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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6. 3. 26. 선고 95구31296 판결 : 확정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하집1996-1, 469]

판시사항

[1]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의 법적 성질(사무처리준칙)

[2]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 이를 취소·정지함에 있어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할 수 있는지 여부

[3] 제1종 대형·보통·특수면허와 제2종 소형면허를 가지고 있는 자가 승용차를 음주운전한 행위는 위 각 면허에 공통된 취소사유가 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에 정한 [별표 16]의 운전면허행정처분 기준은 그 규정의 성질과 내용으로 보아 운전면허의 취소처분 등에 관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법원이나 일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시행규칙의 기준상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요건에 해당된다고 하여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할 것은 아니고, 도로교통법의 규정과 그 취지 및 당해 사건의 모든 정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아 운전면허의 취소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등과 그 취소의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적절한지의 여부에 따라 그 취소의 적법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

[2]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 1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그 운전면허증의 면허번호는 최초로 부여한 면허번호로 하여 이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동차운전면허증 및 그 면허번호 관리상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할 뿐, 그렇다고 하여 여러 종류의 면허를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할 수 없다거나 각 면허의 개별적인 취소 또는 정지를 분리하여 집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다만 그 취소나 정지의 사유가 특정의 면허에 관한 것이 아니고 다른 면허와 공통된 것인 경우에는 공통되는 여러 운전면허 전부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

[3] 도로교통법시행규칙(1995. 7. 1. 내무부령 제651호로 개정된 것) 개정 전에 제1종 대형·보통·특수면허와 제2종 소형면허를 취득한 자가 그 개정 후 승용자동차를 음주운전한 경우, 개정 전의 같은법시행규칙 하에서는 특수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이 트레일러와 레커차량뿐이었으나 위 개정 후 시행규칙에서는 제2종 보통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이 추가되었고, 같은법시행규칙 부칙 제3조는 "이 규칙 시행 전에 교부된 운전면허증은 이 규칙에 의하여 교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이후에는 종전에 교부받은 제1종 특수면허로도 승용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결국 승용자동차의 음주운전 행위는 제1종 대형·보통·특수면허와 제2종 소형면허에 공통된 면허의 취소 또는 정지사유가 된다.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재환)

피고

강원도 지방경찰청장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5. 8. 8.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제1종 특수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 내지 6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6, 을 제8, 9호증의 각 1, 2, 을 제10, 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83. 6. 24. 제1종 보통, 1986. 6. 22. 제1종 대형, 같은 해 11. 29. 제2종 소형, 1994. 12. 13. 제1종 특수의 각 자동차운전면허(면허번호: (생략))를 취득하여 차량을 운전하여 오던 중 1995. 7. 26. 21:40경 춘천시 후평 1동 소재 농협중앙회 후평지점 앞 편도 1차선 도로 상에서 원고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프라이드 승용차를 운전하여 후평로터리쪽에서 팔호광장쪽으로 가다가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기 위하여 서행중이던 소외 이재종 운전의 강원 3고2464호 엑센트 승용차와 소외 김영훈 운전의 강원 3가7823호 티코 승용차를 연쇄추돌하여 위 이재종과 김영훈 및 위 이재종의 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소외 홍수경으로 하여금 각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하였고, 위 사고 후 3시간 가량이 지난 다음 날 00:50경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1%로 측정되어 여기에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감소량을 합산하면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추정되었다.

나. 피고는 원고가 주취 정도가 0.1%인 상태에서 운전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켰음을 이유로 1995. 8. 8. 도로교통법 제78조 제4호 , 제8호 , 제41조 , 같은법시행령 제31조 등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하여 위 각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처분(그 중 제1종 특수면허를 취소하는 처분만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은 위 처분사유와 관계 법령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첫째 원고가 제1종 특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은 1994. 12. 13.로서 당시 위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은 트레일러 및 레커뿐이었으므로 승용자동차를 음주운전한 행위는 제1종 대형 및 보통, 제2종 보통면허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제1종 특수면허의 취소사유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1995. 7. 1. 제2종 보통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도 제1종 특수면허로 운행할 수 있도록 개정한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26조 및 [별표 14]의 규정을 잘못 적용하여 원고의 제1종 특수면허까지 취소한 것은 위법하고, 둘째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 그 위반 정도, 원고의 직업과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 및 그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모범적으로 운전업무에 종사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도로교통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자동차의 운전면허를 제1종 운전면허와 제2종 운전면허로 구분하고, 제1종 운전면허는 대형면허, 보통면허, 소형면허, 특수면허로, 제2종 운전면허는 보통면허, 소형면허,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로 세분하여 각 그 면허의 종류에 따라 운전가능한 차종, 면허의 취득자격이나 요건, 시험의 내용 등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고( 법 제68조 제2 내지 4항 , 제70조 제6호 , 제71조 , 시행령 제45조 , 제46조 , 시행규칙 제26조 [별표 14], 제41조 등), 또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게 규정하고 있다( 법 제72조 제6호 , 시행령 제50조 등).

