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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전지방법원 2005. 5. 20. 선고 2005노219 판결

[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증거인멸·직무유기][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이영철

변 호 인

변호사 오영권외 4인

주문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74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3. 5. 10.자 (상호 생략2)오락실과 관련한 증거인멸의 점과 직무유기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직무유기의 점에 대하여

1) 피고인은 2003. 5. 10. 경 성명불상의 민원인으로부터 오락실의 기판을 압수하는 것이 재산권 침해가 아니냐는 항의성 전화를 받고 공소외 1에게 민원 해소 차원에서 기판을 돌려줄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돌려주라고 하였을 뿐 당시에 증거를 인멸하거나 직무를 유기할 의사가 없었다.

2) 이 사건 오락실 기판은 필요적 몰수 대상이 아니고, 임의제출물로서 압수의 효력 발생 이전에 돌려 준 것이므로, 증거인멸죄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2)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직무유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호 생략2)오락실 단속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공소외 1에게 (상호 생략2)오락실에서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는데, 공소외 1이 (상호 생략1)오락실 운영자에게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면서 같은 날 단속된 (상호 생략2)오락실 운영자에게도 형평성 차원에서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었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상호 생략2)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죄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2항의 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징역 1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였으면서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모든 책임을 공소외 1에게 떠넘기고 있으며,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을 개연성이 높은바, 피고인의 지시에 의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공소외 1이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음에도 다른 사건에서 동종 범행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확정된 후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도 징역 8월을 선고받은 점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선고된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직무유기의 점에 대한 판단

(1) 기초사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02. 7.경부터 2004. 2.경까지 (명칭 생략)경찰서 방범과장으로 근무하였고, 공소외 1은 2002. 1. 29.경부터 2004. 초경까지 (명칭 생략)경찰서 방범과 방범지도계에서 근무하였다.

(나) 2003. 5. 9. 14:00경 공소외 1은 충남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 소속 공소외 3으로부터 대전 (상세번지 생략) 소재 (상호 생략2)오락실( 공소외 2 운영)에 단속을 나와 있으니 이를 지원하고 서류를 인계해가라는 전화를 받고, (명칭 생략)경찰서 방범지도계 소속 경찰관 3인(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과 함께 지원을 나가 위 공소외 3 및 (명칭 생략)경찰서 직원 등과 합동으로 위 (상호 생략2)오락실에 대해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을 마치고 변조된 ‘잭바(Jack Bar)’ 오락기 기판 95개 1,900만 원 상당을 압수하여 현장을 떠나려고 할 즈음, 업주가 형평에 어긋나게 왜 자신의 오락실만 단속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하였고, 이에 공소외 3은 공소외 1 등에게 현장 정리를 맡기고 계획에 없었던 다른 오락실 단속을 위해 현장을 떠났다.

(다) 공소외 1은 (상호 생략2)오락실에서 현장 정리중 위 공소외 3으로부터 근거리의 같은 동 (번지 생략) 소재 (상호 생략1)오락실( 공소외 7 운영)에서 단속중이니 지원을 오라는 전화를 받고, 다시 위 (상호 생략1)오락실로 이동하여 공소외 3 등과 합동으로 단속을 마치고, 변조된 ‘양자방(Yang Ja Bang) 2' 오락실 변조기판 81개 2,560만 원 상당을 압수하여 퇴근시간 무렵 (명칭 생략)경찰서 사무실로 복귀하였다.

(라) 공소외 1은 사무실로 복귀한 후, 현장에서 작성하지 못한 업주 시인서와 압수조서의 작성을 위해 같은 날 20:00경 위 (상호 생략1)오락실과 (상호 생략2)오락실 업주를 소환하여 시인서를 받았으나, 위 변조 기판에 대해서는 압수조서와 가환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상호 생략2)오락실에서 압수한 상품권에 대해서만 소유권포기확인서와 압수조서를 작성한 채 이들을 돌려보냈다.

(마) 다음날인 2005. 5. 10. 오후경 공소외 1은 위 경찰서 방범지도계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이 없는 사이에 삼성, (상호 생략2)오락실 업주들을 소환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압수한 변조 기판을 반환하여 주었다.

