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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10. 27. 선고 2004헌바41 결정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등 위헌소원 (제86조 제1항 제6호,제266조 제1항)]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이○모

대리인 법무법인 경원

담당변호사 임호영 외 4인

당해사건

대구지방법원 2003구합6612 지방공무원지위확인의 소

주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가운데 제86조 제1항 제6호 중 공무원에 관한 부분” 및 “지방공무원법 제61조제31조 제6호의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 가운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66조 제1항 제1호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소정의 제86조 제1항 제6호 위반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김천시 ○○읍장으로 근무 중이던 2002. 5. 29. 09:30경부터 10:30경까지 사이에 시의원 출마예정자인 청구외 황○호의 집으로 가서 위 황○호

와 또 다른 시의원 출마예정자인 청구외 신○래에게 “한 사람이 후보를 양보하라”고 하는 등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을 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02. 8. 16.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선고(2002고합54)받았고, 검사가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03. 1. 30. 대구고등법원에서 항소기각판결(2002노401)이 선고되어 2003. 2. 6. 위 벌금형 판결이 확정되었다.

○○시장은 2003. 8. 26. 청구인에게 “지방공무원법 제61조의 규정에 의하여 2003. 2. 7.자로 당연퇴직”이라는 인사발령을 통보하자,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시장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03구합6612호로 위 당연퇴직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지방공무원지위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위 당연퇴직 발령의 근거법률조항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0. 2. 16. 법률 제62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공선법’이라 한다)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제86조 제1항 제6호, 제266조 제1항, 지방공무원법(2002. 12. 18. 법률 제678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제6호, 제61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4. 6. 1.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04. 6. 16. 위 조문들의 위헌결정을 구하기 위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제86조 제1항 제6호, 지방공무원법 제61조제31조 제6호공선법 제266조 제1항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바는 지방공무원이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그러한 행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지방공무원직에서 당연퇴직하도록 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위 법률조항들 중 청구인과 관련 있는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가운데 제86조 제1항 제6호 중 공무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 및 “지방공무원법 제61조 본문 중 제31조 제6호의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 가운데 ‘공선법 제266조 제1항 제1호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소정의 제86조 제1항 제6호 위반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조

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로 한정한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① 생략

②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자

가.∼마. 생략

바.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제1항 제5호 내지 제7호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

사.∼하. 생략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① 공무원(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제외한다), …… 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5.생략

6.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

7. 생략

제266조(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 등의 제한) ① 다른 법률의 규정에 불구하고 ……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제1항 및 제2항 …… 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각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1.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직

2.∼5. 생략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로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선거일 전 60일(괄호 생략)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단서 생략

1.국가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단서 생략

2.∼8. 생략

지방공무원법 제61조(당연퇴직) 공무원이 제31조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 다만, 동조 제5호에 해당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31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공무원이 될 수 없다.

1.∼5. 생략

6.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

7.∼8. 생략

2. 청구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처벌조항은 공선법에 산재한 여러 조문들을 조합하여야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특정할 수 있으므로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할 수 없고,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6호에 규정된 ‘정상적인 업무 외의 출장’ 중 ‘정상적인 업무’라는 개념은 가치판단을 전제로 하는 불특정개념으로서 그 내용의 범위를 알 수 없으며, 공선법 제58조 제1항 제2호에서는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에 불과한 ‘출장’ 행위를 선거운동으로 처벌하여 공선법의 다른 조항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바, 위 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의 핵심요소인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2)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은 공무원의 당연퇴직사유를 공무원의 임용결격사유와 동일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일단 채용된 공무원을 퇴직시키는 것은 공무원이 장기간 쌓은 지위를 박탈해 버리는 것으로 새로 채용하는 경우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보다 더 큰 불이익을 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규율할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의 경중을 가리지 아니하고 다른 종류의 당연퇴직사유에 비하여 가벼운 형벌인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는 경우까지 공무담임권을 박탈함으로써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의 자유, 재산권,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또한, 위 조항은 공무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당연퇴직을 하도록 함으로써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재판받을 권리도 침해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의 요지

