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409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1992.2.1.(913),469]

판시사항

가. 회사정리법 제145조 에 규정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의 의미

나.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없이 확정되어 정리채권자표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 그 효력과 시정방법

다. 회사정리법에 의한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가 아닌 정리채권자표 기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의 경우 같은 법 제147조 제2항 소정의 출소기간의 제한을 받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회사정리법 제145조 가 확정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의 기재는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와 주주 전원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취지는,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에 기재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의 금액은 정리계획안의 작성과 인가에 이르기까지의 정리절차의 진행과정에 있어서 이해관계인의 권리행사의 기준이 되고 관계인집회에 있어서 의결권 행사의 기준으로 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서, 위 법조에서 말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 함은 기판력이 아닌 확인적 효력을 가지고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나.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정리채권자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이로 인하여 채권이 있는 것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이 명백한 오류인 경우에는 정리법원의 경정결정에 의하여 이를 바로잡을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확인의 판결을 얻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

다. 회사정리법 제147조 제2항 에 규정된 출소기간은 그 제1항 소정의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에 관한 것이므로 회사정리법에 의한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가 아닌 정리채권자표 기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의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 에 규정된 출소기한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

원고, 피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한우건설 소송대리인 변호사 소칠용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주성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1. 회사정리법 제145조 가 확정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의 기재는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와 주주 전원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취지는,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에 기재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의 금액은 정리계획안의 작성과 인가에 이르기까지의 정리절차의 진행과정에 있어서 이해관계인의 권리행사의 기준이 되고 관계인집회에 있어서 의결권 행사의 기준으로 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서, 위 법조에서 말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 함은 기판력이 아닌 확인적 효력을 가지고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따라서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정리채권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이로 인하여 채권이 있는 것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이 명백한 오류인 경우에는 정리법원의 경정결정에 의하여 이를 바로잡을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확인의 확정판결을 얻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2. 원심은 정리채권자표에 그 정리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이의가 없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거나, 이의가 없는데도 마치 이의가 있는 것으로 기재된 경우 뿐 아니라,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도 그 기재는 무효라고 판단한 것이고, 원심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피고의 채권은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된 것으로 기재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그 판단결과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피고의 주장을 제대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그리고 회사정리법 제147조 제2항 에 규정된 출소기간은 그 제1항 소정의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에 관한 것이므로 회사정리법에 의한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가 아닌 정리채권자표 기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의 경우에는 위 제2항 에 규정된 출소기한 제한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

4.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나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기 이전인 1984.8.30. 피고의 정리회사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33,078,500원을 소외 1에게 양도하고 이를 정리회사에 통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채권은 정리채권 조사기일 당시에 있어서 피고의 채권이 아니었으므로 이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의 기재는 무효라고 판단하고, 피고가 위의 채권을 양도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추심을 위한 것으로서 위 소외 1이 단지 자기 이름으로 채권을 받을 수 있는 추심권능만 부여한 것에 불과하여 양도인인 피고가 여전히 채권자의 지위를 갖는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원심증인 1의 증언을 배척하고, 달리 증거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면 위의 채권을 피고로부터 양수받았다는 소외 1은 정리채권신고를 한 바 없음은 원고가 시인하는바(기록 515면), 피고가 위의 채권을 진실로 위 소외 1에게 양도하였고, 위 소외 1이 실제로 이를 양수하였다면 채권자인 위 소외 1이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채권자 아닌 피고가 이를 신고한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에 속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원심증인 1의 증언을 막바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위 소외 1이 정리채권을 신고하지 아니하고 피고가 신고한 이유를 심리하여, 그럴 만한 사정이나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 범위 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이재성 배만운 김석수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90.12.13.선고 90나968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