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무효확인][미간행]
[1] 근로계약 종료사유로서 해고의 의미
[2]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면서 관리소장에게 근로계약 자동해지를 통지한 사안에서, 근로관계의 종료가 근로자인 관리소장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사용자가 사업을 폐지하면서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는 것이 정리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4]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면서 관리사무소 직원 전원을 해고한 사안에서, 공동주택 관리방식 변경은 사업폐지라 볼 수 없고, 그에 따른 관리사무소 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5] 정리해고의 요건으로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다는 것의 의미 및 그 방법과 정도
[6]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면서 관리소장을 포함한 관리사무소 직원 전원을 정리해고하였는데, 이들 중 취업을 원한 직원들은 모두 위탁관리업체에 고용된 반면, 관리소장은 그 업체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안에서, 관리소장이 위탁관리업체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은 관리방식에 불만을 품고 스스로 이를 거부하였기 때문이고, 입주자대표회의로서는 위탁관리업체로 하여금 관리소장을 고용하도록 부탁하는 등의 노력을 함으로써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달리 위탁관리업체가 새로운 관리소장을 내정한 사실 등을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1] 근로기준법 제23조 [2] 근로기준법 제23조 [3] 근로기준법 제23조 , 제24조 [4] 근로기준법 제23조 , 제24조 [5] 근로기준법 제24조 [6] 근로기준법 제24조
[1]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공1993하, 3160) [3] 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7457 판결 (공1993하, 2016)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27975 판결 (공2002상, 45)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3다7005 판결 (공2003상, 1267) [5]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공2002.하, 1901)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공2004상, 363)
원고
고색2차태산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1997. 12. 28.부터 피고가 관리하는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887-56 소재 고색2차태산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관리소장으로 채용되어 근무한 사실, 피고는 효율적인 관리운영을 위하여 입주자대표회의 임시회의를 거쳐 2009. 3. 14.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피고가 직접 관리하는 자치관리에서 전문관리업체에 위탁하는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결의한 후 입주자 93.1%의 동의를 얻어 2009. 4. 10. 세화종합관리 주식회사(이하 ‘세화종합관리’라고 한다)를 위탁관리업체로 선정한 사실, 피고는 세화종합관리와 사이에 2009. 5. 20.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하기로 하고, 2009. 4. 16. 원고에게 관리방법이 변경됨에 따라 2009. 5. 20.자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자동해지됨을 통지한 사실(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라고 한다),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직원으로는 원고 외에 소외 1, 2, 3, 4가 있었는데, 세화종합관리는 2009. 4. 30.(원심판결의 ‘2009. 4. 13.’은 오기로 보인다)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개별 면담을 통하여 소외 1, 4, 2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러나 원고는 세화종합관리와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함으로써 세화종합관리에 의한 위탁관리가 시작된 2009. 5. 20.부터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정리해고는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서 기업의 유지·존속을 전제로 그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를 해고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와 달리 사용자가 사업을 폐지하면서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한 유효하다 ( 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7457 판결 ,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2797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관리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 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14779 판결 등 참조),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2009. 4. 16. 별다른 조치 없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2009. 5. 20.자로 자동 종료되고 원고가 알아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라는 이 사건 해고통지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세화종합관리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종료되기 전에 미리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이정우를 내정하여 놓은 점, 세화종합관리가 원고에게 관리업무 인수인계를 요구하면서 보낸 공문에도 관리소장인 원고의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세화종합관리에게 원고의 고용승계를 부탁하였다고 보기도 어렵고, 원고를 제외한 기존의 직원들에 대한 면접이 실시된 후 일부가 재채용되었다고는 하나, 원고의 경우는 면접통보 이전에 이미 원고의 직책에 해당하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이 정해져 있는 이상 원고에 대한 면접은 형식이나 명목에 불과할 뿐, 피고가 애초부터 원고의 고용을 승계시킬 의사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와 다음에서 보는 사정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이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근거로서 들고 있는 사정들 중, 세화종합관리가 원고의 근로계약이 종료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을 내정하여 놓았다거나, 관리업무 인수인계를 요구하는 공문에 고용승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였다는 점은 그 자체로 피고와는 별개이고 그 지배영역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운 세화종합관리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근거로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지를 한 점에 관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해고통지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6조 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이 2009. 5. 20.부터 위탁관리로 변경됨으로써 원고를 비롯한 관리직원들을 해고하게 되었음을 예고하기 위하여 통지한 것으로서, 이 또한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와는 무관함이 분명하다.
오히려 원심이 채용한 을 제2호증의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5의 증언 등에 의하면, 피고는 2009. 3. 10. 이 사건 아파트 관리방식을 변경하기 위한 입주자대표 임시회의에서 관리사무소 직원의 고용을 승계시킬 것을 결의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의 회장 소외 6은 세화종합관리를 위탁관리업체로 선정한 직후 세화종합관리의 본부장인 소외 5에게 원고를 포함한 관리사무소 직원 5명의 고용을 승계하여 줄 것을 부탁한 사실, 이에 위 소외 5 등은 2009. 4. 13. 원고에게 고용승계 등과 관련한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라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이를 거절하였고, 이후에도 계속 면담요청을 거절한 사실, 이후 원고는 소외 5 등으로부터 2009. 4. 30. 실시되는 채용면접에 응할 것을 요청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세화종합관리에서 새로운 관리소장을 내정한 후에는 다른 아파트에서라도 근무할 수 있도록 채용면접에 응하라는 통지를 받고도 계속 응하지 아니한 사실, 한편 원고를 제외한 관리사무소 직원 중 세화종합관리로의 취업을 원한 3명은 모두 세화종합관리에 고용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세화종합관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은 관리방식의 변경에 불만을 품고 스스로 이를 거부하였기 때문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로서는 세화종합관리로 하여금 원고를 고용하도록 부탁하는 등의 노력을 함으로써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나머지 정리해고의 요건에 관하여도 살펴본 다음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의 유효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정리해고에 있어서 해고회피노력의 정도와 방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