(1) 이 사건 처벌조항은 정상적인 업무 외의 모든 출장행위를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 중’에 그리고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등 누구나 위 법률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지을 수 있다. 따라서 위 조항의 규제대상이 다소 광범위하고 그 구성요건의 해석에 있어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거과정 참여에 대한 규제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선거문화 및 국민의식의 성숙도, 종래의 선거풍토나 그 밖의 경제적, 문화적 제반 여건을 종합하여 정책적으로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인바, 아직까지 금권, 관권 및 폭력에 의한 선거, 과열선거가 문제되고 있는 우리의 선거풍토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이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은 선거의 자유․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규제로서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

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장의 의견요지

이 사건 조항들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 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입법부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내에서 마련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

(1)1994. 3. 16. 제정된 공선법(법률 제4739호)은 국회의원선거법, 대통령선거법,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 등으로 흩어져 있던 선거관련 법률을 통합하면서 종전에 법이 허용하는 방법 이외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던 포괄적 제한규정방식 대신 법률에 의하여 개별적으로 제한․금지되어 있지 않는 한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을 취하였는바(제58조 제2항),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고 있고(제9조 제1항), 공무원의 선거운동(제60조 제1항 제4호),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제85조 제1항) 및 선거운동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공무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제86조 제1항)를 금지하고 있다.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6호는 공무원이 ‘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선거운동’보다 개념이 넓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의 목적을 요하지

아니하고 공무원 등에 의하여 위와 같은 행위가 있을 때 바로 본조에 해당되며, 본인이 후보자가 되는 선거뿐 아니라 모든 공직 선거에서 위와 같은 행위들이 금지된다고 해석되고 있다.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위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는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는바,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6호의 수범자 중 ‘공무원’의 의미는 공선법 제60조 제1항 제4호의 규정에 의하여, ‘선거기간’의 의미는 공선법 제33조 내지 제36조에 의하여 명확하다.

(2)청구인은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의 처벌조항과 관련하여 구성요건을 이루는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6호 중 ‘정상적인 업무’ 부분이 가치판단을 포함하고 그 내용범위가 불분명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은 처벌법규에 있어서 엄격히 요구되나, 그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파악되어야 할 것이며,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런데, 위 조항에서 공무원의 ‘정상적인 업무’라 함은 법령․조례 또는 행정관행․관례에 의하여 그 지위의 성질상 필요로 하는 정당한 행위 또는 활동, 즉 직무상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으로 무엇이 이에 해당하는 행위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고, 공선법은 비록 기부행위와 관련한 규정이기는 하나 공선법 자체에서 직무상의 행위에 대한 규정을 두고(공선법 제112조 제2항) 이에 따라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0조 제5항 제4호가 그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규정들 및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4호 단서의 수권을 받아 제정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47조, 그리고 동 규칙 제47조의2 등도 공무원의 직무행위 또는 ‘정상적인 업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공선법

86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선법 제86조 제1항은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금지되는 행위의 유형을 열거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 판례집 16-1, 553), 법 제86조 제1항 제6호의 정상적인 업무 외의 출장행위라고 하더라도 선거운동과 관련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한 처벌대상에서는 제외된다고 할 것이다.

(3) 그 밖에도 청구인은, 공선법 제58조 제1항 제2호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6호가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에 불과한 ‘출장’행위를 선거운동으로 처벌하는 모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나,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 함은 비록 선거를 위한 행위이기는 하나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투표를 얻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 준비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예컨대 선거 사무장 등 선거사무관계자, 연설원 등을 선임하기 위한 교섭행위 및 선거사무소․연설장소 등의 물색행위, 선거운동용 자동차․확성장치 등의 임차행위, 선전벽보․소형인쇄물 등 선전물의 사전 제작행위, 연설문 작성행위, 선거비용 모집행위, 예비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선거법 해설강좌 실시행위 등을 말하는 것이지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공무원의 출장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공선법 제86조 제1항은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 개입의 여지를 없애기 위하여 ‘선거운동’으로서가 아니라 별개의 법률조항에 의하여 ‘선거운동과 관련한 행위’로서 금지하는 것인 만큼 이를 처벌하는 것이 공선법 제58조 제1항 제2호와 모순된다고 할 수도 없다.

