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과세표준경정거부처분취소][미간행]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여헌)
강남세무서장
2005. 11. 15.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3. 10. 7. 원고에 대하여 한 양도소득세 경정청구거부처분(과세표준 466,742,874원을 361,661,624원으로 감액경정하는 것에 대한) 중 과세표준을 363,163,463원으로 감액경정하는 것을 거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주문과 같다(원고는 주문기재 경정청구거부처분의 전부 취소를 구하다가 당심에서 그 중 과세표준을 363,163,463원으로 감액경정하는 것을 거부한 부분의 취소만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1.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국세기본법상의 경정청구제도는 착오 등으로 인하여 신고액이 ‘세법에 의하여 신고 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하거나, ‘세법에 의하여 신고하여야 할’ 결손금액 또는 환급세액에 미달하는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과세법규에 따라 과세표준신고를 한 후 위 법규가 상위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경정청구를 하였는바, 이는 국세기본법이 규정하는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경정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원고의 경정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이를 거부하는 회신을 하였더라도 이를 가리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국세기본법 제45조의 2 는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간 내에 제출한 자에게 일정한 경우에 당초 신고한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는 경정청구권을 인정하고, 같은 조 제1항 제1호 에서 경정청구사유 중 하나로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이 세법에 의하여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본안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소득세법 관련규정에 따라 법정신고기간 내에 양도가액 및 취득가액을 실지거래가액으로 하여 양도소득세의 예정신고를 하면서 취득가액의 실지거래가액을 당초 소득세법시행령 제163조 제9항 에 의하여 산정하였다가 위 규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다시 같은 조 제12항 에 따라 취득가액을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과세표준과 세액의 경정을 구하고 있는 것인 바, 이는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이 적법한 소득세법 규정에 의하여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국세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경정청구에 대하여 심사한 후 이를 거부한 것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처분 경위 등
원고는 미합중국 워싱턴주 캣슬럭크시에 살며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지 않은 비거주자인바, 1998. 8. 4. 아버지 소외 1로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369-1 현대아파트 25동 (호수 생략) 174.96㎡(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증여받은 뒤, 2003. 8. 20. 소외 2에게 이를 대금 9억 5,000만 원에 양도하였는데, 2003. 8. 7. 위 실지거래가액을 양도가액으로 한 양도소득세의 예정신고를 하면서, 취득가액을 소득세법시행령 제163조 제9항 에 의한 증여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소정의 평가액으로 산정한 과세표준 466,742,874원으로 하여 신고하였다가, 2003. 8. 18. 피고에게 위 취득가액을 소득세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소정의 환산가액으로 산정한 과세표준 361,661,624원으로 경정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으나, 2003. 10. 7. 피고로부터 “실지거래가액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고가주택의 경우, 소득세법시행령 제163조 제9항 에 따라 증여받을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정한 평가 가액을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받았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처분의 경위와 관계 법령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관계 법령상 증여로 취득할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알 수 없는 경우, 증여받은 자산의 양도차익은 소득세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에 의한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을 취득가액으로 하여 이를 산정하여야 마땅하고, 소득세법시행령 제163조 제9항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은 모법에 구체적인 위임근거가 없어 조세법률주의에 반할 뿐만 아니라, 양도차익의 계산에 관한 소득세법의 기본 취지나 실질과세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증여받은 양도자산의 양도차익을 산정하면서 이 사건 규정에 따른 평가가액을 기초로 하였으니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서 조세요건과 부과징수절차를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의 집행에 있어서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 적용하여야 하며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은 허용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법률의 위임이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조세요건과 부과징수절차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또는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함부로 유추, 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반 된다.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구 소득세법(2003. 12. 30. 법률 제7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96조 제1항 은 토지 또는 건물의 양도가액은 당해자산의 양도당시 기준시가에 의하되, 다만 당해 자산이 법 제98조 제3호 의 규정에 의한 고가주택의 기준에 해당하는 주택(이하 고가주택이라고만 한다. 앞서 본바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은 양도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이 9억 5,000만 원으로 위 규정에 따라 고가주택에 해당한다)인 경우에는 양도자와 양수자간에 실제로 거래한 가액(이하 실지거래가액이라 한다)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법 제97조 제1항 은 양도차익의 계산에 있어서 양도가액에서 공제할 필요경비 중 하나인 취득가액은 토지 또는 건물의 경우 당해 자산의 취득당시의 기준시가로 하되, 다만, 당해 자산이 고가주택인 경우에는 그 자산의 취득에 소요된 실지거래가액에 의하고,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에 의한다고 규정 하고 있는데, 이러한 위임에 따라 규정된 구 소득세법시행령(2003. 12. 30. 대통령령 제181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163조 는 제12항 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이라 함은 제176조의 2 제2항 내지 제4항 의 규정에 의한 가액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이 사건 규정인 제9항 에서는 상속 또는 증여 받은 자산에 대하여 따로 규정을 두어 그 취득에 소요된 실지거래가액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내지 제66조 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과 같은 고가주택의 양도차익을 계산함에 있어 양도가액 및 취득가액은 실지거래가액에 의하되, 그 취득가액의 실지거래가액이 확인되지 않을 때 추계조사 방법인 매매사례가액(취득일 전후 각 3월 이내에 당해 자산과 동일성 또는 유사성이 있는 자산의 매매사례가 있는 경우 그 가액), 감정가액(취득일 전후 각 3월 이내에 당해 자산에 대하여 2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것으로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 환산가액(양도당시의 실지거래가액, 매매사례가액 또는 감정가액에 양도당시의 기준시가에대한 취득당시의 기분시가의 비율을 곱해서 계산한 가액)을 순차로 적용하여 산정하도록 하면서도,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재산인 경우에는(상속 또는 증여의 경우 그 성질상 실지거래가액이 있을 수 없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규정에 따라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불특정다수인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상속개시일전 6월, 증여일전 3월로부터 과세표준신고의 기간 중 당해 재산에 대한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액, 당해 재산에 대하여 2이상의 총리령이 정하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외의 목적으로 재산을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 당해 재산에 대하여 수용 또는 공매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상가액 또는 공매가액 등도 시가로 인정된다)로 하고, 부동산의 경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준시가로 하게 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그 성질상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을 구분할 필요가 없으므로 환산가액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규정은 상속 또는 증여받은 부동산인 경우 그 취득당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환산가액에 의하여 실지취득가액을 산정함이 없이 기준시가를 실지취득가액으로 곧바로 간주해 버리는 결과가 되는 바(그 외의 경우에는 실지취득가액을 알 수없는 경우에도 양도당시의 실지거래가액 등을 알 수 있다면 취득가액은 최소한 환산가액으로 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취득가액의 실지거래가액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에 의한다고 규정한 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의 규정과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상 실지거래가액의 개념을 그와 같이 확장하여 규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위임한 근거도 찾아 볼 수 없다.
