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위반] 확정[각공2013상,503]
[1] 공직선거법 제250조 의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 등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예비후보자인 피고인이, 허위 경력이 기재된 공천신청서를 갑 정당에 제출하여 갑 정당 인터넷 홈페이지 및 지역 신문들에 그 내용이 게시·보도되게 함으로써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고 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행위는 갑 정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에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1] 공직선거법 제250조 규정한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 또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또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 후보자와의 인적관계, 공표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그러한 공표행위가 행하여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예비후보자인 피고인이, 허위의 경력이 기재된 공직후보자추천신청서(이하 ‘공천신청서’라고 한다)를 갑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하여 갑 정당 인터넷 홈페이지 및 지역 신문들에 그 내용이 게시·보도되게 함으로써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고 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기간 중 2회에 걸쳐 을 대학교 교수협의회에서 총장으로 선출되었음에도 재단의 임명을 받지 못하자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고 단체를 설립한 다음 지속적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하였고, 갑 정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여 낙선하였던 점, 피고인은 지역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선거구의 갑 정당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당시 예비후보자등록신청서의 경력란에 ‘(현) 을 대학교 법정대 교수’라고 기재한 반면, 갑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에 ‘을 대학교 제9대 직선총장(현)’이라고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여 제출하였던 점, 해당 지역구에서 갑 정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에 유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히 갑 정당 지역구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천을 받을 목적에 그치지 아니하고 갑 정당의 공천을 받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에서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같은 취지에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1]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 제2항 [2]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피고인
피고인 및 검사
황선옥 외 1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노태홍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피고인, 원심 판시 제7항 기재 ‘허위사실공표’ 관련)
1) 피고인이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이하 ‘새누리당’이라고 한다)에 공직후보자추천신청서(이하 ‘공천신청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면서 여론조사용 대표경력란에 ‘○○대학교 법정대학 교수 및 제9대 직선총장 당선’이라고 기재한 부분 중 ‘당선’ 부분을 삭제한 사실이 없다.
2) 설령 피고인이 그 문구를 삭제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천신청서는 공천심사를 위한 내부용으로 사용되는 것이지 중앙당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외부에 공표될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공표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3) 공직선거법 제250조 는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 제1항 )와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위한 당내경선과 관련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 제3항 )를 구별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하여 제출한 공천신청서에 기재한 허위 내용이 외부로 공표된 것은 같은 법 제250조 제1항 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의 행위는 ‘공천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일 뿐 같은 법 제250조 제1항 에서 정한 ‘(공직선거에)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나. 양형부당(검사)
원심의 형(벌금 90만 원)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이 공천신청서의 해당 부분을 삭제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이하 ‘공천심사위원회’라고 한다)에 제출한 공천신청서를 살펴보면, 그 대표경력란에 ‘○○대학교 법정대학 교수 및 제9대 직선총장 당선’이라고 기재된 부분 중 ‘법정대학교 교수 및’과 ‘당선’이라는 문구가 각 두 줄로 그어진 후 그 삭제 부분 위에 피고인의 자필서명이 되어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공천신청서의 내용을 결정하여 작성한 다음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 중앙당 사무국에 방문하여 접수하였고, 대표경력란의 ‘당선’ 부분을 삭제한 곳에 자필로 서명하였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373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자신이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의 ‘당선’ 부분을 삭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에게 공표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에는 ‘여론조사용’이라고 부동문자로 표시되어 있고, 30여 년간 대학교수로 근무한 피고인으로서는 그 문구에 따라 대표경력란에 기재한 대표경력이 외부에 공표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새누리당은 공천신청서에 기재된 대표경력은 향후 심사과정 및 여론조사에 참고사항이 되므로 신중히 기재하도록 안내하였고 신청서식 작성요령에도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새누리당은 인터넷 홈페이지의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공천신청 현황보기’란에 피고인의 경력을 ‘현 ○○대학교 직선총장’으로 게시하였고, 이에 따라 부산일보와 국제신문도 ‘새누리당 부산·경남·울산 공천신청자 현황’이라는 기사에 같은 내용을 보도한 점, ④ 국회의원총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 지역 언론사들이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력에 관하여 보도하고, 특히 공천신청서 등에 기재된 경력 등이 지역 언론사들을 통해 공표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은 적어도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공천신청서에 기재된 대표경력이 여론조사 등 외부에 공표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에서 정한 ‘(공직선거에)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천신청후보자가 공천을 위하여 허위의 사실이 기재된 공천신청서를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하는 행위는 당내경선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는 선거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선거의 공정을 해할 여지가 없으므로 허위사실공표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지만, 이 사건은 피고인이 허위의 경력이 기재된 공천신청서를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하여 새누리당 내지 지역 언론사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나 기사를 통해 공표되도록 한 것이어서 전자의 경우와 달리 평가되어야 하는 점, ②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은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규정이고, 그 행위태양은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인적사항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최소한 선전문서와 동일한 기능을 가지는 매개체를 통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하게 하는 것인데, 여기서 ‘기타의 방법’에는 법문에 열거된 방법은 물론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모든 수단·방법이 포함되는 것인바(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도1104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에서 정한 ‘기타의 방법’에 포함된다고 보이는 점, ③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신분이나 학력 및 경력 등을 허위로 기재하여 공표하는 것은 선거인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후보자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나아가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에 대한 판단을 왜곡시켜 공정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명백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에게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이 없었다는 부분
⑴ 공직선거법 제250조 에서 규정한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 또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대법원 2007. 1. 15. 선고 2006도7473 판결 참조), 또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 후보자와의 인적관계, 공표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그러한 공표행위가 행하여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참조).
⑵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1981. 3. 1. ○○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후 1981. 10. 1.부터 2012. 2. 29.까지 같은 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는 같은 학과의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사람인바, 피고인은 교수로 재직하던 기간 중 2회에 걸쳐 ○○대학교 교수협의회에서 총장으로 선출되었음에도 재단의 임명을 받지 못하자 궁극적인 문제는 사립학교법에 있다는 생각으로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고 2011. 5.경부터 △△△△△△연구소라는 단체를 설립한 다음, 피고인의 캐리커처 등이 그려진 간판을 게시하고, 선거운동기간을 위반하여 각 간행물을 배포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하였고, 새누리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여 낙선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2011. 12. 19.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부산 남구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당시 예비후보자등록신청서의 경력란에 ‘(현) ○○대학교 법정대 교수’라고 기재한 반면, 2012. 2. 9.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공천신청서의 대표경력란에 ‘○○대학교 제9대 직선총장(현)’이라고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여 제출함으로써 새누리당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내용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되도록 하고,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에도 같은 내용이 보도되게 하였던 점, ③ 부산 남구갑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에 유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히 새누리당 지역구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천을 받을 목적에 그치지 아니하고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에서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하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수차례 안내를 받았음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의 행위는 선거와 관련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담보하고 민주정치의 유지·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 점 등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1981년경부터 2012년경까지 30여 년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여 오던 중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처음으로 출마하여 공직선거법의 관련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1회의 벌금형 이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하여 선거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점, 피고인은 교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