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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도11174 판결

[배임수재·배임증재·공인중개사의업무및부동산거래신고에관한법률위반][공2013하,2271]

판시사항

배임수재죄 구성요건 중 ‘부정한 청탁’의 의미와 판단 기준 및 부정한 청탁을 받고 나서 사후에 청탁의 대가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와 부정한 청탁의 결과로 상대방이 얻은 재물 등의 일부를 상대방으로부터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경우, 배임수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배임수재죄는 성립되고, 어떠한 임무위배행위를 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나,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하는 사람과 취득하는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개재되지 않는 한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족하며, 이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부정한 청탁을 받고 나서 사후에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 청탁의 대가인 이상 배임수재죄가 성립되며, 또한 부정한 청탁의 결과로 상대방이 얻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일부를 상대방으로부터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세한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배임수재 부분 및 피고인 4, 5에 대한 배임증재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배임수재 및 배임증재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법 제357조 제1항 이 규정하는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배임수재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는 타인과의 대내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다(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1784 판결 참조). 그리고 배임수재죄에서 ‘임무에 관하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탁받은 사무를 말하는 것이나, 이는 그 위탁관계로 인한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도 포함되고, 나아가 고유의 권한으로써 그 처리를 하는 자에 한하지 않고 그 자의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처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자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6433 판결 등 참조).

한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배임수재죄는 성립되고, 어떠한 임무 위배 행위를 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나,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하는 사람과 취득하는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개재되지 않는 한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족하며, 이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다 (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7380 판결 ,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1784 판결 참조). 그리고 부정한 청탁을 받고 나서 사후에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 그 청탁의 대가인 이상 배임수재죄가 성립되며, 또한 부정한 청탁의 결과로 상대방이 얻은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의 일부를 상대방으로부터 그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1은 2000. 7. 1. 공소외 1 회사(이하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기획영업부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임대아파트 분양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인 2는 2001. 4. 1. 공소외 1 회사에 입사하여 기획영업부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동탄 및 판교지역 임대아파트 분양팀장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피고인 3은 1997. 7.경 공소외 1 회사에 입사하여 2006. 5.까지 공소외 1 회사 상무이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고, 피고인 4, 5는 공소외 1 회사가 건설한 동탄1차 및 판교1차 아파트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사무실을 운영하였다. 피고인 1, 3, 4는 고등학교 동문이다.

(2) 공소외 1 회사는 동탄1차 및 판교1차 아파트를 분양하였다가 대량의 해약사태가 발생하여 그중 60세대가 2008. 8.경부터 2009. 3.경까지도 재임대분양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그런데 분양공고를 거칠 경우 재임대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 사이 회사에서 부담하는 금융이자가 크게 늘어날 우려가 있었다. 이에 공소외 1 회사 경영진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피고인 1, 2에게 해약세대를 빨리 처리하라고 지시하였다.

(3) 한편 피고인 4는 2008. 8. 29.경 광주로 내려가 피고인 1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공소외 1 회사의 해약세대를 제3자에게 임대하게 되면 자신이 중개할 수 있도록 연락해 달라, 한 세대를 중개할 때마다 프리미엄 일부를 주겠다.”고 제안하였다.

(4) 그 후 피고인 1은 공소외 1 회사 대표 공소외 2에게 피고인 4의 중개로 해약세대의 분양권을 전매하여 재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다음, 2008. 10. 중순경 피고인 2와 함께 동탄 ○○○○○임대아파트 상가 내 피고인 4의 △△부동산 사무실에서 피고인 4를 만나 그 무렵의 프리미엄 시세가 얼마인지, 동탄1차 해약세대에 관하여 재임대차계약이 체결될 경우 프리미엄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등에 대해 상호 논의하였다. 그 결과 재계약자들로부터 지급받는 분양대금(임대보증금), 인테리어비와 옵션확장비, 기간이자 등(이하 ‘분양대금 등’이라고 한다)은 공소외 1 회사의 법인 계좌로 바로 입금하고, 그 외 거래시세에 따라 재계약자들로부터 지급받는 프리미엄은 20평형대의 경우 1,700만 원, 30평형대의 경우 3,000만 원을 각 기본금액으로 하고, 그 기본금액에다가 기본금액을 초과하는 프리미엄의 1/3 해당 금액을 합하여 이를 피고인 1, 2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하였다.

