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이의][공1993.7.1.(947),1548]
입찰자격이 없는 회사가 입찰자격이 있는 회사의 명의를 빌려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받고 기계공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당사자나 계약상의 이행채무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명의회사라고 한 사례
입찰자격이 없는 회사가 입찰자격이 있는 회사의 명의를 빌려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받고 기계공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당사자나 계약상의 이행채무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명의회사라고 한 사례.
동주산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시환
피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가. 피고의 신청으로 소외 영성산업주식회사(이하 영성산업이라 한다)가 원고 회사 명의로 소외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이하 포항제철이라 한다)에 유니트 프레임 및 가이드 12세트를 제작 공급한 대가로 포항제철에 대하여 취득한 대금채권 금 173,800,000원중 금 26,456,172원을 가압류 하였다고 전제하고,
나. 위 유니트 프레임 및 가이드는 원고 회사가 포항제철과 그 제작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영성산업은 원고로부터 그 제작 공급의 하도급을 받은 것인데, 영성산업이 재정악화 및 노사분규 등으로 기한내에 위 기계제작을 마칠 수 없게 되자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위 하도급계약을 해지하되 그 동안 기계제작에 소요된 자재대를 금 22,340,850원, 인건비를 금 13,290,000원으로 평가하여 인건비는 원고 회사가 영성산업의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급하고, 자재대에 관하여는 당시 영성산업이 원고 회사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어음금채무 금 7,200,000원과 서로 상계하고 남은 금 15,140,850원을 원고 회사가 포항제철에 위 기계를 제작 공급하고 그 대금을 수령한 때로부터 1주일 이내에 영성산업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이므로, 포항제철에 대하여 위 기계제작대금채권을 취득한 자는 원수급자인 원고 회사이지 원고 회사로부터 하도급 받은 영성산업이 아니고 영성산업에 대한 채권에 기하여 원고의 포항제철에 대한 위 기계제작대금채권에 대하여 한 위 가압류집행은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다. 포항제철은 평소 거래업체들을 그 조직 및 인원, 설비능력, 제작자 기술능력, 제작 및 납품실적, 품질관리 기타 재무구조 등의 면에서 평가하여 에이(A), 비이(B), 씨이(C)로 분류하여 씨이(C)급 업체에 대하여는 계약금액 금 100,000,000원 미만의 계약에 한하여 입찰할 자격을 부여하고, 계약금액이 금 100,000,000원 이상인 계약은 비이(B)급 이상의 업체에 한하여 입찰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데, 원고 회사는 비이(B)급으로, 영성산업은 씨이(C)급으로 각 판정되었고, 포항제철은 당초 위 유니트 프레임 및 가이드 12세트의 제작 공급을 에이(A)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에 붙였으나 입찰에 참가하려는 업체가 없자 입찰자격을 비이(B)급으로 확대하여 입찰공고를 하였고, 영성산업은 비이(B)급 업체인 원고 회사와 영성산업이 원고 회사의 명의로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받아 포항제철과 위 기계제작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원고 회사에게 명의를 대여한 대가로 거래관행에 따라 계약금액의 5%에 상당한 금원을 지급키로 약정하고, 이에 따라 원고 회사의 명의로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받고, 포항제철과의 사이에 영성산업이 포항제철에 유니트 프레임 및 가이드 12세트를 대금 173,800,000원에 제작 공급키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 회사와 영성산업은 위와 같은 명의대여에 따른 권리관계를 정리하기 위하여 마치 원고 회사가 영성산업에게 위 기계제작을 하도급하는 것처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 계약서상에 하도급대금을 영성산업이 포항제철과의 사이에 약정한 대금에서 그 5%에 상당한 약정명의대여료를 공제한 금 165,110,000원으로 기재하였다고 인정하고,
라. 이 인정사실에 의하면 포항제철과의 사이에 체결된 기계제작공급계약의 계약당사자는 그 명의가 원고 회사로 되어 있음에 관계없이 영성산업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기계제작공급계약의 실제 당사자가 원고 회사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고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위 인정에 방해되지 아니한다고 한 갑 제4호증(하청작업포기서), 갑 제6호증(합의해약서)에 의하면 영성산업이 원고 회사에 재정난으로 납기를 맞출 수 없다는 이유로 외주하청작업을 포기하는 각서를 해 주었고, 하도급계약의 합의해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들 문서가 그 자체로서는 원심의 사실인정에 방해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하고, 갑 제7호증의 1, 갑 제8,9,10,11호증도 원고의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는 될 수 있어도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심판결에는 증거의 취지를 오해하여 이유의 불비가 있거나 증거에 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3. 그리고 포항제철이 평소 거래업체들을 에이(A)급, 비(B)급, 씨(C)급으로 분류하여 씨(C)급 업체에 대하여는 계약금액 금 100,000,000원 미만의 계약에 한하여 입찰할 자격을 부여하고, 계약금액이 금 100,000,000원 이상의 계약은 비(B)급 이상의 업체에 한하여 입찰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데, 포항제철은 당초 위 유니트 프레임 및 가이드 12세트의 제작 공급을 에이(A)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에 붙였으나 입찰에 참가하려는 업체가 없자 입찰자격을 비(B)급으로 확대하여 입찰공고를 하였고, 이에 따라 씨(C)급 업체인 영성산업이 비(B)급 업체인 원고 회사 명의로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받고 포항제철과의 사이에 이 사건 기계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 하더라도, 포항제철과의 관계에 있어서 계약당사자나 그 계약상의 이행채무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계약상의 명의자인 원고 회사인 것이고, 제작한 기계의 납품도 원고 회사의 명의로 하게 되는 것이므로, 포항제철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원고 회사가 기계제작대금의 채권자가 되는 것이지 영성산업이 채권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계약이 원고 회사의 명의로 체결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포항제철에 대한 대금채권자는 영성산업이라고 판단한 것은 명의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논지는 이 범위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