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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두8766 판결

[농지전용불허가처분취소][공2000.5.15.(106),1080]

판시사항

[1] 복합민원에 있어서 필요한 인·허가를 일괄하여 신청하지 아니하고 그 중 어느 하나의 인·허가만을 신청한 경우, 근거 법령이 아닌 다른 관계 법령을 고려하여 그 인·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농지전용허가에 관한 심사기준을 규정한 구 농지법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2호의 규정 취지

[3] '강화군 향토유적조례'에 의하여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봉오리 돈대(돈대)에 인접한 토지에 주택 등을 신축하기 위한 농지전용허가신청에 대하여 향토유적의 보호를 이유로 거부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하나의 민원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관계 법령 등에 의하여 다수 관계기관의 허가·인가·승인·추천·협의·확인 등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복합민원에 있어서 필요한 인·허가를 일괄하여 신청하지 아니하고 그 중 어느 하나의 인·허가만을 신청한 경우에도 그 근거 법령에서 다른 법령상의 인·허가에 관한 규정을 원용하고 있거나 그 대상 행위가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절대적으로 금지되고 있어 그 실현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를 고려하여 그 인·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 구 농지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소정의 농지전용허가에 관하여 그 심사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구 농지법시행령(1997. 9. 11. 대통령령 제154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은 제2호에서 '전용하고자 하는 농지가 전용목적사업에 적합하게 이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들고 있고, 이는 농지전용허가가 있었음에도 그 전용목적사업을 실현할 수가 없어 결과적으로 농지가 이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둔 심사기준이어서 전용목적사업의 실현에 관하여 법령 등에 의한 인·허가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인·허가의 요건을 갖추고 있을 것도 그 내용으로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3] '강화군 향토유적조례'에 의하여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봉오리 돈대(돈대)에 인접한 토지에 주택 등을 신축하기 위한 농지전용허가신청에 대하여 향토유적의 보호를 이유로 거부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강화군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7. 5. 6. 인천 강화군 (주소 생략). 전 1,177㎡ 중 336㎡(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관하여 전용목적을 '부지조성 후 주택 및 화장실 건립'으로 하여 농지전용 허가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같은 해 5월 17일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향토유적인 분오리 돈대(돈대)의 주변 경관을 저해하고 그 보호·보존에 영향을 미치며 돈대의 화망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그 전용을 불허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농지법에 따른 농지전용허가는 농지법과 그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접적인 제한사유만을 심사하여 그 허부를 결정하여야 하며, 농지법과 그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제한사유 이외의 사유를 들어 이를 불허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삼은 문화재 보호 등은 문화재보호법령과 건축법상 건축행위에 대한 허가를 제한하는 사유가 될 뿐 농지법과 그 시행령상 농지전용허가를 제한할 수 있는 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그러한 사유를 들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농지전용허가를 불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였다.

2. 하나의 민원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관계 법령 등에 의하여 다수 관계기관의 허가·인가·승인·추천·협의·확인 등(이하 '인·허가'라고 한다)을 받아야 하는 복합민원의 경우 필요한 인·허가를 일괄하여 신청하지 아니하고 그 중 어느 하나의 인·허가만을 신청한 경우에도 그 근거 법령에서 다른 법령상의 인·허가에 관한 규정을 원용하고 있거나 그 대상 행위가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절대적으로 금지되고 있어 그 실현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를 고려하여 그 인·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3. 27. 선고 96누1977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구 농지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6조 제1항 소정의 농지전용허가에 관하여 그 심사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농지법시행령(1997. 9. 11. 대통령령 제154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8조 제1항은 제2호에서 '전용하고자 하는 농지가 전용목적사업에 적합하게 이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들고 있고, 이는 농지전용허가가 있었음에도 그 전용목적사업을 실현할 수가 없어 결과적으로 농지가 이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둔 심사기준이어서 전용목적사업의 실현에 관하여 법령 등에 의한 인·허가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인·허가의 요건을 갖추고 있을 것도 그 내용으로 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 그러므로 원심이 농지법상의 농지전용허가는 농지법이나 그 시행령에서 직접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유만을 심사하여 그 허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는 것은 농지전용허가에 관한 위와 같은 농지법시행령상의 심사기준에 관한 규정의 의미를 오해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구 건축법(1999. 2. 8. 법률 제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 제1항의 규정상 건축허가는 건축물의 대지가 도시계획구역이나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하여 지정된 도시지역과 준도시지역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지역에 속하거나 건축물의 규모가 연면적 200㎡ 또는 3층 이상인 경우에 요구되는 것인 반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는 국토이용관리법상 준농림지역에 속하는 농지이고, 원고가 이를 전용하여 신축하고자 하는 주택 및 화장실도 연면적이 101.31㎡인 지상 1층의 건축물임을 알 수 있을 뿐이어서(기록 30면), 이 사건 토지에 위와 같은 규모의 건축물을 신축하는 것이 건축법상 건축허가가 요구되는 건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구 문화재보호법(1999. 1. 29. 법률 제5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4조 내지 제8조, 제20조 제4호, 제55조제58조 제2항에 의하면, 문화재 혹은 그 보호구역에서의 현상변경 행위 등은 소정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는 그 문화재가 국가지정 문화재 또는 시도지정 문화재이거나 시도지사가 지정한 문화재자료에 해당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데 비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원심 판시의 분오리 돈대는 이 사건 처분 당시 '강화군 향토유적조례'에 기하여 지정된 향토유적일 뿐 위와 같은 문화재보호법상의 지정문화재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알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향토유적 인접지에서의 건축행위에 문화재보호법상의 허가가 요구된다고도 할 수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강화군 향토유적조례'를 근거로 삼았음이 분명하고, 이 조례는 지방자치법 제10조 제2항과 그 시행령 제8조 [별표 1] 제5항 (다)목의 2에서 시·군의 자치사무로 규정하고 있는 비지정문화재(향토유적 등)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토지와 같은 향토유적 인접지에서의 건축행위에 대하여 허가제 등의 제한을 직접 법률의 위임에 따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농지법상의 농지전용허가 여부를 심사하는 데에는 그 전용 목적과 관련된 다른 법령상의 인·허가 요건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구체적으로 전용목적사업으로 삼고 있는 이 사건 주택 및 화장실의 신축은 인근에 향토유적인 원심 판시의 분오리 돈대가 있다고 하여 건축법이나 문화재보호법 또는 '강화군 향토유적조례'상 별도의 인·허가 등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한편 농지법이나 그 시행령에서 이러한 향토유적의 보호를 농지전용허가의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도 아니하므로, 결국 이러한 사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농지전용허가신청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농지법상의 근거를 결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국 그 결론에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복합민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이임수 송진훈(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4.23.선고 97구4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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