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이전등기][공1996.2.15.(4),497]
[1] 토지의 타주점유자가 소유자로부터 그 토지를 매수한 후 대금 중 일부만을 납부한 경우, 그 매매계약 체결 사실만으로 자주점유로 전환되는지 여부
[2] 타주점유를 상속으로 승계한 자의 점유의 성질
[1] 어느 토지를 타주점유하는 자가 소유자로부터 그 토지를 매수함에 있어,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4회에 걸쳐 분납하되 그 대금을 완납한 후가 아니면 소유권의 이전을 받을 수 없고,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에는 매도인의 승인 없이 매매 목적물의 전대, 양도나 저당권 설정 기타 제한물권의 설정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매매 목적물의 원형 또는 사용 목적의 변경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그 대금 일부만을 납부하였지 4회에 걸쳐 분납하기로 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 점유자와 소유자 사이에 그와 같은 내용의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그 대금이 완납되기 전에는 매수인이 매매 목적물인 토지를 소유자와 동일한 지배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게 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 점유는 여전히 타주점유로 남게 된다.
[2] [1]항의 매수인의 상속인들이 상속으로 인하여 그 점유를 계속한 경우, 그 상속인들의 점유의 성격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석주 외 5인)
부산광역시 영도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조)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1이 망 소외인(1976. 3. 11. 사망)과 혼인하여 해방 직후부터 그와 함께 이 사건 토지 상의 귀속부동산인 목조와즙 2층 주택에서 거주해 오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해 오다가 1963. 1. 29. 위 망인 명의로 국가로부터 위 주택을 대금 12,000원에 매수하였으며, 그 부지인 이 사건 토지는 1968. 12. 31. 그 소유자인 소외 부산광역시로부터 대금 1,230,000원에 각 매수하였고, 원고 2도 1962. 11. 11. 위 주택에서 출생한 후 그 곳에서 원고 1과 함께 거주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해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1968. 12. 31.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이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때부터 20년이 경과한 1988. 12. 31. 그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면서, 부산광역시가 1974. 1. 21. 이 사건 토지의 잔대금 미납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시유재산 연부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그 당시 원고들의 점유가 타주점유로 전환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매매 당시 원고 1은 매매대금 중 246,000원을 납부하면서 잔금 984,000원은 1969년부터 1972년까지 매년 12. 31. 금 246,000원씩 4회에 걸쳐 분할하여 납부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원고 1이 분할 납부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아 부산광역시가 1972. 1. 7.경부터 1973. 11. 24.까지 사이에 3회에 걸쳐 그 납부를 최고한 후 1974. 1. 21. 위 원고에게 잔금납부 불이행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보를 한 사실, 부산광역시 또는 그로부터 지방자치법 제5조 에 따라 이 사건 토지를 승계받은 피고는 계약해제한 때부터 상당기간이 지난 1984년경부터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의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부과해 왔으나 원고들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위 매매계약에 대한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변상금을 부과하여 왔다는 사유만으로는 원고들의 자주점유가 타주점유로 전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88. 12. 31.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 점유자는 원칙적으로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망 소외인이나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게 된 것은 귀속부동산인 그 지상 가옥에 연고권을 가지고 거주하게 된 때문임이 분명하여, 그들의 점유는 점유의 시초에 타주점유임이 명백하므로 자주점유의 추정은 이로써 번복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망 소외인이나 원고들의 이 사건 토지의 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되었다고 보려면 소유자에게 소유의 의사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표시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소유의 의사는 소유자와 동일한 지배를 사실상 행사하려는 것인데(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11961 판결 , 1994. 10. 21. 선고 94다17475 판결 참조), 이 사건 토지의 매매계약서(갑 제8호증)에 의하면, 매수인은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매매 대금을 4회에 걸쳐 분납하되, 그 대금을 완납한 후가 아니면 소유권의 이전을 받을 수 없고(제11조), 매수인은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에는 매도인의 승인 없이 매매 목적물의 전대, 양도나 저당권 설정 기타 제한물권의 설정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매매 목적물의 원형 또는 사용 목적의 변경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음을(제7조) 알아볼 수 있음에도, 원심판결 이유 설시와 같이 망 소외인이나 원고들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 일부만을 납부하였지, 4회에 걸쳐 분납하기로 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납부하지 않았음이 분명한 이상, 망 소외인과 부산광역시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그 대금이 완납되기 전에는 망 소외인이나 원고들이 매매 목적물인 이 사건 토지를 소유자와 동일한 지배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게 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그 점유는 여전히 타주점유로 남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들이 위 소외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그 점유를 계속한 이상 원고들의 점유의 성격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다카55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매매계약의 체결 사실만으로 원고들의 점유가 종전의 타주점유에서 자주점유로 변환된 것처럼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자주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는 이 점을 지적하는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는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