(4) 결국, 이 사건 처벌조항은 공무원의 정상적인 업무 외의 모든 출장행위를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 중’에 그리고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고 있고, 무엇이 당해 공무원이 종사하는 지위의 성질상 필요로 하는 정상적인 업무인지는 법령․조례 또는 행정관행․관례에 의하여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위 조항의 수범자인 공무원으로서는 누구나 위 법률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 구성요건이 여러 조항에 흩어져 있다거나 구성요건의 해석에 있어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헌법상 요구되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의 위헌 여부

(1) 연 혁

지방공무원법 제61조는 공무원이 같은 법 제31조 각 호의 1(다만 제5호는 제외)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1조는 공무원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그 중 제6호는 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종전에는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6호가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라고만 되어 있었으나 1978. 12. 6. 법률 제3152호로 지방공무원법이 개정되면서 ‘다른 법률에 의하여’ 부분이 추가되었다.

공선법이 제정되기 전 구 대통령선거법에서는 공무원이 선거운동기간 중 정상적 업무 이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1987. 11. 7. 법률 제3937호로 개정된 것, 제62조 제6호, 제163조 제1항 제2호) 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었고, 구 국회의원선거법(1988. 3. 17. 법률 제4003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192조), 구 지방의회의원선거법(1988. 4. 6. 법률 제4005호로 제정되면서 제180조에 규정하였고, 1990. 12. 31 법률 제4311호로 전문개정되면서 제193조로 옮겼다), 구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1990. 12. 31. 법률 제4312호로 제정된 것, 제192조)도 선거운동기간 중 공무원은 정상적인 업무 이외의 출장을 할 수 없다는 규정만 있었을 뿐 이에 대한 처벌규정 및 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나, 1994. 3. 16. 제정된 공선법은 처음부터 제266조 제1항에서 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 제한 규정을 두었다.

(2)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가)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하여 공무담임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서 직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현실적으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이 공무담임에 관하여 자의적이지 않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음을 의미하는바,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취임의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까지 포함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당해 국민의 법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인데, 이를 보호영역에서 배제한다면 기본권 보호체계에 발생하는 공백을 막기 어려울 것이고, 공무담임권을 규정하고 있는 위 헌법 제25조의 문언

으로 보아도 현재 공무를 담임하고 있는 자를 그 공무로부터 배제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2000. 12. 14. 99헌마112 등, 판례집 12-2, 399, 409-414; 1997. 3. 27. 96헌바86 , 판례집 9-1, 325, 332-333; 2002. 8. 29. 2001헌마788 등, 판례집 14-2, 219, 223 참조).

(나) 한편,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무담임권의 내용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인바, 공무담임권의 제한의 경우에도 그 직무가 가지는 공익실현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그 직무의 본질에 반하지 아니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기본권의 침해를 야기하지 아니하는 한 상대적으로 강한 합헌성이 추정될 것이므로, 주로 평등의 원칙이나 목적과 수단의 합리적인 연관성 여부가 심사대상이 될 것이며, 법익형량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다소 완화된 심사를 하게 된다(헌재 2002. 10. 31. 2001헌마557 , 판례집 14-2, 541, 550 참조).

(다) 선거범죄를 범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일정한 신분상 불이익을 가하는 규정 자체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자에게 일정한 불이익을 줌으로써 관권 선거의 폐해를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직무의 공공성에 상응하는 고도의 윤리성 및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공무원이 구성하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법적 조치로서 국민의 기본권인 공무담임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제한하는 위헌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 경우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선거범죄로 어떤 종류의 형벌을 얼마만큼(형량)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신분상 불이익을 가할 것인가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및 신분보장의 원칙과 함께 그 나라의 역사와 정치문화, 선거풍토와 선거문화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이다.