(2)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① 2003. 5. 9. 단속 당일에는 공소외 1을 비롯한 생활지도계 직원들이 오락실 단속을 나간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② 단속 당일 저녁에 공소외 1에게 전화를 걸어 (상호 생략1)오락실을 단속하였는지 물어본 사실이 없고, ③ 다만 2003. 5. 10. 오전경 성명불상의 민원인으로부터 ‘동전 투입구 밑에 있는 센서를 조작한 문제로 단속된 것을 기판까지 압수하는 것은 부당한 재산권 침해’라는 항의성 전화를 받고서야 오락실 단속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공소외 1을 불러서 물어보니 같은 취지의 대답을 하면서 사진촬영 등의 방법으로 증거확보도 해 놓았기 때문에 반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여,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으면 돌려주라고 하였을 뿐, 친분있는 성명불상자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1에게 반환을 지시한 것은 아니며, ④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2003. 5. 10. 위와 같이 반환을 검토해 보라고 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1이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기판 반환 가부를 2회 문의하여 불가하다는 답변을 듣고 피고인에게 전하였음에도 여전히 공소외 1에게 기판을 반환해 주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공소외 1은 수사기관 또는 증거보전절차, 원심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고, 그 진술 내용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1) 공소외 1은 ① 원심법정에서 (상호 생략2)오락실로 단속을 나가기 전 ‘피고인에게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상호 생략2)오락실로 단속지원을 나오라고 한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고(공판기록 74면), ② 증거보전절차에서 ‘단속이나 이 사건과 같이 충남지방경찰청의 지원근무를 나갈 때 과장(피고인)에게 보고를 하는데, 당시 과장이 부재중이었다면 계장에게 대리보고를 하고 계장이 사후에 과장에게 보고를 하게 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지원근무를 나가게 되면 관용차량을 배치받는데, 차량에 과장 사인란이 있기 때문에 사인을 받으러 가서 혹시 부재중이었다면 계장에게 보고하고, 과장(피고인)이 있었으면 피고인에게 보고를 드렸을 것이다‘고 진술(증거보전절차의 증인신문조서 2면)하였는바, 단속지원을 나갈 당시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진술하고 있고, 대전 동부경찰서 방범과 소속 방범지도계의 인원은 계장과 공소외 1을 포함하여 총 5명에 불과한데, 충남지방경찰청과의 오락실 합동단속을 위해 위 5명 중 4명의 경찰관( 공소외 1,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이 지원을 나가면서 직속 상관이자 감독자인 피고인에게 그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보고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공소외 1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사전에 오락실 단속사실을 몰랐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이를 믿기 어렵다.

2) 공소외 1은 ① 2003. 5. 9. (상호 생략2)오락실과 (상호 생략1)오락실 단속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업주들을 기다리고 있던 중 퇴근한 피고인으로부터 ‘오늘 (동명 생략)동에 있는 (상호 생략1)오락실을 단속한 적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는데, 공소외 1이 2곳의 오락실을 단속한 사실이 있다고 답변하자, 피고인이 ‘압수물 처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업주들에게 돌려줄 수 없느냐’고 물었고, 이에 공소외 1은 ‘지방청과 합동 단속한 것이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답변한 후 그날은 별다른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공판기록 73, 74면), ② 위 (1)기초사실 (라)항에서 본 바와 같이 압수된 변조 기판에 대해 압수조서와 가환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고 업주들을 돌려보낸 이유에 관해,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전화를 했기 때문에 혹시 다음날 압수물을 돌려줘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공판기록 73면, 133면, 증거보전절차의 증인신문조서 2면),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이 ‘ (상호 생략2)오락실’에 대한 단속지원 사실만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고, 공소외 1이 사무실로 복귀할 무렵 피고인은 퇴근하여 (상호 생략1)오락실 단속 사실은 보고받지 못하였음에도, 같은 날 저녁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전화하여 ‘ (상호 생략1)오락실’의 단속 여부와 기판 반환 가부를 물어보았다는 공소외 1의 위 진술은, (상호 생략1)오락실 업주 공소외 7이 공소외 8에게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고(수사기록 550면, 551면), 피고인이 공소외 8과 안면이 있는 사이인 점(공판기록 51, 52면)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다.

