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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2535 판결

[퇴직금][공1996.9.1.(17),2449]

판시사항

근로자가 해외근무를 선택하여 회사 방침에 따라 사직하고 퇴직금 수령 후 해외근무를 마치고 재입사한 경우,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적극) 및 계속근로연수의 산정 시점(=재입사시)

판결요지

근로자가 해외근무를 선택하여 회사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후 해외근무를 마치고 재입사한 경우, 그 사직서 제출이나 해외근무의 종료는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바에 따른 것으로서, 근로자와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에 기한 퇴직조치나 해외근무의 종료에 따른 소정의 퇴직금을 수령함으로써 일단 단절되고, 회사에 재입사한 근로자에 대하여 회사가 장기근속표창이나 경력 등에 있어서 해외근무기간을 통산하였다고 하여 그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자가 회사에 재입사한 후 퇴직함에 따른 퇴직금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연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입사한 때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태연)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한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피고 회사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에서 수주한 공사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 중 해외지점 근무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을 선발하여 사우디아라비아에 소재한 피고 회사 담만지점 등에서 근무하게 한 사실, 피고 회사는 해외지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국내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비슷한 경력을 소유한 자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지급하였는데 이 경우 그로 인한 과중한 퇴직금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해외근무자로 하여금 반드시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그에 따라 당해 근로자를 퇴직처리하여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 해외근무자가 해외근무를 마친 후에는 해외근무기간에 상응하는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는 사실, 원고들은 피고의 위와 같은 방침을 수용하고 해외근무를 희망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소정의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해외근무를 마친 후에도 해외근무기간에 상응하는 소정의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며 그 후 다시 피고 회사에 재입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해외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 회사의 방침에 따라 형식상 사직서를 제출한 것일 뿐, 확정적으로 퇴직하거나 해외근무를 마친 후 퇴직할 의사로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고, 원고들이 해외근무를 위하여는 피고 회사의 방침을 따르지 아니할 수가 없었으며 피고 회사로서도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확정적으로 단절할 의사로서 위 사직서를 받은 것이 아니고, 원고들이 약 1개월 가량의 공백기간 후에 피고 회사에 다시 입사하였다고 하여 근로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 없어, 원고들의 각 퇴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표시 또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이나 해외근무의 종료는 원고들이 스스로 선택한 바에 따른 것으로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에 기한 퇴직조치나 해외근무의 종료에 따른 소정의 퇴직금을 수령함으로써 일단 단절되었다 할 것 이고,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 재입사한 원고들에 대하여 피고가 장기근속표창이나 경력 등에 있어서 해외근무기간을 통산하였다고 하여 그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재입사한 후 퇴직함에 따른 퇴직금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연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입사한 때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들이 스스로 선택한 해외근무에 따른 퇴직이 비진의 의사표시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들의 해외근무기간 전후를 통산하여 원고들의 계속근로연수를 산정하였으니 원심은 결국 비진의의사표시 또는 통정허위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계속근로연수의 산정을 잘못하였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2.9.선고 95나27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