간의 약정을 원심이 본 것처럼 담보목적이 아니라 대물변제의 의사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 약정을 함에 있어 약정 후 3년 이내에 원고가 그간의 원리금을 지급하면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되돌려 주기로 하는 약정도 함께 하였다면, 이는 결국 대물변제의 예약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렇다면 민법 제607조 , 제608조 에 의하여 그 약정 당시의 가액이 원리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대물변제 예약 자체는 무효이고 다만 양도담보로서의 효력만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 대법원 1980.7.22. 선고 80다998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위 대물변제 약정 당시의 이 사건 토지의 가액은 55,320,000원이어서 그 당시까지의 원리금 42,000,000원을 초과하고 있으므로 위 약정에 대물변제의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원심이 이 점에 관한 판단을 함에 있어 대물변제 약정 당시의 이 사건 토지의 가액과 그로부터 3년 후까지의 채무원리금을 비교하여 이전되는 대물의 가액이 채무원리금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은 잘못이다).

그러므로 피고 명의로 경료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대물변제가 아닌 담보목적으로 경료된 것이라면, 채무자인 원고가 설사 약정된 환매기간을 도과하였다 하더라도 그 담보권실행에 의한 정산절차가 있기까지는 채무원리금을 변제하고 담보물의 반환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토지가 담보목적이 아닌 대물변제로 피고에게 이전된 것이고 원고가 그 환매권조차 상실하였다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음은 원·피고 간의 위 변제약정에 관한 해석을 잘못하거나 양도담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결국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최재호 윤관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