3) 한편, 공소외 1은 ① 단속 다음날인 2003. 5. 10. 조회 후 근무시간이 시작될 때 피고인이 자신을 사무실로 불러 다시 위 압수 기판을 돌려주면 안되겠는지 물어보기에, 지방청 담당자에게 문의하겠다고 한 후 충남지방경찰청 공소외 3에게 전화하여 압수한 기판을 돌려줘도 되는지 물어보았고, 공소외 3이 안된다고 답변하여 피고인에게 이를 보고하였으나, 피고인이 다시 한번 알아보라고 하여 재차 공소외 3에게 문의하였으나 여전히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은 후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고(공판기록 113면, 증거보전절차의 증인신문조서 4, 5면), ② 이후 공소외 1은 (명칭 생략)경찰서에 방문하여 이 사건 오락실 단속 사진을 받아왔는데 사진이 잘 나왔으며, 다시 피고인이 자신을 불러 의견을 묻기에, ‘이미 압수한 기판을 돌려준다는 것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압수가 임의규정이고, 사진이 잘 나왔으니 괜찮을 것이다’, ‘직원들이 1시에 퇴근하니 자신이 2시나 3시경 업주들을 사무실로 불러 기판을 돌려주겠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후 같은 날 오후경 (상호 생략1)오락실과 (상호 생략2)오락실 업주들에게 압수된 변조 기판을 반환하였다고 진술하는바(공판기록 113, 114면, 증거보전절차의 증인신문조서 4, 5면), 2회에 걸쳐 공소외 3에게 압수물 반환 가부를 문의하였다는 공소외 1의 위 진술은, ① 피고인이 검찰에서 처음 조사를 받을 때 ‘민원인으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은 후 공소외 1로 하여금 (명칭 생략)경찰서 수사2계장인 공소외 9에게 기판을 돌려줄 수 있는지 문의해 보라고 지시하였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1319, 1321면, 다만 피고인은 그 후 공소외 9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그런 문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자 검찰에서 2회 조사를 받으면서는 공소외 9인지 수사2계 직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가(수사기록 1844면), 다음 조사를 받으면서는 기판을 돌려 주기 전에 공소외 1에게 다른 곳에 문의해 보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고, 기판을 돌려 준 후 충남지방경찰청의 조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공소외 9에게 압수규정 등을 문의해 보라고 지시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고 있으나(수사기록 1932면, 2031면), 기판을 돌려 주기 전 공소외 1에게 다른 곳에 문의해 보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피고인의 위 번복 진술은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신빙성이 없다}, ② 공소외 3이 원심 법정에서, 공소외 1과 통화한 시점이 기판을 반환하기 전인지 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단속 다음날인 2003. 5. 10. 공소외 1이 ‘어제 압수해 온 기판을 업주에게 돌려주면 안되겠느냐, 압수는 임의규정인데 돌려주어도 되지 않겠느냐’라는 취지로 자신과 통화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공판기록 180면) 등을 종합할 때, 문의 횟수가 2회라는 점은 믿기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단속 다음날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압수 기판 반환 가부를 문의해 보라고 지시하여 공소외 1이 위 공소외 3에게 위와 같은 내용으로 문의하였고, 반환 불가 답변을 들은 후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변조 기판의 반환을 지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근거로 삼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4) 그리고, 공소외 1은 ‘동전투입기 센서 문제일 뿐인데 기판까지 압수한 것은 과잉단속이 아닌지 공소외 1에게 물어보았다’라는 피고인의 진술과 달리, 오락기의 동전투입기 센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공소외 3이 이 사건 오락실로부터 기판을 압수할 당시 기판이 변조되었다고 판단한 점(공판기록 185면), 그와 같은 단속 이유를 공소외 1에게 설명해 주었으며(수사기록 1444면), (상호 생략1)오락실 업주 공소외 7도 ‘서울의 기판 변조업자들에게 개당 2만 원을 주고 기판을 변조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548면), 피고인 스스로도 17년 동안 경찰로 근무하면서 동전투입기 센서만을 압수해 본 적이 없고, 압수된 것을 본 적도 없다고 진술하고(공판기록 43면), 동전투입기센서가 의심되어 단속을 하면 무엇을 압수해야 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기판 본체를 가져다가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답변하고 있는 점(공판기록 43면)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여진다.