또한, 도로교통법 제41조 제1항 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자동차 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제3항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8조 는 지방경찰청장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내무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제4호 에서 운전 중 고의 또는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때를, 제8호 에서 제41조 의 규정에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때를 각 열거하고 있으며, 같은법시행령 제31조 법 제41조 의 규정에 의한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법 제78조 의 규정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시킬 수 있는 기준과 법 제81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자동차 등의 운전을 금지시킬 수 있는 기준은 [별표 16]과 같다고 하면서 [별표 16]에서는 일반기준 사항에 취소처분 개별기준 및 정지처분 개별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기준을 감경할 수 있다고 하고, 취소처분 개별기준 제2호에서 술이 취한 상태의 기준(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을 넘어서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때를 취소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에 정한 [별표 16]의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은 그 규정의 내용으로 보아 운전면허의 취소처분 등에 관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법원이나 일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시행규칙의 기준상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요건에 해당된다고 하여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할 것은 아니고 도로교통법의 규정과 그 취지 및 당해 사건의 모든 정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아 운전면허의 취소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등과 위 취소의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적절한지의 여부에 따라 그 취소의 적법 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 원고의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도로교통법상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게 규정하고 있으나,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할 뿐( 법 제78조 ), 반드시 그 면허의 종류에 따라 별도로 구별하여 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한바,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를 취소 또는 정지함에 있어서도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 1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그 운전면허증의 면허번호는 최초로 부여한 면허번호로 하여 이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34조 단서 및 자동차운전면허사무관리지침 제25조 참조) 이는 자동차운전면허증 및 그 면허번호 관리상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할 뿐 그렇다고 하여 여러 종류의 면허를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할 수 없다거나 각 면허의 개별적인 취소 또는 정지를 분리하여 집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95. 11. 16. 선고 95누8850 전원합의체 판결 ), 다만 그 취소나 정지의 사유가 특정의 면허에 관한 것이 아니고 다른 면허와 공통된 것인 경우에는 공통되는 여러 운전면허 전부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누828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살피건대,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1995. 7. 1. 내무부령 제6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별표 14]에서 특수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은 제1종 및 제2종 모두 트레일러와 레커뿐이었는데 1995. 7. 1. 개정 시행된 규칙에서는 제2종 특수면허를 삭제하고 종전에 특수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에 제2종 보통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이 추가되었으며, 개정된 규칙의 부칙 제3조는 이 규칙 시행 전에 교부된 운전면허증은 이 규칙에 의하여 교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음주운전 및 이 사건 처분 당시 위 부칙 제3조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면허증을 교부받은 것으로 간주되어 제1종 특수면허로도 승용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할 것이니 결국 위 승용자동차의 음주운전 행위는 원고가 소지한 제1종 대형, 보통 및 특수 면허에 공통된 면허의 취소 또는 정지사유가 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규칙 개정 전에는 특수면허가 있는 사람이 승용자동차를 운전하고자 하는 경우 보통면허 등 별도의 면허가 필요하였던 것을 위 규칙의 개정으로 별도의 면허 없이도 승용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특수면허 소지자에게 편의롭게 된 것을 가리켜 원고와 같은 경우 그로 인하여 위와 같이 특수면허까지 취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으므로 그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의 종류에 관하여서만은 제1종 특수면허 취득시의 위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고의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87. 4. 18.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서울중랑경찰서 기동대, 청와대 파견근무를 하다가 1993. 11. 1.부터 춘천경찰서 경비과 교통계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경찰관으로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후 이 사건 사고일 이전까지는 무사고로 운전하여 왔었던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인 1995. 7. 29. 20:30경 평소 근무관계로 만나지 못하였던 시골 친구인 소외 김동식의 연락을 받고 위 김동식의 집에서 둘이서 2홉들이 소주 1병을 나누어 마시고 귀가 도중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사실, 위 피해자들과는 모두 원만히 합의한 사실을 각 인정되나, 그렇다 하더라도 원고가 위 주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여 교통사고를 낸 점, 원고는 일반 공중의 교통사고의 예방 등에 힘써야 할 교통 경찰공무원으로서 일반 운전자보다 훨씬 고도의 법규준수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 및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사고의 경위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그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또는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환(재판장) 이준범 오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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