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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서울고등법원 2011. 9. 6. 선고 2011누8194 판결

[공상공무원비해당자결정취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암 담당변호사 신재용)

피고, 항소인

인천보훈지청장

변론종결

2011. 7. 5.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0. 3. 15. 원고에 대하여 한 공상공무원 비해당자 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 제1, 2항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서울 ○○초등학교 서무책임자로 근무하던 중 1997. 12. 9. 위 학교 운동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좌측 대뇌출혈에 의한 우측 편마비’(이하 ‘이 사건 상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았다.

나. 원고는 공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고, 1999. 10. 19. 보훈심사위원회에서 공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이가 발병된 것으로 인정된다는 취지로 심의·의결됨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공상공무원으로서 국가유공자에 해당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종전 처분’이라 하고, 이에 따른 신체검사 결과 원고는 4급 113호로 판정받았다).

다. 감사원의 공상공무원에 대한 감사결과를 통보받고 보훈심사위원회는 2010. 2. 22. 재심의를 통해 원고가 근무시간 이전에 운동을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달리 공무수행 중에 상이를 입었다는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없다는 취지로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0. 3. 15. 원고에 대하여 공상공무원 비해당 결정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학교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차원에서 아치형 철책을 흔드는 공무를 수행하다가 쓰러진 것이므로, 이 사건 상이는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⑵ 최초 공무상요양승인 청구 당시 제출된 상병경위서 등에 원고가 토사 평탄화 작업을 하다가 쓰러진 것으로 잘못 기재되어 있었으나, 전항 기재와 같이 바로잡은 사고 경위에 기초하여 이 사건 종전 처분이 이루어진 이상,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기초하여 이 사건 상이가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⑴ 사고 당시의 정황

원고는 1997. 12. 9. 05:30경 출근하여 당직실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갔다가 쓰러진 채 발견되었는데, 08:30경 서울 구로구 구로동 소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좌측 대뇌출혈로 진단받고 그에 따른 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⑵ 상병경위서, 응급실 임상기록

㈎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1997. 12.경 작성된 상병경위서(갑 제1호증의 1)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본문내 포함된 표
▶ 원고는 사고 당일 6시에 출근하여 급식실 가스 배관공사 뒤처리작업(토사 정리 및 운동장 평탄작업)을 하다가 돌연 쓰러져 졸도하였음
▶ 목격자인 동료직원 소외 1의 진술에 따르면 원고가 운동장에서 평탄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비틀거리면서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고 기사 2명과 함께 숙직실로 부축하여 안정을 취하게 하였으나 의식이 불안정하고 혼미하여 119구급차로 후송하였음
▶ 원고는 1997. 12. 15. 마감 예정인 급식실 공사의 공기를 차질 없이 종료하기 위하여 사고 당일 일찍 출근하여 운동장 평탄작업을 하고 있었던바, 영하 5℃씨의 강추위 속에서 그 동안의 과로 누적과 발병 당일의 과격한 작업으로 인해 이 사건 상이가 발병된 것으로 판단됨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의 응급실 임상기록(갑 제1호증의 2, 3)에 의하면 원고는 내원 직전에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땅바닥으로 어깨부터 떨어진 후 이 사건 상이가 발생되어 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⑶ 공무상요양승인 청구사건 경과

㈎ 원고는 위 상병경위서 등에 기초하여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공무상요양승인을 청구하였는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1998. 2. 10. 앞서 본 응급실 임상기록 등에 의하여 원고가 사적인 운동을 하던 과정에서 이 사건 상이가 발생된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 이에 대하여 원고가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자,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는 1998. 7. 16.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공무상 요양비 지급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 응급실 임상기록에 기재된 사고 경위에 관하여 원고를 후송한 소외 2에게 확인한바, “진단의사가 원인을 묻는 질문을 하여 원고가 매일 아침 일찍 운동을 하였고, 사고 당일 운동장 철봉쪽에서 인도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원고가 철봉에서 떨어졌다고 답변하였다”라고 진술을 정정하였음
▶ 그 밖에 원고가 운동장에서 평탄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비틀거리면서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취지의 소외 1의 진술 등에 의하면 47세로서 비교적 고령인 원고가 영하 5℃의 기상상태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공무와 관련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상이가 발생된 것으로 판단됨

⑷ 이 사건 종전 처분 당시 심사 내역

보훈심사위원회는 1999. 10. 19.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를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된다고 심의·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종전 처분을 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 원고는 사고 당일 조기 출근하여 급식실 가스배관공사 뒤처리 작업을 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져 졸도하는 것을 서무과 직원이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여 진단한 결과 이 사건 상이로 판명되어 치료받은 자임
▶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원고를 공무상요양승인 대상 등으로 결정하였음
▶ 원고는 장기근속 공무원으로 재직 중 과로로 이 사건 상이가 발병한 것으로 인정됨

⑸ 관련자 진술

㈎ 감사원이 2009. 7.경 최초 목격자인 소외 1을 상대로 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조사하였는데, 소외 1은 원고가 단순히 운동장에 쓰러져 있던 사실만을 목격하였을 뿐이고 평탄작업을 하였다거나 쓰러진 순간을 목격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여 위 상병경위서의 주요 내용이 허위로 밝혀졌다.