(다) 한편, 피고인은 2003. 5. 10. 오전경 성명불상의 민원인으로부터 항의성 전화를 받고서야 오락실 단속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공소외 1을 불러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으면 돌려주라고 하였을 뿐, 친분있는 성명불상자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1에게 반환을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당심 법정에 이르러 새로이, 검찰에 근무하는 공소외 10으로부터 2003. 5. 10. 오전경 ‘ (동명 생략)동 일대가 시끄러운 것 같다, 오락실 단속을 너무 무리하게 한 것 아니냐’라는 전화를 받았고, 그로부터 5분여가 경과한 후에 성명불상의 민원인으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는데, 피고인은 위 민원인이 공소외 10으로부터 피고인에게 전화를 해 놓았다는 식의 연락을 받고 피고인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생각하여 단속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면 시정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정은 공소외 10이 ‘친분있는 성명불상자’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1에게 위와 같이 반환을 지시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정황으로 보여진다 할 것이고, 단순히 민원인의 항의성 전화를 받고 민원 해소를 위해 공소외 1에게 변조 기판 반환을 지시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이를 믿기 어렵다.

(라) 위와 같은 사정에 더하여, 오락실을 단속한 경우 이 사건처럼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한다고 해서 압수한 기판을 돌려준 전례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진술(공판기록 38면)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마)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오락실 변조 기판이 필요적 몰수 대상이 아니고, 임의제출물로서 압수의 효력 발생 이전에 돌려 준 것이므로, 증거인멸죄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증거인멸죄에 있어서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이란 인멸행위시에 아직 수사 또는 징계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 또는 징계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대법원 1995. 3. 28. 선고 95도134 , 1982. 4. 27. 선고 82도274 판결 등 참조)는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변조기판은 증거인멸죄의 객체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범죄사실 제1항 기재 오락실들의 기판의 압수절차가 적법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단속 경찰관이 그 기판을 빼어서 자신의 실력적 지배하에 둔 때 그 기판은 압수물이 되었다고 할 것이고, 엄격한 상명하복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찰 조직 내에서 공소외 1의 업무를 관리감독하고 업무를 지시할 지위에 있고 또 오랜 경찰 생활을 통하여 압수물의 처리절차 등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외 1로 하여금 압수조서를 작성하는 등의 압수절차를 이행하도록 하는 한편, 그 압수가 부적법하다고 판단되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이를 환부 또는 가환부하는 등의 절차를 이행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증거물인 압수물을 반환하도록 공소외 1에게 지시하여 증거물인 압수물을 증거로 사용하기에 곤란하도록 한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의 점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유죄의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3) 직권판단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직무유기의 점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원심 판시 제1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1로부터 (상호 생략1)오락실을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하여 범죄행위에 제공된 증거물로 (상호 생략1)오락실 변조기판 81개 2,560만 원 상당을 압수하여 위 방범과 사무실에 보관중인 것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으면 위와 같은 압수물을 같은 경찰서 수사계에 인계하고 검찰에 송치하여 범죄 혐의의 입증에 사용한 후 몰수되도록 소속 직원을 지휘, 감독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분 있는 성명불상자의 부탁을 받고 돌려 줄 마음을 먹고 공소외 1에게 위와 같이 압수한 오락기 기판을 돌려주라고 지시하고, 공소외 1은 (상호 생략1)오락실 업주 공소외 7에게 이를 돌려주어 정당한 사유없이 직무를 유기하였다는 것이고, 증거인멸죄의 범죄사실의 내용은, 피고인이 원심 판시 제1항 기재와 같이 (상호 생략1)오락실 업주 공소외 7의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 사실에 관한 증거인 압수된 오락실 변조 기판을 친분 있는 성명불상자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1을 통하여 위 공소외 7에게 돌려줌으로써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였다는 것인바, 경찰서 방범과장으로서 오락실 단속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직무유기의 위법 상태는 피고인이 공소외 1로 하여금 압수된 변조 기판을 돌려주게 함으로써 범한 증거인멸죄에 포함되는 이른바 법조경합의 보충관계 또는 흡수관계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작위범인 증거인멸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범인도피죄와 직무유기죄에 관한 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1 판결 , 허위공문서작성죄와 직무유기죄에 관한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도2240 판결 , 1972. 5. 9. 