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미간행]
[1]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인 탈세 목적의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경료된 타인 명의의 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3]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명의신탁된 부동산에 관하여 2005. 11. 1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로서, 2008. 5. 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와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2008. 5. 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에 대하여 이미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더라도 그 이전에 완성된 이 사건 범행을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이 일사부재리 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55조 제1항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 제3조 제1항 , 제4조 [2] 민법 제103조 , 제746조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조 , 제2조 제1호 , 제3조 제1항 , 제4조 [3]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 헌법 제13조 제1항
[1]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 (공2002상, 220)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도6209 판결 (공2002상, 833)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1029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884 판결 [2]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공2004상, 19)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4다27488, 27495 판결 (공2004하, 1650)
피고인
피고인
변호사 김병철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살펴본다.
1.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피해자가 대전 유성구 원내동 306-17 대지 및 지상 건물을 공소외 1 소유의 대전 유성구 원내동 (이하 지번 1 생략) 대지 233.7㎡ 및 지상 건물과 그에 인접하여 있는 같은 동 (이하 지번 2 생략) 대지 258㎡ 및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등과 교환하였는바, 교환받은 부동산 중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는 세금문제를 고려하여 피고인의 처 공소외 2 명의로 이전등기함으로써 이를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심리미진 등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2. 부동산을 그 소유자로부터 매수한 자가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제3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제3자 앞으로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 제3자가 그와 같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자기 명의로 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신탁자와의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교환계약의 당사자는 피해자 공소외 3의 처인 공소외 4이고, 이 사건 부동산의 전소유자였던 공소외 1 역시 당시 위 교환계약의 당사자가 공소외 4라고 알고 있었으며,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3과의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처인 공소외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이른바 ‘제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명의신탁된 이 사건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였으므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명의신탁과 횡령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3.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실권리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되 다만 그에 관한 등기를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법률이 비록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참조), 이는 탈세의 목적으로 한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진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피고인 처 명의로 마쳐진 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이 사건 범행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05. 11. 1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로서, 2008. 5. 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와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2008. 5. 8.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에 대하여 이미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불가벌적 사후행위 이전에 완성된 이 사건 범행을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이 일사부재리 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공소사실이 아닌 2008. 5. 8.자 근저당권 설정행위에 관하여 그것이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국선변호인의 주장은 그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5.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