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법위반·업무방해][공1996.12.15.(24),3651]
[1]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의 의미
[2] 위법성 조각사유인 정당행위의 성립요건
[1]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인바,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상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피고인
검사
변호사 김용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 타인의 위법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공유수면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 에 의하면 공유수면에 하양장 기타 공작물을 신축·개축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거시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선착장 앞에 설치한 양식장은 적법하게 설치된 것이며, 한편 이 사건 선착장은 당초 피고인을 포함한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1135 장천만 외 30명에 대하여 어선대피 및 접안시설로서 주민의 자력으로 공동이익을 위한 비영리사업에 쓰일 목적으로 점용료를 면제받고 허가되었으며, 판시 회사는 위 어전리 원동의 대표자라고 하는 김영술 등과 위 선착장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외에 관리청인 고흥군으로부터 어떤 허가를 받거나 위 선착장에 어떠한 공작물을 설치한 바 없으며, 폐석운반선은 예인선과 부선의 길이를 합하면 피고인이 설치해 놓은 위 어업면허지 구역 내 양식장을 침범하지 않고는 이 사건 선착장에 접안하기 불가능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위 선착장을 이용하여 폐석운반 및 판매 업무를 하려는 위 회사는 주민자력으로 공동이익을 위한 비영리사업을 위하여 점용료를 면제받고 있는 위 선착장을 이용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관리청으로부터 따로 허가를 받아 접안시설을 설치하고 폐석운반선을 입·출항시켜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위 선착장을 폐석운반 업무에 이용함으로써 피고인의 양식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에서 보호되어야 할 업무는 위 회사의 업무가 아니라 피고인의 양식 업무라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2)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도944 판결 참조). 공유수면관리법 제4조 에 의하면 공유수면을 점용하려는 자는 관리청으로부터 점용허가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에 있어서 위 회사는 관리청으로부터 위 선착장에 대한 공유수면점용허가를 받지 아니하기는 하였으나, 한편 위 법 제8조 , 동 시행령 제5조 에 의하면 위 점용허가를 받은 자는 관리청의 허가를 받아 허가받은 권리를 이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기록에 의하면 위 회사는 관리청인 고흥군으로부터 따로 선착장에 대한 점용허가를 받음이 없이 고흥군의 지시에 따라 선착장점용허가권자인 마을주민 대표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수사기록 9정, 24정, 공판기록 184정) 위 선착장을 이용하여 왔던 사실을 알 수 있음에 비추어, 위 회사의 폐석운반 업무를 업무방해죄에 의하여 보호하여야 할 대상이 되지 못하는 업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인바,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상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도2899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 기록에 의하면(사법경찰리 작성의 박영규, 노병남에 대한 각 진술조서, 진재옥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이 고의로 위 회사의 폐석운반 업무를 방해할 의사로 선착장 앞에 위치한 자신의 어업구역 내에 양식장을 설치한다는 구실로 밧줄을 매어 선박의 출입을 방해하였음을 알 수 있는 이상, 피고인의 위 행위를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은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보호되어야 할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