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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5. 8. 선고 99도4699 판결

[업무상횡령·사기미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2001.7.1.(133),1418]

판시사항

[1]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의 의미

[2] 사찰재산의 관리처분권한이 부여된 자의 사찰재산 사용이 업무상횡령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업무상횡령죄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여야 할 것이고(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여기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한다.

[2] 사찰창건 이래 사찰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한이 부여되어 사찰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었던 자가 병원치료비와 장학금지급 등을 위하여 사찰재산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업무상횡령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피고인

피고인 1외 1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율곡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진영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증법칙 및 경험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기미수의 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련 증거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및 경험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사문서위조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공소사실 기재 사암등록증 및 주지임명장이 적법하게 발급된 주지신분증의 기재 내용과 부합하게 추후에 그 발급을 대리할 적법한 권한이 있는 피고인 2에 의하여 발급된 것임이 인정되는 이상, 날짜를 소급하였다거나 소급일자에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던 김대관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의 명의로 발급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위조하려는 범의까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증거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문서위조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업무상횡령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여야 할 것이고(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여기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한다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도4088 판결, 2000. 12. 27. 선고 2000도400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80년 1월경 소외 김덕선으로부터 안양시 비산동 산 186의 27 지상의 무허가 건물 약 9평 정도를 대금 4,000,000원에 매수한 후 당시 과천시에서 공소외 사찰이라는 명칭으로 대한불교 일승종 산하의 사찰을 운영하던 공소외 정순조(법명 : 치봉)를 주지로 모셔 공소외 사찰이라는 명칭으로 사찰을 창건한 다음 관할관청에 사찰등록을 하고 같은 해 4월경 대한불교 일승종(이하 '일승종'이라고 한다)에 그 소속 사찰로 등록을 마친 사실, 피고인 1 및 위 정순조는 위와 같이 공소외 사찰을 창건한 후 위 정순조가 주지로서 불사를 집행하여 왔는데 1986년경에 이르러 위 정순조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사를 집행하기 어렵게 되자 그 주지직을 피고인 1에게 이양하기로 하여 같은 해 4월 16일경 일승종 종단에 주지명의변경신청을 함으로써, 일승종 종단에서는 "주지는 총무원장이 임면하고, 사재를 희사하여 창건한 후 본종에 등록한 사찰은 창건주의 희망에 따라 주지직을 승계할 수 있다." 는 종헌 규정(제95조 제1항, 제98조)에 따라 피고인 1을 공소외 사찰의 주지로 임명하고 피고인 1에게 주지신분증과 주지임명장을 교부한 사실, 공소외 사찰은 그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하여 아무런 규약을 두고 있지 않고, 그에 관하여 신도들의 총회에서 결의를 하거나 내부적인 의사결정을 거치는 등의 방식이 아니라 창건이래 피고인 1에게 사찰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한이 부여되어 피고인 1이 사찰 운영의 책임자로서 신도들이 내는 시주 등을 모아 이를 공소외 사찰의 운영자금과 피고인 1 및 승려들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여 온 사실, 피고인 1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사찰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금 418,890,686원을 ① 공소외 사찰의 주지로서 그 내분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소송의 변호사선임료, 인지대 등 소송경비, ② 자신의 병원치료비, ③ 공소외 오후권, 김숙자가 공소외 사찰의 통장을 관리함에 따라 자신이 4년 정도 공소외 사찰을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지출한 경비에 대한 사후 충당금, ④ 경로행사, 합동결혼식 등의 행사비용, ⑤ 장학금 지급, ⑥ 사찰의 시설공사, ⑦ 기자재 용품대금, ⑧ 기타 일반 필요 경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과 같이 공소외 사찰의 창건이래 사찰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한이 부여되어 사찰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었던 피고인 1이 위와 같은 용도로 금원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업무상 임무에 위배된 금원의 사용이라거나 그와 같은 금원의 사용에 있어서 피고인 1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검사는 상고이유서에서 적어도 피고인 1이 개인의 병원치료비와 장학금으로 위 금원의 일부를 사용한 것은 업무상횡령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사찰은 피고인 1에게 보수를 주지 아니하는 대신 사찰재산에서 생활비등을 사용하도록 하여 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이 위 금원의 일부를 병원치료비로 사용하였다 하여 업무상횡령이 된다고 할 수 없고, 앞서 본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공소외 사찰의 창건과정, 재산의 관리처분관계, 운영 실상 등에 비추어 피고인 1이 위 금원 중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임무에 위배하여 금원을 사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그 이유설시에 있어서 표현상 다소 부적절한 점이 없지는 않으나, 결국 피고인 1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사용한 것이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1에게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업무상횡령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