선고 72도722 판결 ,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직무유기죄에 관한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도2825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에 관해 판시 증거인멸죄와는 별도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직무유기죄 내지 작위범과 부작위범 사이의 경합범 관계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나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수죄 중 그 일부만이 유죄로 인정된 경우와 그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 경우와는 양형의 조건을 참작함에 있어서 차이가 생겨 선고형을 정함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위와 같은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것이어서( 대법원 1984. 3. 13. 선고 83도3006 판결 , 1995. 7. 28. 선고 95도99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나. 범죄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2)오락실에 관한 직무유기·증거인멸의 점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범죄사실 제1항 중 (상호 생략2)오락실에 관한 직무유기·증거인멸의 점에 관하여, (상호 생략1)오락실에 대한 판단과 차이를 두지 아니하고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가) 위 (상호 생략1)오락실 부분 중 (2)의 (나)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소외 1이 오락실 단속지원을 나가면서 직속 상관이자 감독자인 피고인에게 지원을 나가는 장소가 (상호 생략2)오락실이라는 점을 사전에 보고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으나, 피고인이 (상호 생략2)오락실 단속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점과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상호 생략2)오락실에서 압수한 변조 기판을 업주에게 돌려주라고 지시하였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나) 그럼에도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피고인이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라‘고 지시하였다는 공소외 1의 진술(공판기록 111, 112면)을 제시하면서, 피고인이 (상호 생략2)오락실 단속 사실을 알면서도 어떠한 오락실인지 특정하지 않은 채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라고 지시하였다면, 그러한 지시 내용에는 ‘ (상호 생략1)오락실’과 ‘ (상호 생략2)오락실’이 모두 포함된 것이고, 비록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지시를 ‘ (상호 생략1)오락실’에서 단속한 기판을 돌려주라는 취지로 해석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공소외 1 단독의 내심의 의사에 불과하고,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압수된 기판을 돌려주라’는 지시에 따라 ‘ (상호 생략2)오락실’의 기판까지 돌려준 이상 피고인은 (상호 생략2)오락실 기판 반환 행위에 대하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공소외 1이 ① 2004. 2. 18.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단속 당일인 2003. 5. 9. (상호 생략2)오락실과 (상호 생략1)오락실 단속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업주들을 기다리고 있던 중 퇴근한 피고인으로부터 ‘오늘 (동명 생략)동에 있는 (상호 생략1)오락실을 단속한 적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고, 이에 2곳의 오락실을 단속한 사실이 있다고 답변하였다고 진술하고(공판기록 73, 74면), ② 2004. 6. 2. 검찰 조사에서는 피고인이 ‘오늘 어디를 단속했느냐’고 물어 ‘ (동명 생략)동 (상호 생략2)오락실과 (상호 생략1)오락실을 단속하고 왔다’고 대답하니 피고인이 다시 ‘ (상호 생략1)오락실도 단속했느냐’고 물어보았다고 진술하고(공판기록 107면), ③ 피고인이 단속 다음날 자신을 불러 어디라고 말하지는 않은 채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면 안되겠느냐고 말했지만 피고인이 그 전날 이미 ‘ (상호 생략1)오락실’을 언급했기 때문에 자신은 피고인이 ‘ (상호 생략1)오락실’을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것으로 알아들었다고 진술하여(공판기록 111면),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기판의 반환을 지시한 것은 ‘ (상호 생략1)오락실’에 대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그렇다면 (상호 생략2)오락실에 관해 피고인의 명시적인 반환 지시가 없었음에도 업주에게도 기판을 반환한 이유에 대해서, 공소외 1은 원심 법정에서 ‘ (상호 생략2)오락실 같은 경우는 같은 날 같이 단속이 됐기 때문에 어디는 돌려주고 어디는 안돌려주면 그것이 더 큰 파장이 날 것 같아서 같이 했다’, ‘처음에는 지방청에서 (상호 생략2)오락실을 단속했는데, 업주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항의하자 지방청 직원이 (상호 생략2)오락실에서 나오면서 가장 가까운 (상호 생략1)오락실에 들어간 것 같다, 그래서 같이 엮였기 때문에 별개로 (상호 생략2)오락실은 안 돌려주고 (상호 생략1)오락실은 돌려주고 할 수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공판기록 162면)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해서만 기판 반환을 지시하였는데, 공소외 1이 (상호 생략1)오락실 업주에게 압수한 기판을 돌려주면서 형평성 차원에서 같은 날 단속된 (상호 생략2)오락실 업주에게도 기판을 돌려주었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상호 생략2)오락실 업주 공소외 2와 친분이 있다거나, 또는 다른 제3자로부터 (상호 생략2)오락실의 기판 반환을 부탁받았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어 피고인이 위 기판을 반환해 줄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 이 사건에서, 달리 피고인에게 (상호 생략2)오락실의 기판을 업주에게 반환해 주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직무를 유기할 범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있다.

