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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다212524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17하,1841]

판시사항

[1] 계약 당시 이미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 채권자가 이행을 구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및 채무를 이행하는 행위가 법률로 금지되어 그 행위의 실현이 법률상 불가능한 경우도 포함하는지 여부(적극)

[2] 1필지의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부분의 면적이 건축법 제57조 제1항 ,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에 따라 분할이 제한되는 경우, 매도인이 매매계약에 따라 매수인에게 부담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한 것인지 여부(적극) 및 이는 교환계약에서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계약 체결 후에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 당시에 이미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민법 제535조 에서 정한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을 추궁하는 등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밖에 없다.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상 경험칙이나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이는 채무를 이행하는 행위가 법률로 금지되어 그 행위의 실현이 법률상 불가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1필지의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부분의 면적이 건축법 제57조 제1항 ,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에 따라 분할이 제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매도인으로서는 그 부분을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다. 따라서 매도인이 매매계약에 따라 매수인에게 부담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교환계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본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08. 5. 20.자 교환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토지가 건축법이나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분할금지 대상에 해당하여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라고 항변하였으나, 원심은 토지의 특정된 일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받은 등기권리자는 판결에 토지의 분할을 명하는 주문이 없더라도 판결에 기하여 등기의무자를 대위하여 특정된 일부에 대한 분필등기절차를 마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계약 체결 후에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채권자가 그 이행을 청구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 당시에 이미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그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민법 제535조 에서 정한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을 추궁하는 등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밖에 없다.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상 경험칙이나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42020 판결 등 참조). 이는 채무를 이행하는 행위가 법률로 금지되어 그 행위의 실현이 법률상 불가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건축법 제57조 제1항 은 건축물이 있는 대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면적에 못 미치게 분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건축법 제57조 제1항 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란 주거지역은 60㎡( 제1호 ), 상업지역은 150㎡( 제2호 ), 공업지역은 150㎡( 제3호 ), 녹지지역은 200㎡( 제4호 ), 제1호 부터 제4호 까지의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지역은 60㎡( 제5호 ) 이상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1필지의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부분의 면적이 위 법령에 따라 분할이 제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매도인으로서는 그 부분을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다. 따라서 매도인이 위 매매계약에 따라 매수인에게 부담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교환계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들과 피고는 2008. 5. 20. 원고들 소유의 4필지 토지와 피고 소유의 순천시 (주소 생략) 전 2,502㎡[이하 ‘(주소 생략) 토지’라 한다] 중 원심판시 별지 도면 (나) 부분 117㎡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토지를 교환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주소 생략) 토지는 자연녹지지역이고, 원고들 소유인 주택 건물의 일부가 이 사건 토지 위에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토지 위에 건축물이 있어 자연녹지지역인 (주소 생략) 토지로부터 117㎡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하는 데 건축법 제57조 제1항 ,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가 적용되어 교환계약 당시에 이미 그 분할이 제한되고, 원심 변론종결 시까지 분할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분할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주소 생략) 토지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분할하는 데 위 법령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살피지 않은 채 피고의 항변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토지의 일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결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