㈏ 공무상요양승인업무를 담당한 소외 3은 사고 당시의 기온이나 일출시간, 현장 상황 등에 대하여 조사를 실시한 바는 없으며 해당 학교 직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아치형 철책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된 것으로 정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⑹ 이 사건 처분 당시 심사 내역

보훈심사위원회는 2010. 2. 22.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국가유공자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심의·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 원고는 사고 당일 출근하여 급식실 가스배관공사 뒤처리 작업 도중 갑자기 쓰러져 졸도하여 좌측 대뇌출혈에 의한 우측 편마비의 공상을 입었다고 되어 있음
▶ 상병경위서에 원고가 운동장 평탄작업을 하던 중 쓰러진 것을 목격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도왔다고 되어 있는 소외 1은 위 상병경위서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본인은 그러한 진술을 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함
▶ 사고 발생시각은 해가 뜨기 이전이고, 당시 기온이 영하 7℃이었는데, 학교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 기능직 직원 2명을 둔 채 어둠 속에서 홀로 작업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고, 원고도 자신은 매일 아침 출근하여 조깅을 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고, 사고 당시 역시 운동복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무시간 이전에 운동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판단됨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구 국가유공자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08. 3. 28. 제90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12호 (공상공무원)에서 말하는 ‘공무로 인한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하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해서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직무수행과 질병 등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6두8204 판결 등 참조).

한편 기존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자에 대해서도 피고가 국가유공자로서의 해당 요건 자체에 흠결이 있었음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에는 재심의를 통해 종전 처분을 변경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이러한 경우 잘못된 국가유공자 심의 과정을 바로잡아 국가유공자등록 결정이라는 국가행정의 신뢰성·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해야 할 공익적 필요가 큰 점, 위와 같은 경정처분으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기득권 침해 등 불이익이 있는 것처럼 보이나 이는 잘못된 심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서 그 보호가치가 위 공익적 필요보다 크다고 할 수 없는 점, 국가유공자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으로서는 가사 그 처분 당시에 별다른 하자가 없었고, 그 처분 후에 이를 철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또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별개의 행정행위로 이를 철회할 수 있는 점(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이 판단된다}.

⑵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앞서 본 인정사실 등에 관하여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판단에 따라 원고가 내세우는 사유만으로 원고가 운동장 평탄작업 또는 시설물 안전점검 등 공무를 수행하던 중에 그 공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이를 입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상이와 공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 먼저 원고가 운동장 평탄작업을 하던 중에 이 사건 상이를 입게 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상병경위서에 유일한 목격자로 기재된 소외 1의 진술이 번복되었고, 원고 스스로 상병경위서에 기재된 위 부분 진술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위 공무와 이 사건 상이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 다음으로 원고는 아치형 철책을 흔들어보는 시설물 안전점검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안전점검의 구체적 내용조차 명확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 사실관계를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는 점, 사고 당시 아치형 철책이 갑자기 무너지는 등의 결함이 발생되지 않았던 이상 원고가 아치형 철책을 흔들어 보았다는 사정만으로 뇌출혈이 발생될 만한 원인에 해당된다고 보기에 부족한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공무와 이 사건 상이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원고가 평탄작업을 하던 중에 이 사건 상이를 입게 되었다는 주장에 대하여만 판단한 것으로, 원고가 사고 경위를 바로잡은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잘못된 전제에 기초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종전 처분의 심사 내역에 원고의 평탄화 작업 수행이 이 사건 상이의 원인으로 명시되었던 점 등을 감안하여 위 부분 사실관계의 허위 여부를 먼저 판단한 다음, 그 밖에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상이가 원고의 근무시간 외 개인 운동으로 인하여 발생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오히려 사고 당일 원고를 후송한 소외 2의 진술에 근거하여 작성된 응급실 임상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철봉에 거꾸로 매달렸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이 사건 상이가 발생된 것으로 되어 있는바, 위 진술 내용이 구체적인 점, 환자의 향후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의 질문에 대하여 사고 경위를 인위적으로 추측하여 답변할 이유가 없는 점, 원고가 사고 당시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평소에도 철봉 운동을 즐겨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개인 운동을 하던 중에 이 사건 상이를 입게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그 밖에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상이를 얻게 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직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될 정도의 증명이 요구되며, 이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고 업무수행과정에서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아니한 질병에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6두8204 판결 등 참조), 갑 제1, 6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제출된 자료만으로 원고가 평소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에 따른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⑶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원고에 대하여 국가유공자 해당 여부를 재심사하여 원고가 국가유공자법상의 공상공무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백현(재판장) 윤정근 김동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