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연금지급거부처분취소
2015누67702 장애연금지급 거부처분취소
A
국민연금공단
2016. 3. 3.
2016. 3. 17.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3. 3. 6. 원고에 대하여 한 장애연금지급거부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1999. 4. 1. 국민연금에 가입된 원고는 2013. 2. 15. 피고에게 "국민연금법상 장애연금 지급대상 질병인 '양안 망막색소변성증'(이하 '이 사건 질병'이라 한다)이 발생하였다."라는 이유로 장애연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나) 원고는 2013. 3. 6. 피고로부터 "원고가 1984. 5. 3. 징병검사시 '망막변성(색소성)'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질병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장애연금지급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3. 5. 31. 심사청구를 하였는데, 2013. 7. 12. 피고로부터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징병검사 시 이 사건 질병을 알지 못하였고, 단순 야맹증으로 알고 있었던 점, 대학졸업, 취업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됨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 2008. 9. 17.경 비로소 망막색소변성증을 알게 된 점, 국민연금 가입 당시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증상이 상당히 진행되어 시력이 급격히 저하됨을 느끼기 시작한 시점을 발생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질병의 발생일은 국민연금 가입 이후로 보아야 하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1984, 5. 4. 서울지방병무청 징병검사에서 "시력이 좌안 0.2. 우안 0.2이고, '망막변성(색소성)'이 있다."는 이유로, '신체등위 제5급 제2국민역' 병역처분을 받았다. 당시 징병검사의 B는 2014. 8. 18. 제1심 법원의 사살조회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회신하였다.
○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진단한 것은 외부 병원에서 발급받은 병사용 진단서에 따른 것이 아니라, 본인의 진단에 의한 것이었다. ○ 본인의 의학적 소견상 양안 망막색소변성이 확실하다. ○ 병역 판정을 할 때 병명을 설명하므로, 양안 망막색소변성으로 5급 판정을 받은 병사는 자신의 병증을 알게 된다. |
2) 원고는 1999. 4. 1.부터 2000, 2. 29.까지 지역가입자, 2000. 3. 1.부터 2000. 7. 18.까지 사업장가입자, 2000, 7. 19.부터 2006. 7. 3.까지 지역가입자, 2006. 7. 4.부터 사업장 가입자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3) 원고는 2004. 2.경 C안과의원 등에서 유아성, 연소성 및 초로성 백내장, 2004. 12.경 D안과의원에서 눈물 분비선 장애, 2008. 9. 17, E안과의원에서 망막장애로 각 진료를 받았다.
E안과의원의 일자별 진료기록은 아래와 같다.
4) 원고는 2013. 2. 5. E안과의원으로부터 '상병: 망막색소상피 변성증, 장애부위: 양안, 초진일: 2008. 9. 17., 장애상태; 우안 안전수동 (눈앞에 손 혼드는 것을 느끼는 정도), 좌안 광각(+)(빛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정도), 양안시력 교정 안 됨, 활동 노동능력: 일상생활 지장 많음'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5) 피고는 의학자문단으로부터 아래와 같이 자문을 받았다.
○ 2013. 2. 5.자 E안과의원의 진단서에 망막색소상피변성증으로 기재되어 있고, 2012. 10.경 장애등급심사시 제출된 장애진단서상에도 동일한 질병으로 확인되는 점, 제출된 진료기록지 및 안저사진 등을 참고할 때, 양쪽 시력저하의 원인은 양안 망막색소병증으로 판단됨. ○ 망막색소병증은 보통 10세 전후에 야맹증을 시작으로 그 증세가 상당한 정도로 진행되면 시력의 저하를 동반하며,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병으로, 1984, 5, 3. 신체검사받은 병적기록표상 당시 시력이 모두 0.20이며, 망막색소변성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초진일은 1984. 5. 3.로 사료된다. 또 2008. 9. 17. E안과의원 진료기록지상 ‘RP-20년전, 군면제로 기재되어 있고, 안저사진상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진료 당시 시력이 우안 0.15, 좌안 광각 유이고, 시야검사도 우안 5도 이내, 좌안은 시력저하로 검사 못한 상태인 점, 질병의 자연경과적 특성 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 최초 가입일 이전에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사료됨. |
6) 원고는 이 사건 질병으로 2008. 9.경 시각 장애판정을 받고, 2009. 6.경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망막 시세포의 변성증인데, 대개 10대 내지 20대에 야맹증을 느끼다가 시야 주변 부부터 시기능이 감소되어 결국에는 중심시기능을 잃게 되는 질병이고, 진행 정도를 시야의 협착 정도로 측정한다.
7) 원고는 1990년 제2종 보통 자동차면허를 취득한 이래 위 자동차운전면허를 유지하였고, 1999년 영국 F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2005. 10. 29.까지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였다.