우선 대상 범죄에 관하여 보건대, 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은 공선법 제86조가 규정하고 있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란 선거운동에 이르지 아니하나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선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의미하는바,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에 의하여 공무원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게 되는 범위는 ‘선거기간 중’의 행위로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또는 ‘선거운동과 관련한’ 행위에 해당하여 처벌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공무원에게는 직무의 공공성에 상응하는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된다 할 것

인데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선거와 관련한 공무원의 간접적인 개입을 억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공직에서 배제하도록 한 것은 선거에 대한 간접적인 개입은 공직윤리에 해당하는 문제로서 선거기간 중에는 선거에 대한 공무원의 간접적인 개입만으로도 공직에 대한 신뢰와 선거의 공정에 대한 믿음이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데 근거한 것이므로, 선거에 대한 직접적 개입이 아닌 간접적인 개입을 그 대상으로 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신분상 불이익을 당연퇴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규율대상의 범위를 앞서 본 바와 같이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과 관련한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는 경우로 한정하는 이상 그 규율대상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으로 당연퇴직의 기준이 되는 형에 관하여 보건대, 공선법 제266조 제1항이 규정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니고 선고형이므로 법원이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 있어서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공무담임권의 제한사유를 고려하여 그 벌금액(선고형)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를 보더라도 청구인은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제86조 제1항 제6호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는바, 위 처벌조항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의 하한에 의한 제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청구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것은, 청구인의 당해 행위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로서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과 함께 청구인을 지방공무원의 직에서 퇴직케 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은 선거범에 대한 법원의 형사재판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법원의 형사재판에 있어서 당해 법원이 벌금형을 선택하여 선고하는 경우 그 형량의 결정에는 상당한 범위의 재량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자의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헌재 1993. 7. 29. 93헌마23 , 판례집 5-2, 221, 232 참조).

또한, 현행법상 100만 원의 벌금형 선고로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은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자금에관한법률(2004. 3. 12 법률 7191호로 개정된 것) 제33조의6같은 법 제30조(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인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공직선거법 제26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으며, 이미 취임 또는 임용된 자의

경우에는 그 직에서 퇴직된다고 규정함으로써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있고,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164조도 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등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그 밖에도,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는 선거권(공선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및 피선거권(공선법 제19조 제1호)이 없고,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 있어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 당선은 무효로 하고 있는바(공선법 제264조), 위 각 조항은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과 마찬가지로 선거범죄로 인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확정으로 참정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와 같이 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고 특히 공무원의 선거 중립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역에 속하는 점, 대상 범죄를 선거관련범죄로 한정하고 있는 점, 우리 선거법 체계에서 선거범죄로 인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차지하는 의미 및 선거범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 공직 및 공정한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나아가 원활한 공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하여 공공의 이익을 해할 우려 또한 적지 아니하다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행위를 함으로써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를 공무원의 당연퇴직사유로 함으로써 당해 공무원이 받는 불이익이 크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나치게 공익만을 우선한 입법이라거나, 공무원의 신분상 불이익과 그로 인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공익 사이의 합리적 관련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3) 평등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지방공무원법상 다른 당연퇴직사유보다 가벼운 형인 벌금 100만 원의 확정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당연퇴직은 선거범죄에 한정되어 모든 범죄를 포괄하여 규정한 지방공무원법 제61조제31조 제1항 제3호 또는 제4호의 당연퇴직사유와는 차이가 있는 점, 지방공무원법 제61조제31조 제6호가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를 당연퇴직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이 사건 조항과 같이 특정한 범죄로 인해 자격이 정지된 자를 당연퇴직의 대상으로 포섭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및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무담임권 및 참정권을 제한하고 있는 관련 법률조항들에서 선거범죄로 인한 100만 원의 벌금형이 갖는 법적 효과를 고려할 때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벌금 100만 원의 형의 확정을 지방공무원의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다른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지방공무원에 비하여 선거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지방공무원을 합리적인 사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4) 재판청구권 침해 또는 적법절차의 원칙 위반 여부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그 자체를 이유로 일정한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내려지도록 법률에 규정하는 방법과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쳐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고 재판절차를 통하여 이를 다툴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 것으로서 그 중 어느 방법만이 헌법에 합치하고 다른 방법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에 따라 공무원에 대하여 부과되는 신분상 불이익과 그로 인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공익이 합리적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헌법적 제약이 존재할 따름이다(헌재 1997. 11. 27. 95헌바14 등, 판례집 9-2, 584).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 내이고 공무원의 신분상 불이익과 공익 사이에 합리적 균형을 이루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보는 이상,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당해 공무원에 대하여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당연퇴직의 사유를 설정하였다 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는 의무위반의 귀책사유와 징계의 정도 내지 처분의 선택에 중점이 주어지는 점에서 청문절차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지만, 당연퇴직은 일정한 사항이 법정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만이 문제될 뿐이고 그 절차에서 당사자의 진술권이 반드시 절차적 권리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헌재 1998. 4. 30. 96헌마7 , 판례집 10-1, 466, 478 참조),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적법절차의 원리를 위배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5) 기타 기본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그 밖에도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행복추구권, 직업의 자유, 재

