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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9. 11. 선고 89후2304 판결

[상표등록취소][공1990.11.1.(883),2096]

판시사항

상표권자가 상품출처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의도로 타인의 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이종의 지정상품에 사용한 것이어서 상표등록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구 상표법(1990.1.13. 법률 제4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45조 제1항 제2호 에 의한 등록상표취소의 요건의 하나인 '상품의 출처나 품질의 오인, 혼동'은 현실적으로 오인, 혼동이 생긴 경우뿐만 아니라 혼동이 생길 염려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면 족하고, 또 그것은 등록상표에 의하여 표창되는 상품과 타인의 상호 또는 상표에 의하여 표창되는 상품이 반드시 동종품이거나 유사품종인 경우뿐만 아니라 이종의 상품인 경우에도 있을 수 있으며, 또한 타인의 상품에 사용되고 있는 상표가 반드시 주지저명한 것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심판청구인이 전부터 주식회사 "아가방"이라는 상호로 상품을 생산하면서 "아가방"을 요부로 하는 상표를 사용하여 왔는데 피심판청구인이 지정상품을 책가방으로 하여 와 같은 모양의 도형내에 코끼리 모양의 도형과 "아가방"이라는 문자를 결합하여 구성된 이 사건 상표를 등록한 후 코끼리 모양의 도형을 빼고 "아가방"이라는 문자만을 넣은 상표를 실제로 사용하였다면, 피심판청구인의 위 실사용상표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로 약칭될 수 있다거나, 상품에 실사용상표 외에 피심판청구인의 상호를 표시한 정가표 및 표찰을 부착하였다거나, 그 상품의 전문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거나, 그 당시에 심판청구인이 책가방을 제조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상표사용은 피심판청구인의 상품과 심판청구인의 상품과의 사이에 출처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것으로서 피심판청구인에게 위 인용상표의 존재를 알고 인용상표와 상품의 출처의 오인을 일으키게 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등록이 취소되어야 한다.

심판청구인, 피상고인

주식회사 아가방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연수

피심판청구인, 상고인

이덕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성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심판청구인 본인 및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구 상표법(1990.1.13. 법률 제4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45조 제1항 제2호 에 의하면 상표권자가 고의로 지정상품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거나 또는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나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상품의 출처의 혼동이나 품질의 오인이 생기게 할 염려가 있을 때에는그 등록상표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등록상표취소에 관한 요건의 하나인 상품의 출처나 품질의 오인, 혼동은 현실적으로 오인, 혼동이 생긴 경우뿐만 아니라 혼동이 생길 염려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면 족하고 또 그것은 등록상표에 의하여 표창되는 상품이 반드시 동종품이거나 유사품종인 경우뿐만아니라 이종의 상품인 경우에도 있을 수 있으며 또한 타인의 상품에 사용되고 있는 상표가 반드시 주지 저명한 것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당원 1987.6.9. 선고 86후51,52 판결 참조).

원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심판청구인이 이 사건 상표등록출원 이전부터 주식회사 "아가방"이라는 상호로 상품을 생산하면서 "아가방"을 요부로 하는상표를 사용하여 왔는데 피심판청구인은 지정상품을 책가방으로 하여 와 같은 모양의 도형내에 코끼리모양의 도형과 "아가방"이라는 문자를 결합하여 구성된 이 사건 상표를 등록한 후 이 사건 취소심결 청구당시에 그 지정상품인 책가방에 코끼리모양의 도형을 빼고 "아가방"이라는 문자만을 넣은 상표를 실제로 사용한 사실을 확정한 후, 위와 같은 상표사용은 피심판청구인의 상품과 심판청구인의 상품과의 사이에 출처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것으로서 피심판청구인에게 위 인용상표의 존재를 알고 인용상표와 상품의 출처의 오인을 일으키게 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45조 제1항 제2호 의 규정에 의하여 그 등록이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당원의 환송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소론과 같이 피심판청구인의 실사용상표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로 약칭될 수 있다거나, 상품에 위 실사용상품외에 피심판청구인의 상호를 표시한 정가표 및 표찰을 부착하였다거나, 그 상품의 전문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거나, 그 당시에 심판청구인이 책가방을 제조판매하고 있지 아니하여 지정상품이 다르다거나 하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일반수요자에게 상품의 출처와 품질을 오인, 혼동하게 할 염려가 없다거나 피심판청구인의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위 원심판단은 소론주장을 배척한 취지이므로, 원심결에 구 상표법 제45조 제1항 제2호 에 법리를 오해한 위법과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주한

심급 사건
-대법원 1988.12.20.선고 87후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