8) 원고에 대한 징병 신체검사 당시에는 망막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가 도입되지 않았다가 1991년경 비로소 세극등현미경이 징병 신체검사장에 비치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부산지방병무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국민연금법(2007. 7. 23. 법률 제8541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67조 제1항은 "가입 중에 생긴 질명(당해 질명의 초진일이 가입 중에 있는 경우로서 가입자가 가입 당시 발명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를 포함한다)이나 부상으로 완치된 후에도 신체상 또는 정신상의 장애가 있는 자에 대하여는 그 장애가 계속되는 동안 장애 정도에 따라 장애연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가입 중에 생긴 질병 또는 부상'의 의미는 장애의 원인이 된 질병 또는 부상이 의학적·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에 발생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5두16918 판결,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두31178 판결 참조). 그리고 구 국민연금법(2007. 7. 23. 법률 제85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민연금법'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은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그 완치 후에도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애가 있는 자에 대하여는 그 장애가 존속하는 동안 장애정도에 따라 장애연금을 지급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법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6조 제1항은 "이 법 시행 전에 완치가 인정되었거나 초진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자에 대하여는 제67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질병이 현행 국민연금법 시행일인 2007. 7. 23. 이전에 완치되었거나 초진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경우에는 현행 국민연금법 부칙 제36조에 의하여 구 국민연금법 제58조 제1항이 적용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현행 국민연금법이 적용된다.
2) 그런데 병역법의 위임에 따라 신체등위의 판정기준을 정한 구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1992. 1. 7. 국방부령 제4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1984년 규칙'이라 한다) 제11조 [별표 2]는 '망막변성(예후 및 시력 참조)'을 신체등위 제5급으로 판정하도록 규정하였고, 구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1992. 1. 7. 국방부령 제428호로 개정되어 1994. 1. 29. 국방부령 제4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별표 2]는 '망막변성(망막전위 검사상 이상이 있는 야맹증 포함) “ 예후 및 시력 참조'를 신체등위 제5급으로 판정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구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1994. 1. 29. 국방부령 제441호로 개정되어 1999. 1. 30. 국방부령 제4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1994년 규칙'이라 한다) 제11조 [별표 2]는 '망막변성(시력 및 예후 참조)'을 경도, 중등도, 고도(망막전위검사상 이상이 있는 야맹증 포함)로 구분하고 각 징병 시 제2급, 제4급, 제5급으로 판정하도록 규정하였고, 이후의 장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서는 망막변성에 대한 신체등위 판정기준을 망막 변성 부분이 망막적도부를 넘어섰는지와 전체 망막에 대한 변성된 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라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고, 2006. 1. 26. 개정된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부터는 야맹증을 망막변성과는 별개의 질병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도로교통법 시행령(2009. 11. 23. 대통령령 제21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 제1항 제1호 (나)목은 자동차운전면허시험 중 적성검사와 정기적성검사에서 요구하는 적성의 기준으로 제2종 운전면허의 경우 교정시력을 포함하여 '두 눈을 뜨고 잰 시력이 0.7 이상이고, 다만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7 이상이고 시야가 150도 이상일 것'으로 규정하였다.
3)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관련 법령 규정의 내용 및 연혁 등을 더하여 보면, ① 원고에 대한 징병 신체검사 당시 시행중이던 1984년 규칙이 정한 신체등위 판정기준은 1994년 규칙과는 달리 망막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의 정도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제5급으로 판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므로 시야 협착 등의 증상이 없이 망막색소변성증의 초기 증상인 야맹증만이 있는 경우에도 제5급으로 판정되었던 점, ② 징병 신체검사 당시 원고의 양안 망막의 구조적 이상 여부나 그 정도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졌다거나 시야 협착 정도에 내한 측정이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하는 섬, ③ 군인은 전시에는 물론 평시에도 야간에 경계와 훈련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므로 야맹증은 시야 협착이나 시력 저하의 정도와 관계없이 정상적인 군 복무에 장애가 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④ 징병 신체검사 당시 원고의 시력은 양안 모두 0.2였는데 이는 나안 시력으로서 통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고 볼 수 있고, 자동차운전면허 취득 당시 원고의 교정시력은 0.7 이상이었고 그 정도의 시력이 국민연금 가입 이후에도 상당 기간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4) 이러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국민연금에 가입한 1999. 4. 1. 이전에 이미. 시세포층의 변성이 상당한 정도 진행되어 시야 협착과 시력 저하라는 증상이 나타나는 등으로 양안 망막색소변성증의 유전적인 질병인자가 발현되어 그 질병이 발생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시야 협착과 시력 저하라는 증상이 객관적으로 발현된 시점은 원고가 안과병원에서 백내장 등으로 진료를 받은 2004년 무렵 이후라고 인정할 수 있다.
5)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질병의 초진일을 1984. 5. 3.로 보아 국민연금 가입 이전에 발생한 것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윤성원
판사유헌종
판사김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