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핀다.

우선,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는바, 이 사건에서 공무담임권이라는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 존재하여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0. 12. 14. 99헌마112 등, 판례집 12-2, 399, 408 참조).

다음으로,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침해한 기본권 주체의 행위에 적용될 수 있는 여러 기본권들 중의 하나가 다른 기본권에 대하여 특별법적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기본권의 경합은 성립되지 않고 특별법적 지위에 있는 기본권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다른 기본권은 배제되는바, 공무원직은 그 자체가 다른 사적인 직업들과는 달라서 그 수가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주관적 및 객관적 사유에 의한 제한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공무원직의 선택 내지는 제한에 있어서는 공무담임권에 관한 헌법규정이 직업의 자유에 대한 특별규정으로서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직업의 자유의 적용은 배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헌재 2000. 12. 14. 99헌마112 등, 판례집 12-2, 399, 408 참조), 위 부분에 대하여도 별도 판단을 하지 아니한다.

끝으로,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이므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 등은 재산권보장의 대상이 아닌바, 청구인은 공무원직에서 당연퇴직 됨으로써 공무원이 입는 경제적 불이익은 계속 재직하면서 재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경제적 기회는 재산권보장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헌재 1996. 8. 29. 95헌바36 , 판례집 8-2, 90, 103; 1998. 7. 16. 96헌마246 , 판례집 10-2, 283, 309-310 참조), 위 조항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주장도 이유 없다.

(6) 소 결

그러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재판관 권 성의 아래 5.와 같은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권 성의 별개의견

나는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수의견과 결론을 같이 하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하므로 다음과 같이 별개의견을 개진한다.

다수의견은 헌법 제25조의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 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도 포함된다는 전제하에 공무원이 공선법 제256조 제2항 제1호 바목 소정의 죄를 범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 공직에서 당연퇴직하도록 하고 있는 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합헌판단을 하였다.

그러나 2002헌마699 등 사건의 별개의견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헌법 제25조가 규정하고 있는 공무담임권은 모든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피선거권과 선거직 이외의 모든 공직에 임명될 수 있는 공직취임권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국민 누구나 국정의 담당자가 될 수 있는 참정권을 뜻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무담임권의 보호범위에는 공직취임에 있어서의 균등한 기회 보장은 포함되나, 당선 또는 임명된 자에 대한 공직 박탈을 제한하여 그 직을 계속해서 유지하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 보호범위에서 제외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공무원 신분의 박탈이나 공직 종료의 문제가 공무담임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것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는 헌법 제7조 제2항의 직업공무원제도의 내용에는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관계의 특성상 공무원이 신분에 대한 불안 없이 공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여건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 직업공무원제도가 주관적 권리가 아닌 객관적 법규범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제도를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이상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는 제도가 보장하고자 하는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공무원의 위와 같은 공무 전념을 위한 여건의 마련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행정과제의 효율적이고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가지고 있는 행정조직에 대한 조직권한이나 그 신축적 운영권한과 조화되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은 공무원이 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도록 하고 있는바, 공무원의 선거 개입 행위는 공정한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그대로 묵과할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행위로 일정액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자를 공직에서 배제하는 조치는 관권선거의 폐해를 방지하여 국민의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그 합리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은 합헌인 것이다.

이에 나는 이 사건 당연퇴직조항을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로 심사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직업공무원제도로 심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여 별개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공현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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