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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다31089 판결

[집행판결][공2010하,1631]

판시사항

[1] 법정지인 판결국에서 피고에게 방어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규정한 송달에 관한 방식, 절차를 따르지 아니한 경우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2호 에서 말하는 적법한 방식에 따른 송달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미합중국 워싱턴주의 개정법률(Revised Code of Washington) 제4.28.180조 및 민사규칙(Super Court Civil Rules) 제4조 송달규정에서 정한 ‘60일’의 응소기간이 아닌 ‘20일’의 응소기간만을 부여한 소환장을 워싱턴주 밖에 주소를 둔 피고에게 송달한 것은 적법한 방식에 의한 송달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 은 “외국법원의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집행판결로 그 적법함을 선고하여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 제2호 ,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2호 는 집행판결의 요건으로 ‘패소한 피고가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및 기일통지서나 명령을 적법한 방식에 따라 방어에 필요한 시간 여유를 두고 송달받았거나(공시송달이나 이와 비슷한 송달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 송달받지 아니하였더라도 소송에 응하였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및 기일통지서나 명령'이라 함은 소장 및 소송개시에 필요한 소환장 등을 말하는 것인데, 패소한 피고가 이러한 소환장 등을 적법한 방식에 따라 송달받았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소송에서 방어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패소한 피고를 보호하려는 것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법정지인 판결국에서 피고에게 방어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규정한 송달에 관한 방식, 절차를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여기에서 말하는 적법한 방식에 따른 송달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2] 미합중국 워싱턴주의 개정법률(Revised Code of Washington) 제4.28.180조 및 민사규칙(Super Court Civil Rules) 제4조 송달규정에서 정한 60일의 응소기간이 아닌 ‘20일’의 응소기간만을 부여한 소환장을 워싱턴주 밖에 주소를 둔 피고에게 송달한 것은 적법한 방식에 의한 송달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홍동오외 2인)

피고, 상고인

일진디스플레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이경준외 6인)

피고인수참가인

일진디에스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이경준외 6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 은 “외국법원의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집행판결로 그 적법함을 선고하여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 제2호 ,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2호 는 집행판결의 요건으로 ‘패소한 피고가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및 기일통지서나 명령을 적법한 방식에 따라 방어에 필요한 시간 여유를 두고 송달받았거나(공시송달이나 이와 비슷한 송달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 송달받지 아니하였더라도 소송에 응하였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및 기일통지서나 명령’이라 함은 소장 및 소송개시에 필요한 소환장 등을 말하는 것인데 (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다29555 판결 등 참조), 패소한 피고가 이러한 소환장 등을 적법한 방식에 따라 송달받았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소송에서 방어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패소한 피고를 보호하려는 것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법정지인 판결국에서 피고에게 방어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규정한 송달에 관한 방식, 절차를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여기에서 말하는 적법한 방식에 따른 송달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

미합중국 워싱턴주의 개정법률(Revised Code of Washington) 제4.28.180조 및 민사규칙(Superior Court Civil Rules, 이하 ‘CR’이라고 한다) 제4조는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워싱턴주 밖에 주소를 둔 피고에게는 60일의 응소기간을 부여하고 그 기간 내에 답변 등 응소가 없으면 결석판결(Default judgment 또는 Judgment by default)이 선고될 수 있음을 고지하는 내용의 소환장(Summons)을 송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CR 제55조는 피고가 소환장을 송달받고서도 소환장에서 부여된 응소기간 내에 답변 등 응소가 없는 경우에 원고는 법원에 결석재판명령(Default order), 결석판결의 선고 및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워싱턴주의 주법원은 워싱턴주 밖에 주소를 둔 피고에게 60일의 응소기간을 부여하지 아니한 소환장을 송달한 경우 결석판결을 할 관할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다만 피고에게 불이익이 없고 원고의 경정신청에 따라 법원이 응소기간에 관한 하자의 경정결정을 한 경우에만 그러한 하자가 치유되어 결석판결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원고는 대한민국에 주소를 둔 피고를 상대로 미합중국 워싱턴주 클라크 카운티 제1심법원(이하 ‘이 사건 외국법원’이라고 한다)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면서 피고에게 20일의 응소기간을 부여하는 소환장을 송달한 사실, 피고는 2004. 3.경 소장 및 소환장 등을 송달받고서도 이 사건 외국법원에 관할이 없다고 보아 응소하지 아니한 사실, 이 사건 외국법원은 소환장의 응소기간에 관한 하자의 경정결정 없이 원고의 신청에 따라 2004. 5. 17. 결석재판명령을 하고 2004. 12. 17. 결석판결을 등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워싱턴주의 법률 및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워싱턴주법이 워싱턴주 밖에 주소를 둔 피고에게 60일의 응소기간을 부여한 것은 재판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피고를 위하여 답변의 준비, 증거의 수집, 우편물의 도달기간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그 소송을 실질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법정의 기간을 규정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이러한 규정을 따르지 아니하고 워싱턴주 밖에 주소를 둔 피고에게 20일의 응소기간만을 부여한 소환장을 송달한 것은 적법한 방식에 의한 송달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간과하고 한 이 사건 외국법원의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2호 의 송달요건을 갖추지 못한 판결에 해당하여 집행판결로 그 적법함을 선고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집행판결의 소송요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인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2호 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심리·조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외국법원의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의 적법함을 선고하는 집행판결을 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집행판결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차한성(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