다. 공소사실 제2항의 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의 점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① 2004. 12. 4. (상호 생략3)오락실 단속과 관련하여 공소외 1에게 미리 준비한 폐기판을 압수해 오라고 지시한 바 없고, ② 공소외 1은 이 사건 (상호 생략3)오락실 단속이 있기 이전인 2003. 11. 14.경에도 선배경찰관인 공소외 11로부터 부탁을 받고 동일한 방법으로 미리 준비한 가짜 기판을 압수하여 처벌받은 전력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공소외 1이 누군가의 부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③ (상호 생략3)오락실의 실질적 관리자라는 공소외 12와 면식조차 없으므로, 공소외 1, 13, 12와 피고인이 공모하였다는 공소사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공소외 1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상호 생략3)오락실 단속 2일 내지 3일 전쯤, 또는 단속 당일 몇 시간 전에 자신을 사무실로 불러 (상호 생략3)오락실에 단속을 나가면 미리 기판을 준비해 놓고 있으니 그것을 압수해오라고 지시하였으며, 자신이 경찰관 공소외 13에게 함께 단속을 나가자고 하여 관용차로 (상호 생략3)오락실 앞에 도착하여 내부로 들어간 뒤, 손님들을 모두 내보내고 공소외 12로부터 시인서와 압수조서의 참여인 인적사항란에 서명날인을 받고, 미리 준비해 둔 기판이 담긴 박스를 받아 경찰서로 돌아와 시인서와 압수조서 내용을 스스로 기재했으며, 단속 후에 경찰서로 돌아와 피고인에게 상황을 보고했더니 ‘수고했다. 거기서 협조는 잘 하더냐’고 했다고 진술하고 있고(공판기록 97, 98, 125, 126면), 이러한 공소외 1의 진술은, ① 변조 기판 대신 폐기판을 압수해 오게 된 경위와 방법, 당시의 주변정황 등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는 점, ② 공소외 1은 이 사건 외에도 2003. 2. 12.경 대전 (상세행정구역명 생략) 소재 (상호 생략 게임장) 단속시 기판 압수 후 다른 기판과 교체하여 준 사실이 있고, 2003. 11. 14.경 대전 (상세행정구역명 생략) 소재 (상호 생략4) 오락실 단속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기판을 압수한 사실이 있음에도, 다른 오락실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하지 않고 이 사건 (상호 생략3)오락실에 관해서만 피고인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하는 점, ③ 피고인 자신도 수사기관에서, 공소외 1은 단속대상 업주들로부터 담배 1대조차 받지 않고 전혀 교류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폐기판을 압수하여 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59면, 수사기록 2033면), ④ 피고인을 상관으로 모시고 상당한 기간 함께 근무한 공소외 1이 전혀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피고인이 가담하였다고 진술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진술보다 오히려 신빙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3)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12와 면식도 없다고 주장하나, 원심에서 채택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피고인의 통화 내역에 관해 살펴보면(수사기록 908내지 910면), ① (전화번호 생략) 전화는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피고인만이 사용하는 전화인데, 위 범행 당일인 2003. 12. 4. 09:27:59경 피고인의 사무실 전화 (번호 생략)에서 불상자가 사용하는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되어 55.1초간 통화가 이루어졌고, ② 잠시 후인 같은 날 09:41:40경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에서 공소외 12의 이동전화(011-401-5064)로 발신되어 1분 8초간 통화가 이루어졌으며, ③ 수분 후인 같은 날 09:45:47초경 다시 피고인의 사무실 전화 (전화 번호 생략)에서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되어 475초간 통화가 이루어졌고, ④ 잠시 후인 같은 날 10:02:35초경 공소외 12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에서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되어 20초간 통화가 이루어졌으며, ⑤ 같은 날 11:08:49초경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에서 공소외 12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이 되어 3초간 통화하였고, ⑥ 같은 날 16:31:28초경 공소외 12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에서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되어 1:32초간 통화가 이루어졌으며, ⑦ 2003. 12. 17. 13:43:34초경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에서 피고인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되어 1:11초간 통화가 이루어졌고, 같은 날 13:50:44초경에도 불상자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에서 피고인의 이동전화 (번호 생략)로 발신되어 27초간 통화가 이루어진 점, ⑧ 공소외 12의 이동전화와 불상자의 이동전화는 2003. 12. 1.부터 2004. 2. 29.까지 발신 6회, 수신 20회 등 이 사건 (상호 생략3)오락실 단속을 전후로 수십차례 통화한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동전화번호 생략)의 이동전화를 사용하는 불상자는 (상호 생략3)오락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위와 같은 통화내역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외 12를 전혀 알지 못하며, (이동전화번호 생략)의 이동전화 사용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이를 믿기 어렵다.