(5) 그와 같은 합의 내용에 따라 피고인 2는 그 무렵 피고인 4에게 동탄1차 해약세대 27세대의 정보를 알려주었고, 피고인 4는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 사무소나 다른 부동산중개사무소를 통해 재계약자들을 모집하여 결국 2009. 1. 14.경부터 2009. 3. 18.경까지 사이에 총 17세대에 관하여 재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 한편 그 사이 경기가 회복되자 공소외 1 회사는 나머지 10세대를 직접 처분하겠다고 하면서 피고인 4에게 반납을 요청하였고, 그 요구에 따라 피고인 4는 10세대에 관한 재임대차계약 체결을 중단하였다.

(6) 피고인 4는 2008년 말경 피고인 1에게 판교1차 해약세대에 대하여도 같은 방법으로 재임대차계약을 중개해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이에 피고인 1, 2는 공소외 1 회사 대표 공소외 2의 승인을 받아 해약된 판교1차 26세대의 정보를 피고인 4, 5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부동산사무소 측에 넘겨주었다. 당시 피고인 1, 2는 피고인 4, 5와 사이에 재계약자들로부터 지급받는 프리미엄 중 23평형의 경우 500만 원, 33평형의 경우 700만 원을 각 기본금액으로 하고 그 기본금액에다가 기본금액을 초과하는 프리미엄의 50%(23평형), 70%(33평형) 해당 금액을 합하여 이를 피고인 1, 2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다. 이후 ▽▽▽부동산사무소 등의 중개를 통해 2008. 12. 30.경부터 2009. 2. 26.경까지 사이에 판교1차 26세대에 대하여 재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

(7) 피고인 4는 2009. 7.경 판교1차의 다른 7세대 역시 피고인 1, 2에게 그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면서 당시 시세를 고려하여 프리미엄 중 23평형의 경우 3,200만 원, 33평형의 경우 6,500만 원을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그 후 공소외 1 회사는 피고인 4, 5 등의 중개로 2009. 9. 7.경부터 2009. 9. 24.경까지 사이에 위 7세대에 대한 재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8) 피고인 2는 공소외 1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다가 퇴사한 피고인 3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알고 도움을 주고자 2009. 6.경 피고인 3에게 동탄1차 해약세대 중 11세대의 정보를 알려주었고, 피고인 3은 그 정보를 피고인 4에게 알려주면서 당시 프리미엄 시세에 따라 피고인 4로부터 총 7,0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피고인 4는 이와 별도로 피고인 2에게는 1세대당 300만 원을 주기로 약정하였다. 이후 공소외 1 회사는 피고인 4 등의 중개로 위 11세대 중 10세대에 대하여 재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다만, 피고인 2는 피고인 3이 3,000만 원을 지급받은 1세대와 저층이어서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은 2세대를 뺀 나머지 7세대에 대하여만 300만 원씩을 지급받아 2,100만 원을 수령하였다).

