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기][공2001.9.15.(138),2015]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의 의미 및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한 후 그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기존 차입 원리금을 새로이 투자하는 형식을 취한 경우, 별도의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상습사기에 있어서 상습성 유무의 판단 기준
[3] 상습범에 있어서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실질적인 이득의 합산액을 뜻하고, 사기죄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의 교부가 있으면 바로 성립하고, 그 후 피해자를 기망하여 편취한 재물의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이미 있던 차입원리금을 주식 구입자금 또는 신규 차입금에 새로이 투자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별도의 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2] 상습사기에 있어서의 상습성이라 함은 반복하여 사기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이러한 습벽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기의 전과는 물론 범행의 횟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야 한다.
[3] 상습범에 있어서 공소제기의 효력은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 전체에 미치고, 또한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치는 시적 범위는 사실심리가 가능한 마지막 시점인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므로, 검사가 일단 상습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한 후(단순 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가 상습사기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경우도 포함된다) 그 공소의 효력이 미치는 위 기준시까지의 사기행위 일부를 별개의 독립된 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은 그 공소사실인 사기 범행이 이루어진 시기가 먼저 공소를 제기한 상습사기의 범행 이전이거나 이후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공소가 제기된 동일사건에 대한 이중기소에 해당되어 허용될 수 없다.
[1] 형법 제347조 제1항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2] 형법 제347조 , 제351조 [3] 형법 제347조 , 제351조 ,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호
피고인
피고인
변호사 김정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다단계 금융상품판매조직인 공소외 1 주식회사 또는 공소외 2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상습으로, 고객들에게 자금을 투자하면 "42일째 되는 날에 원금과 20%의 이자를 붙여 상환하여 주겠다"거나 "연 23.4%의 이자를 가산하여 원리금을 지급하여 주겠다" 또는 "주식회사 효진광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곧 주가가 몇 배로 뛰어 오를 것이며 매월 투자금의 15%를 이자로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2,629,9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우선 피고인이 주식회사 효진광업의 주식을 판매하여 그 대금명목의 돈을 편취하였다는 원심 판시 제3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살펴보면, 형식상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위 주식을 판매하고 그 대금을 취득한 것으로 그 주권발행대장 등에 기재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피고인이 종전에 편취한 차입금의 원리금변제를 위하여 그 피해자들에게 위 주식을 배분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실제로는 그 주식대금이 수수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고, 또한 나머지 범죄사실에 관하여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유치한 차입금은 모두 신규차입의 형식을 갖추고 그 출자금증서도 새로이 발행되었지만,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피고인이 종전에 편취한 차입금이 만기에 이르러 피해자들에게 이를 다시 투자하면 종전과 같은 고수익을 보장하여 주겠다고 기망하여 반환하여야 할 원리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새로이 차입하는 것으로 하고 그 출자금증서를 발행하여 주었던 것일 뿐이고 실제로는 그 증서상에 표시된 금액 상당의 차입금이 수수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실질적인 이득의 합산액을 뜻하고, 사기죄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의 교부가 있으면 바로 성립하고, 그 후 피해자를 기망하여 편취한 재물의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이미 있던 차입원리금을 주식 구입자금 또는 신규 차입금에 새로이 투자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별도의 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1도661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실제로 교부받은 차입금을 가려서 이를 합산한 금액만을 이득액으로 보고,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그 전에 편취한 차입금의 원리금을 형식적으로만 새로이 주식을 판매하고 그 대금상당액을 수령한 것으로 하여 주권발행대장 등에 기재하거나 새로이 차입하는 것으로 하면서 그 출자금증서를 발행한 경우에 해당하는 금액은 거기에서 제외하였어야 옳았다.
결국 원심이 위와 같이 사기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을 가리지 아니한 채 주권발행대장 등에 기재된 주식대금과 출자금증서에 기재된 금액이 모두 편취된 것으로 보아 이를 합산한 금액을 이득액으로 인정한 데에는 사기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2.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은, 상습사기의 포괄일죄로 인정한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범죄사실과는 별개로 공소제기된 이 사건 사기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이는 피고인의 사기습벽의 발현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별개의 단순 사기죄로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상습사기에 있어서의 상습성이라 함은 반복하여 사기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이러한 습벽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기의 전과는 물론 범행의 횟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348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은 과거 1990. 5. 8. 배임 및 사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있고, 이 사건 사기의 범행 이후 불과 7개월 남짓 지나서 그와 유사한 방법으로 원심이 상습사기의 포괄일죄로 인정한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기 범행도 피고인의 사기습벽의 발현에 기인한 것이라고 인정되고, 따라서 이 사건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은 모두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
그런데 상습범에 있어서 공소제기의 효력은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 전체에 미치고, 또한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치는 시적 범위는 사실심리가 가능한 마지막 시점인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므로, 검사가 일단 상습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한 후(단순 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가 상습사기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이 사건의 경우도 포함된다) 그 공소의 효력이 미치는 위 기준시까지의 사기행위 일부를 별개의 독립된 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은 그 공소사실인 사기 범행이 이루어진 시기가 먼저 공소를 제기한 상습사기의 범행 이전이거나 이후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공소가 제기된 동일사건에 대한 이중기소에 해당되어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3929, 99감도97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먼저 공소가 제기된 상습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은 그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사기의 공소사실에도 미쳐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제기는 동일사건에 대한 이중기소에 해당됨에도, 원심이 이를 간과한 채 이 사건 사기의 범죄사실을 별개의 단순 사기죄로 보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상습범 및 이중기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도 이유가 있다.
3. 결 론
따라서 원심판결은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유지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