(4) 또한, 공소외 12는 수사기관에서, 성명을 밝힐 수 없는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 준비한 기판을 공소외 1 등에게 주었고, 경찰관들이 그날 ‘다 알고 왔으니 간단하게 서류만 써 달라’고 이야기하고 카운터 앞쪽에 있던 박스 2개를 보더니 ‘저거네’라고 하면서 박스 2개를 가져 갔다는 취지로 진술을 하고 있는바(수사기록 528, 529면), 이는 모두 공소외 1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공소외 12는 당심 법정에서 위 선배가 (상호 생략3)오락실의 사장인 공소외 14라고 진술하였으나, (상호 생략3)오락실의 업주 명의가 공소외 14로 바뀐 2003. 7. 25.경 공소외 14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불과 10일 후였고, 6급 장애인으로서 오락실을 운영할 자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수사기록 492, 524면)을 비롯하여, 공소외 12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내용이 모순되는 점(수사기관에서는 ‘출근하였을때 이미 기판 박스가 카운터에 놓여있었다’고 진술하다가, 당심 법정에서는 ‘09:00경 출근하여 30분에서 1시간이 지나 공소외 14를 만나 기판을 경찰관들에게 주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간식을 먹고 11:00경 사무실에 들어가니 기판이 카운터 옆에 놓여 있었다’라고 진술하는 등 진술 내용에 일관성이 없다)등에 비추어, 폐기판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자가 공소외 14라는 공소외 12의 위 진술은 이를 믿기 어렵다}.

(5)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2의 선배로 보여지는 성명불상자, 공소외 1, 공소외 12 등과 이 사건 범행을 순차 공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범죄사실 제1항의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직무유기의 점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상호 생략2)오락실에 관한 직무유기·증거인멸의 점은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어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직무유기의 점은 원심판결 중 같은 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의 점과 법조경합 관계에 있고, 또한 위 부분과 나머지 유죄부분과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명칭 생략)경찰서 방범과장이었던 자인바,

1.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03. 5. 10. (명칭 생략)경찰서 방범과장실에서, 같은 달 9. 17:00경 위 공소외 1과 충남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 소속 공소외 3 등이 합동으로 대전 (상세번지 생략) 소재 공소외 2 운영의 ‘ (상호 생략2)오락실’, 같은 동 (번지 생략) 소재 공소외 7 운영의 ‘ (상호 생략1)오락실’을 각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하여 범죄행위에 제공된 증거물로 위 ‘ (상호 생략2)오락실’로부터는 변조된 ‘잭바(Jack Bar)’ 오락기 기판 95개 1,900만 원 상당, 위 ‘ (상호 생략1)오락실’로부터는 변조된 ‘양자방(Yang Ja Bang) 2' 오락실 변조기판 81개 2,560만 원 상당을 압수하여 위 방범과 사무실에 보관중인 것을 위 공소외 1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던 중, 이러한 경우 위와 같은 압수물은 같은 경찰서 수사계에 인계하고 검찰에 송치하여 범죄 혐의의 입증에 사용한 후 몰수되도록 소속직원을 지휘, 감독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분 있는 성명불상자의 부탁을 받고 돌려 줄 마음을 먹고 위 공소외 1에게 “ (상호 생략1)오락실로부터 압수한 오락기 기판을 업주에게 돌려주라”고 지시하고, 위 공소외 1은 같은 날 위 경찰서 방범지도계 사무실에서 (상호 생략1)오락실 업주 공소외 7에게 위와 같이 압수한 변조 기판을 돌려주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고,

