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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두9226 판결

[벽면전광판허가취소처분취소][공2015상,52]

판시사항

[1]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13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의 의미

[2] 국민에게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게 한 종전 행정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경우 및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행정청)

판결요지

[1]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13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란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허위, 기만, 은폐 등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를 하여 허가를 받은 경우를 말하고, 단순히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허가를 받은 경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2] 일정한 행정처분으로 국민이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였을 경우에 종전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직권으로 이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은 이미 취득한 국민의 기존 이익과 권리를 박탈하는 별개의 행정처분으로, 취소될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취소해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 것이며, 하자나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기존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을 한 행정청에 있다.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제이엠디애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근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승아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관하여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4~6층 외벽에 광고물을 설치하는 것은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건물 4~6층 외벽에 광고물을 설치하려면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 에 따른 관리단집회의 결의와 같은 조 제2항 에 따른 이 사건 건물 4~6층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아야 할 것인데, 소외 1이 이 사건 광고물 설치허가 신청을 하는 데 있어 관리단집회의 결의나 4~6층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여 하자가 있는 사용승낙서를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하 ‘옥외광고물법’이라고 한다) 규정의 취지 및 집합건물법 규정과의 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집합건물법 제15조 의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 4점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피고가 이 사건 처분사유로 들고 있는 ‘직무정지된 관리인의 사용승낙서 발급행위’, ‘건물사용승낙서에 날인된 관리단 관리인의 직인 상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유부분 사용승낙절차 미이행’은 모두 ‘소외 1이 광고물 등 표시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첨부한 이 사건 건물 관리자의 사용승낙서에 하자가 있다는 것 내지는 유효한 사용승낙이 없는 상태에서 위 신청서가 제출되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2) 집합건물인 이 사건 건물 정면에 이 사건 광고물을 설치하는 것은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소외 1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나 이 사건 건물 4~6층 구분소유자의 승낙이 있었음을 확인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관리인 직무대행자도 아닌 소외 2가 발급하여 준 사용승낙서를 받아 피고에게 제출하거나, 설령 이 사건 광고물의 설치가 공용부분의 관리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이 사건 건물 4~6층 전면 벽면에 대한 임대차계약이나 사용승낙이 없었음에도 그것들이 있는 것처럼 함으로써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를 받은 것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3)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이 사건 건물 관리단 집회의 결의 없이 이루어진 사용승낙에 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수익적 행정행위)를 직권으로 취소한다.”라는 처분사유를 추가하였는데, 하자 있는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수익적 행정행위)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으므로 추가된 위 처분사유 역시 인정된다.

4) 소외 1은 소외 2가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집회 결의나 4~6층 구분소유자들의 승낙 없이 발급하여 준 사용승낙서를 제출하였는데, 이는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라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써 위 허가를 취소한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옥외광고물법 제13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라고 함은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허위, 기만, 은폐 등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를 하여 허가를 받은 경우를 말하고, 단순히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허가를 받은 경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볼 때,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1이 이 사건 광고물을 설치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 외벽에 대하여 유효한 사용승낙을 받지 못하였다고 인정되지만 이러한 점만으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았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한 데에는 옥외광고물법 제13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가) 소외 1은 2010. 2. 10. 이 사건 건물 외벽에 광고물표시허가를 받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 외벽의 소유자나 관리자의 사용승낙이 필요한 것을 알고 이 사건 건물의 관리인 직무대행자 소외 3과 사이에 이 사건 광고물의 설치를 위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임대차계약에 기초하여 받은 이 사건 건물 관리단 명의의 사용승낙서를 제출함으로써 피고로부터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를 받았으며,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권을 양수한 원고는 2011. 9. 9. 이 사건 건물 관리단의 임시관리인 소외 4와 사이에 같은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달리 소외 1이 이 사건 건물 외벽에 광고물을 설치하려면 구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 에 따른 관리단집회의 결의와 같은 조 제2항 에 따른 이 사건 건물 외벽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큰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소외 1이 2010. 11.경 피고에게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신청을 하면서 2010. 8. 2.자 사용승낙서를 제출하려고 하자, 피고의 담당직원은 허가신청일에 근접하여 작성된 사용승낙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위 허가신청 당시에는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을 대표하는 관리인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었으므로, 소외 1로서는 당시 이 사건 건물 관리인의 사용승낙서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이 사건 건물의 관리인 업무를 보좌해 온 부장 소외 2로부터 소외 1이 이 사건 건물 외벽의 정당한 임차인이라는 내용을 확인받은 후 2010. 12. 6.자 사용승낙서 및 그에 관한 소명서를 제출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소외 1은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사용을 위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건물 외벽을 사용할 권한을 취득하였다고 믿고 그에 따른 사용승낙서를 작성받아 제출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사후적으로 볼 때 소외 1이 효력이 없는 사용승낙서를 제출하였다 할지라도 효력이 없는 사용승낙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관여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유효하지 아니한 사용승낙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사회통념상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2) 한편 일정한 행정처분으로 국민이 일정한 이익과 권리를 취득하였을 경우에 종전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직권으로 이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은 이미 취득한 국민의 기존 이익과 권리를 박탈하는 별개의 행정처분으로, 취소될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취소해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 것이며, 하자나 취소해야 할 필요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기존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을 한 행정청에 있다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3375 판결 등 참조).

이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에 그 요건인 이 사건 건물 외벽에 관한 유효한 사용승낙이 존재하지 아니한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취소해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원고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원고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보지 아니한 채 수익적 행정처분인 이 사건 광고물 표시허가에 하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이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본 데에는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