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공2006.11.1.(261),1798]
[1] 회사가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한 노동조합의 간부들 상당수와 노동조합 자체에 대하여는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정리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고용관계를 정리하지 아니한 조합원들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청구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소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 개인이 부담하는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3] 노동조합 등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정지한 일반 근로자가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1] 회사가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한 노동조합의 간부들 상당수와 노동조합 자체에 대하여는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정리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고용관계를 정리하지 아니한 조합원들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청구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소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노동조합이나 불법쟁의행위를 기획·지시·지도하는 등 이를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 개인이 그 배상책임을 지는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이고, 그러한 노동조합 간부 개인의 손해배상책임과 노동조합 자체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 연대채무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간부도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전부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성실교섭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노동조합과의 기존합의를 파기하는 등 불법쟁의행위에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볼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사용자의 과실을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할 수 있다.
[3] 일반 조합원이 불법쟁의행위시 노동조합 등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정지한 것만으로는 노동조합 또는 조합 간부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근로자의 근로내용 및 공정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그 노무를 정지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또는 손해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그가 노무를 정지할 때에 준수하여야 할 사항 등이 정하여져 있고, 근로자가 이를 준수함이 없이 노무를 정지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확대되었다면, 그 근로자가 일반 조합원이라고 할지라도 그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1]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 [2] 민법 제35조 제1항 , 제393조 , 제396조 , 제763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3] 민법 제393조 , 제750조 , 제760조 , 제763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태광산업 주식회사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김태우외 3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용석)
피고 3외 11인
원심판결 가운데 피고 3, 4, 5, 6, 9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원고 태광산업 주식회사에게 돈 25,000,000원, 원고 대한화섬 주식회사에게 돈 5,000,000원의 각 지급을 구하는 부분을 각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1, 2의 상고 및 원고들의 피고 7, 8, 10, 11, 12, 13, 14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과 피고 7, 8, 10, 11, 12, 13, 14 사이의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원고들과 피고 1, 2 사이의 상고비용은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소권남용 여부)에 대하여
원고들이 원고들 회사의 단일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의 위원장 및 부위원장을 비롯하여 주요 간부들인 대의원 중 상당수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취하하였고,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는 애당초 손해배상청구를 하지도 않으면서 원고들에 대하여 정리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고용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이 사건 피고들에 대해서만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소제기가 소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 피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사실오인 여부)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노조의 대의원급 이상 간부 72명은 2001. 6. 12. 10:00경 전면파업시간을 앞당겨 같은 날 12:00부터 시행하기로 바꾸어 결의하였다는 사실 및 같은 날 12:00경부터 대의원들 및 간부급 직원들은 10명에서 40명씩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당시 정상적인 생산 작업을 하고 있던 조합원들로 하여금 공장가동을 중단하도록 하였다는 사실을 각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 피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심리미진 여부)에 대하여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노동조합이나 불법쟁의행위를 기획·지시·지도하는 등 이를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 개인이 그 배상책임을 지는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이고, 그러한 노동조합 간부 개인의 손해배상책임과 노동조합 자체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 연대채무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간부도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전부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다만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성실교섭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노동조합과의 기존 합의를 파기하는 등 불법쟁의행위에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볼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그러한 사용자의 과실을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심이 이와 달리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노동조합의 간부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 중에서 노동조합의 책임재산으로 담보되지 않거나 노동조합의 책임재산으로 변제하는 것이 부적절한 한도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설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노동조합 간부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책임재산에 대한 심리는 필요하지 않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노동조합의 책임재산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위 피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제한을 가하고 있는바, 여기서 민사상 그 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국한된다고 풀이하여야 할 것이고,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입은 사용자는 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지만(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참조), 불법쟁의행위를 기획·지시·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조합간부들이 아닌 일반조합원의 경우, 쟁의행위는 언제나 단체원의 구체적인 집단적 행동을 통하여서만 현실화되는 집단적 성격과 근로자의 단결권은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는데, 일반조합원에게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일일이 판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을 해칠 수도 있는 점,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의심이 있다 하여도 일반조합원이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 간부들의 지시에 불응하여 근로제공을 계속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반조합원이 불법쟁의행위 시 노동조합 등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정지한 것만으로는 노동조합 또는 조합 간부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근로자의 근로내용 및 공정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그 노무를 정지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또는 손해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그가 노무를 정지할 때에 준수하여야 할 사항 등이 정하여져 있고, 당해 근로자가 이를 준수함이 없이 노무를 정지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확대되었다면, 그 근로자가 일반조합원이라고 할지라도 그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대하여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석유화학 원료를 중합 반응시켜 원사를 생산하는 원고들 공장의 대부분 공정은 섭씨 2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이루어지므로, 그 공정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원료투입을 서서히 줄이면서 공정 속에 있는 원료가 모두 소진되도록 하고, 원료가 소진되면 온도와 압력을 내리며, 마지막으로 기계를 세척한 후 전 공정을 멈추는 표준행동절차에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3은 스판덱스 2팀에서 근무 중, 피고 4, 5는 방사근무 중, 피고 6, 9은 T/U 근무 중, 2001. 6. 12. 12:20경 각 부서장의 허락도 없이 각 근무부서에서 무단이탈함으로써 급격한 공정중단으로 인하여 각 공정단계에 있던 원료들이 기계 내에서 그대로 굳어버려 공정과정에 있던 원료, 부품 및 오일을 폐기하여야 하고, 기계의 재가동을 위하여 파이프나 기계 내에서 굳어버린 원료 및 오일 등을 제거하여 기계를 보수하여야만 하는 치명적인 손상을 가한 정황을 엿볼 수 있는바, 원심은 위 각 공정을 담당한 위 피고들이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나아가 그 행위가 이 사건 청구원인 손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단체의 의사결정에 따라 불법쟁의행위에 참가한 일반 조합원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여 원고들의 위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이는 앞서 본 불법쟁의행위에 참가한 일반조합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다.
다. 한편,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 7, 10, 11, 12, 13, 14의 쟁의행위를 살펴보면, 위 피고들의 경우에는 노동조합 등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정지하였을 뿐이고, 이와 별도로 노무 정지에 앞서 준수하여야 할 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이 사건 청구원인인 손해의 발생 내지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의 이유 중 불법쟁의행위에 참가한 일반조합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설시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나, 위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의 조치는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결 론
결국 피고 1, 2의 상고 및 원고들의 피고 7, 8, 10, 11, 12, 13, 14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어 위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의 피고 3, 4, 5, 6, 9에 대한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 가운데 피고 3, 4, 5, 6, 9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상고범위 내인 원고 태광산업 주식회사에게 돈 25,000,000원, 원고 대한화섬 주식회사에게 돈 5,000,000원의 각 지급을 구하는 부분을 각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