(다) 피고는, 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의 “실지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적용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시행령 제176조의 2 제3항 이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환산가액 외에 제4호 에서 기준시가를 추가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법 규정의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은 예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따라서 위 시행령 규정에 의하여 기준시가도 실지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의 계산방법의 하나로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시행령 규정은 원래 소정의 사유로 장부 기타 증빙서류에 의하여 당해자산의 양도당시 또는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인정 또는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양도가액 또는 취득가액을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환산가액 또는 기준시가 등에 의하여 추계조사 하여 결정 또는 경정할 수 있도록 한 소득세법 제114조 제5항 의 위임에 따라 추계조사 방법으로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환산가액 및 기준시가의 산정 방법을 규정한 것인데, 양도차익을 계산함에 있어서 양도가액을 실지거래가액에 의하는 때에는 취득가액도 실지거래가액에 의하고, 양도가액을 기준시가에 의하는 때에는 취득가액도 기준시가에 의한다는 이른바 동일기준 과세원칙을 규정한 소득세법 100조 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제114조 제5항 의 규정에 의하여 양도가액을 매매사례가액ㆍ감정가액으로 하는 경우에는 취득가액도 매매사례가액ㆍ감정가액ㆍ환산가액에 의하여야 하고 양도가액에 기준시가를 적용하는 경우에만 취득가액을 기준시가에 의하여 산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시행령 제176조 2 제3항 이 기준시가를 포함하고 있다하여 위 다목 규정의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또는 환산가액”은 예시적인 것이고 양도가액을 실지거래가액으로 하는 경우에도 위 시행령규정에 따라 취득가액을 기준시가로 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는 다시, 증여와 같이 무상으로 재산이 이전되는 경우에는 취득 시 그 대가를 지급한 바 없어 취득가액의 실지거래가액이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양도가액이 실지거래가액인 경우에 취득가액도 실지거래가액으로 하여야 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취득가액은 영이 되어 양도가액이 바로 양도차익이 되어야 하는 것이나 이렇게 할 경우 납세자의 부담이 크게 되므로 납세자에게 유리하도록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을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공제할 수 있도록 이 사건 규정을 특별히 제정한 것이어서 이는 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과 어긋나거나 법상 실지거래가액의 개념을 확장하여 규정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양도차익의 계산에 있어서 취득가액은 필요경비 중 하나로서 양도가액에서 공제되는 것이므로 증여 또는 상속재산과 같이 무상으로 취득한 재산에 있어서 그 취득가액은 논리적으로 항상 영이 될 수밖에 없어 취득가액을 실지거래가액에 의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기준시가에 의하도록 한 경우에는 피고 주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법은 취득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칙적으로 기준시가에 의하도록 하면서 양도재산이 증여 또는 상속으로 취득한 것인지 여부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규율하고 있는 바, 그렇다면 취득가액을 예외적으로 실지거래가액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재산의 취득원인을 따지지 않고 동일하게 규율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양도재산이 증여 또는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인 경우에는 다른 재산과 달리 취득가액의 실질거래가액이 존재하지 않아 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이 적용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로인한 납세자의 불이익을 덜어주기 위하여 특별히 이 사건 규정이 제정된 것이라는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라) 이렇게 볼 때, 양도소득세를 산정함에 있어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자산에 대한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규정한 시행령 제163조 제9항 은 모법인 소득세법의 규정과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득세법상 위임의 근거도 없어 모법에 규정된 과세요건내용을 확장하거나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이므로 이는 결국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으니,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차익을 계산함에 있어 취득시의 실지거래가액은 법 제97조 제1항 제1호 다목 , 시행령 제163조 제12항 에 의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환산가액에 의하여야 하는 바, 다만 그 환산가액의 산정기초가 되는 양도당시의 기준시가가 당초 원고의 주장과는 달리 722,500,000원이고 이를 기초로 한 이 사건 양도소득세의 과세표준이 363,163,463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과세표준을 363,163,463원으로 경정하는 것을 거부한 부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 중 과세표준을 363,163,463원으로 경정하는 것을 거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 중 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