2. 위 공소외 1, 공소외 13, 같은 공소외 12와 공모하여

같은 해 12. 4.경 위 경찰서 방범과장실에서, 피고인은 위 공소외 1에게 “대전 (상세번지 생략) 소재 ‘ (상호 생략3)오락실‘을 단속할 때 변조된 기판을 압수하지 말고 업주가 미리 준비해 놓은 기판을 압수해 오라”고 지시하고, 그 시경 위 (상호 생략3)오락실 실질적 관리자인 위 공소외 12는 청소년용 폐기판을 미리 준비해 두고, 같은 날 15:00경 위 (상호 생략3)오락실에서, 위 공소외 1, 공소외 13은 동 오락실을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하면서 범죄행위에 제공된 변조된 기판을 압수하려면 실제 변조되어 손님들의 이용에 제공된 ’파라다이스‘ 오락기 기판 70개를 압수하여야 함에도 위와 같이 위 공소외 12가 준비한 폐기판을 압수한 후, 같은 날 위 경찰서 방범지도계 사무실에서, 변조된 ’파라다이스‘ 기판을 압수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기재하고, 작성자란에 각 ’ 공소외 1‘, ’ 공소외 13‘이라고 서명 날인하고, 위 공소외 12는 압수조서의 참여인란에 ’ 공소외 12‘이라고 서명하여 공문서인 압수조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같은 달 초순 일자미상경 같은 경찰서에서 수사과 소속 경장 공소외 15에게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한 압수조서를 위 단속 서류에 편철하여 인계함으로써 이를 행사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2의 일부 법정진술

1. 원심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원심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3의 각 진술기재

1. 대전지방법원 (사건번호 생략) 사건의 공소외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의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공소외 1 대질부분 포함)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12에 대한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1의 자술서

1. 공소외 9의 진술서

1. 대전지방검찰청 2004형제10782호 사건의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본의 진술기재

1. 대전지방검찰청 2004형제33644호 사건의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등본의 각 진술기재

1. 서울중앙지검 통화내역 분석, 각 피고인 휴대폰 발신내역, 공소외 12 휴대폰 발신내역, 공소외 12 휴대폰 수신내역, (명칭 생략)서 방범과장실 전화발신, 수신 내역

1. 각 범죄인지보고(수사기록 218면, 406면, 472면), 각 단속보고서(수사기록 220면, 409면, 475면), 단속경위서(수사기록 222면, 415면, 477면), 풍속업소단속보고서(수사기록 228면, 414면, 486면), 압수조서(수사기록 411면, 481면), 압수물소유권포기여부 확인서(수사기록 413면, 483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155조 제1항 , 제30조 (증거인멸의 점), 형법 제227조 , 제30조 (허위공문서작성의 점), 형법 제229조 , 제227조 , 제30조 (허위작성공문서행사의 점)

1.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경찰관으로서 자신의 지휘·감독 하에 있는 부하들과 공모하여 수사사건에서 입수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 행사한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매우 중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뉘우치는 정상이 보이지 아니하는 점, 수사업무 및 형사관련 법집행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수사과정에서 범한 이 사건 범행은 사회질서 유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로서 법에 따라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 이 사건 범행의 내용과 범위,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기타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전과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다.

무죄부분

1.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03. 5. 10. (상호 생략1)오락실 운영자 공소외 7에게 압수된 기판을 돌려주어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유기하였다는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법조경합 관계에 있는 판시 (상호 생략1)오락실에 관한 증거인멸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2.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03. 5. 10. (상호 생략2)오락실 운영자 공소외 2에게 압수된 기판을 돌려주어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유기함과 동시에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였다는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손차준(재판장) 정용석 정용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