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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5530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의말소등기절차이행등][공2015하,1459]

판시사항

[1]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제3채무자가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를 다툴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법원은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계약명의신탁에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유예기간의 경과로 무효가 된 경우, 명의신탁약정과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의 효력(원칙적 무효) 및 이 경우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신탁자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한 약정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1] 채권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한 경우,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이나 형성권 등과 같이 권리자에 의한 행사를 필요로 하는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툴 수 없지만,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위 권리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것은 가능하고, 이 경우 법원은 제3채무자의 주장을 고려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2] 신탁자와 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에 따라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의 존재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약명의신탁에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유예기간의 경과로 무효가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명의신탁약정과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 역시 무효로 되고, 이 경우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신탁자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한 약정도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에 해당하여 역시 무효로 된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시수)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3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5 (개명 전: 피고 5)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김병학 외 2인)

주문

원고의 피고 5에 대한 상고를 각하한다. 피고 5의 상고와 원고의 피고 1, 피고 2, 피고 3, 피고 4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3, 피고 4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5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5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5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중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지분에 관하여 1991. 4. 22.자 지분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석명의무를 위반하거나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피고 5에 대한 상고에 관하여

상소는 자기에게 불이익한 재판에 대하여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그 취소·변경을 구하는 것이므로 전부 승소한 판결에 대한 상고는 상고를 제기할 이익이 없어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2267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피고 5에 대한 선택적 청구 중 하나를 전부 인용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원고가 전부 승소한 피고 5에 대하여 제기한 상고는 상고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피고 1, 피고 2, 피고 3, 피고 4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1) 채권자대위소송에 있어서 대위에 의하여 보전될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채권자가 스스로 원고가 되어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게 되므로 그 대위소송은 부적법하여 각하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3154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채권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한 경우,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이나 형성권 등과 같이 그 권리자에 의한 행사를 필요로 하는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툴 수 없지만,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위 권리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것은 가능하고, 이 경우 법원은 제3채무자의 위와 같은 주장을 고려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신탁자와 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에 따라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의 존재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약명의신탁에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이 정한 유예기간의 경과로 무효가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명의신탁약정과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 역시 무효로 되었다고 볼 것이고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7도766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신탁자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한 약정도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에 해당하여 역시 무효로 되었다고 볼 것이다 (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35117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 피고 4, 피고 5, 소외 1, 소외 2(이하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4인을 ‘피고 4 등’이라고 한다)는 1988년경 대금을 공동으로 부담하여 피고 5로 하여금 소외 3 소유의 이 사건 전체 토지를 매수하게 한 다음 이를 전매하여 그 대금을 지분의 비율에 따라 분배하기로 약정한 사실, ② 피고 5는 위 약정에 따라 1988. 10. 11. 소외 3과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원고와 피고 4 등은 이 사건 전체 토지를 피고 5, 피고 4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피고 1, 피고 2, 피고 3, 소외 4(이하 위 4인을 ‘피고 1 등’이라고 한다)에게 명의신탁하기로 하여 1988. 12. 29. 이 사건 전체 토지 중 각 1/4 지분에 관하여 피고 1 등 명의의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③ 원고와 피고 4 등은 1991. 4. 22. “주소: 충남 대전시 대덕구 (주소 생략)(2,010평), 소유자: 원고 600평, 피고 4 450평, 피고 5 460평, 소외 1 130평, 소외 2 370평, 각각 위의 소유지분을 인정하고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공동문서를 작성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여 ① 1988. 8. 5.자 위임 약정은 피고 5가 이 사건 전체 토지를 매수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원고의 의사에 따라 그에게 이전해 주기로 하는 내용의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과 등기명의는 원고와 피고 5가 지정하는 제3자 명의로 하되 내부적으로는 원고의 소유로 하기로 하는 내용의 명의신탁약정이 혼합된 계약명의신탁약정인데,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유예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된 이상 그와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 역시 무효로 되었고, ② 1991. 4. 22.자 지분 약정은 피고 5와의 계약명의신탁 관계 및 피고 1 등과의 등기명의신탁 관계에 기한 대내적 소유지분 보유에 관하여 공동매수인들 간에 명확히 약정하거나 재확인한 것으로, 명의신탁약정과 구별되는 별개의 독립된 약정으로 보기 어렵거나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역시 무효이므로, 원고가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피보전채권으로 내세우는 원고의 피고 5에 대한 지분이전등기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권자대위소송에 있어서 제3채무자의 지위, 계약명의신탁약정의 효력, 법률행위의 일부 무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원고가 상고이유서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35899 판결 , 대법원 1995. 5. 12. 선고 93다59502 판결 ,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5749 판결 등은 모두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것이거나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받은 도로점용허가의 부관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5에 대한 상고를 각하하고, 피고 5의 상고와 원고의 피고 1, 피고 2, 피고 3, 피고 4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며, 상고비용 중 원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3, 피고 4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5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주심) 박보영 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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