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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도11233 판결

[증권거래법위반][공2014하,1355]

판시사항

[1]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제1항 단서, 제2항 제214조 제2항 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의미 및 범행에 가담하지 아니한 제3자에게 귀속하는 이익이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2] 갑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회사 내부에서 생성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자신과 을의 각 자녀들 명의 계좌로 병 주식회사 주식을 매수하였다고 하여 구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자녀들 명의 계좌를 통해 병 회사 주식을 매수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을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부터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법률) 제207조의2 제1항 단서, 제2항 제214조 제2항 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은 당해 위반행위로 인하여 행위자가 얻은 이익을 의미하고,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 그 범행으로 인한 이익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전체가 취득한 이익을 말하는 것일 뿐, 범행에 가담하지 아니한 제3자에게 귀속하는 이익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2] 갑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회사 내부에서 생성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자신과 을의 각 자녀들 명의 계좌로 병 주식회사 주식을 매수하였다고 하여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이하 같다)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자녀들이 피고인과 공범 관계에 있다거나 피고인에게 계좌 명의만을 빌려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병 회사 주식 매수에 사용된 돈은 피고인과 을이 서로 상대방 자녀들 명의 계좌에 교차대여 형식으로 입금한 돈으로서 그 돈은 자녀들의 돈일 가능성이 크므로, 위 자녀들 명의 계좌를 통해 병 회사 주식을 매수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을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인한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세창 담당변호사 김현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공소외 1 회사 내부에서 생성된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 주식의 공개매수라는 미공개정보를 인식하고 있었고, 그 정보가 공개되기 이전에 이를 이용하여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매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08. 6.에 국민은행 강남 PB(Private Banking) 센터에서 설정한 사모펀드를 통하여 분할 전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구 공소외 2 회사’라 한다) 주식을 매수하였는데, 구 공소외 2 회사의 회사분할 후에는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취득한 사실이 없는 점, ② 위 사모펀드에 있던 구 공소외 2 회사 주식은 공소외 1 회사 주식과 공소외 2 회사 주식으로 분할되었는데, 피고인은 2008. 8. 12. 위 사모펀드를 해지하고 피고인과 공소외 3의 각 자녀들(이하 ‘이 사건 자녀들’이라 한다) 명의로 동부증권 계좌를 새로 개설하면서 위 사모펀드에 있던 공소외 2 회사 주식과 공소외 1 회사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동부증권 계좌로 매수하였고, 그 뒤로 이 사건 미공개정보 생성 무렵까지 공소외 1 회사 주식만 매수하였을 뿐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았던 점, ③ 피고인과 공소외 3은 검찰 조사에서 회사분할 후에는 공소외 1 회사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공소외 1 회사 주식만을 매수한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은 공소외 3 명의의 차명계좌로 매수한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매수가격보다 높은 주당 37,000원에 공소외 1 회사에 전부 매도함으로써 상당한 이익을 얻었고, 2008. 10. 피고인과 공소외 3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미공개정보 생성 이후에 오로지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2 회사 주식 공동매수에 도움을 주겠다는 이유만으로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얻은 이익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에게 귀속되지 않은 이익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자녀들 명의로 취득한 공소외 2 회사 주식도 피고인이 공소외 3이나 이 사건 자녀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공개매수라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매수한 것이고,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이 ‘ 제8조 제1항 에 따라 몰수할 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그 재산의 성질, 사용상황, 그 재산에 관한 범인 외의 자의 권리 유무, 그 밖의 사정으로 인하여 그 재산을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가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매수 주식의 소유권이 이 사건 자녀들에게 귀속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한 이상 그로 인하여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에 대하여는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고, 또한 피고인과 공소외 3의 관계, 피고인과 공소외 3이 증여세 문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상대방 자녀들에게 금원을 교차대여하는 형식을 취하고 그 자금으로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한 점에 비추어 보면 그로 인한 실질적인 이익도 피고인에게 귀속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부터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법률, 이하 같다) 제207조의2 제1항 단서, 제2항 제214조 제2항 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은 당해 위반행위로 인하여 행위자가 얻은 이익을 의미하고,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 그 범행으로 인한 이익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전체가 취득한 이익을 말하는 것일 뿐, 범행에 가담하지 아니한 제3자에게 귀속하는 이익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7622 판결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318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이하 ‘구 범죄수익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별표] 제16호, 제2호 가.목 , 제8조 제10조 에서 몰수 또는 추징 대상으로 정한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인 불법수익 역시 위와 마찬가지로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으로 보아야 하고(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1374 판결 ,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등 참조), 다만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그 분배받은 이익, 즉 실질적으로 귀속한 이익만을 개별적으로 몰수·추징하여야 하고, 그 분배받은 금원을 확정할 수 없을 때에는 이를 평등하게 분할한 금원을 몰수·추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635 판결 ,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391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자녀들 명의 계좌로 주식을 매수하여 얻은 이익에 관한 증권거래법위반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유죄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피고인과 이 사건 자녀들이 공범 관계에 있으면서 그 계좌들을 통한 주식 매수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이 전부 피고인에게 귀속하였거나 이 사건 자녀들은 단지 계좌 명의만을 빌려준 경우이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만으로는 이 사건 자녀들이 피고인과 공범 관계에 있다거나 피고인에게 계좌 명의만을 빌려주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외 2 회사 주식 매수에 사용된 돈은 2008. 9. 2. 피고인과 공소외 3이 서로 상대방 자녀들 명의 계좌에 교차대여 형식으로 입금한 돈이라는 것으로서 대여한 돈이든 증여한 돈이든 그 돈은 이 사건 자녀들의 돈일 가능성이 크므로, 이 사건 자녀들 명의 계좌를 통하여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매수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을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이 사건 자녀들 명의 계좌를 통하여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발생한 이익도 전부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은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가 정한 ‘위반행위로 인한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피고인과 이 사건 자녀들이 공범 관계에 있는지, 이 사건 자녀들 명의 계좌를 통한 주식 매수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이 피고인에게 귀속하였는지 등을 더 심리하여 피고인이 얻은 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나. 미실현 이익이므로 추징할 수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제기가 적법하다면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는지 여부나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 없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할 것이지만,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그것이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소정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할 수 있고,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며, 한편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8488 판결 참조). 그리고 상고심은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들지 않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 이외의 사유에 대하여는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6도2104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그 제출기간 내인 2011. 5. 20.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그 항소이유서에서 미실현 이익이므로 추징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고, 그 후 2011. 6. 24. 진행된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미실현 이익에 관하여 추징을 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하였을 뿐이며, 항소심은 이에 관하여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미실현 이익이므로 추징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아가 미실현 이익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추징이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3. 파기의 범위

피고인에 대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인한 증권거래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중 이 사건 자녀들 명의 계좌를 통한 주식 매수 부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는 이상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공소외 3 명의 계좌를 통한 주식 매수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 역시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보고의무 위반 관련 증권거래법위반죄 부분은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관한 부분은 전부 파기의 대상이 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