(9) 위와 같이 피고인 4, 5 등의 중개로 공소외 1 회사와 사이에 재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재계약자들은 공소외 1 회사 경기지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1 회사를 임대인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해당 프리미엄을 중개인들에게 지급하였다. 그리고 다른 중개인들을 통해 또는 △△부동산이나 ▽▽▽부동산의 종업원들을 통해 프리미엄을 지급받은 피고인 4는 피고인 1, 2와의 앞서 본 각 약정 내용에 따라 2009. 1. 14.경부터 2009. 10. 12.경까지 사이에 수십 회에 걸쳐 피고인 1, 2, 3이 지정한 계좌로 총 10억여 원을 송금하였는데, 프리미엄을 지급받은 시기가 계약된 거래별로 달라서 어떤 송금내역이 어떤 세대의 프리미엄인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0) 그리고 공소외 1 회사의 사규에서는 회사이익에 반하는 영리행위 내지 타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는 행위 및 회사 거래처로부터 사례를 수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11) 위 아파트들은 공소외 1 회사가 임대를 목적으로 건설한 임대주택으로서 임대주택법령의 적용대상이고 그중에서 판교 지구 아파트의 경우에는 공공건설임대주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구 임대주택법(2011. 8. 4. 법률 제110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0조 , 제26조 등 관련 법령에서는 임대주택에 대하여 임차인의 자격, 산정방법, 임대보증금, 임대료 등 임대조건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일정한 공공건설임대주택에 대하여는 임대조건에 관한 신고의무를 지우며, 또한 주택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설한 공공건설임대주택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최초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는 일정한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하는 등, 국민의 주거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구 임대주택법의 취지에 맞게 임대주택의 임대조건에 관하여 규제하고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들이 서로 협조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위 임대분양 아파트들 중에서 해약세대에 대한 재임대차계약 사무를 추진한 결과 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할 것이지만, 임대분양 영업을 하는 회사인 공소외 1 회사에 소속된 직원인 피고인 1, 2는 회사 소유의 임대아파트에 관한 임대 업무를 처리하면서 임대주택법령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공소외 1 회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임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또한 재임대차계약 과정에서 원래 예정된 분양대금 외에 재계약자들로부터 웃돈에 해당하는 프리미엄을 받을 경우에는 그 프리미엄 수수로 인한 분쟁, 조세 부담 및 해약 시의 반환 문제를 비롯하여 공공건설 임대주택 분양업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분양 과정에서의 공정성·투명성 등에 대한 신뢰와 평판에 대한 악영향 내지는 임대주택법령의 위배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그 수수 사실을 공소외 1 회사 사장 등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 알려 승인을 받고 나아가 공소외 1 회사의 지시를 받아 프리미엄을 처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사규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그 업무처리 과정에서 중개업자 등으로부터 사례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럼에도 공소외 1 회사의 직원인 피고인 1, 2는 재임대차계약 업무를 처리하면서 중개업자인 피고인 4, 5로부터 프리미엄을 배분하여 주겠다는 제의 아래 재임대차계약 중개에 관한 권리를 부여하여 달라는 청탁을 받은 후, 그들에게 중개업무를 전담하게 하여 그들이 중개수수료를 독점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을 뿐 아니라 공소외 1 회사의 사장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수권을 받지 아니한 채 그들이 재계약자들로부터 임대보증금 외에 프리미엄을 더 받아 취득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재임대차계약에 관한 중개업무를 전담시키고, 나아가 그에 대한 대가로 그들이 받은 프리미엄의 일부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받았으므로, 이는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재물을 취득한 것으로서 배임수재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8. 2. 11. 선고 2008도6987 판결 참조).

라. 그런데도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인들이 해약세대의 임차권 분양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꾀하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일치하였고, 피고인들 사이에 수수된 돈은 피고인 4 측에서 따로 마련한 돈이 아니라 재계약자들이 지급한 프리미엄으로서 피고인 1 등에게 배분된 돈이 피고인 4, 5에게 배분된 금액보다 훨씬 많으며, 4차례에 걸쳐 거래 당시 형성된 프리미엄 시세를 기초로 분배비율을 정하면서 피고인 1 측이 그러한 사항을 주도적으로 결정하였으며, 피고인 4 측이 ‘실제 재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세대수’를 기준으로 약정된 분배비율에 따라 해당 돈을 피고인 1 등에게 송금하는 방법으로 프리미엄을 정산한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피고인 1, 2의 임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의 관계로 대가를 공여·취득한다는 인식으로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인 4, 5가 받은 프리미엄은 이 사건 아파트 재임대계약 과정에서 발생된 것으로서 공소외 1 회사의 위임·지시에 따라 처리되어야 함에도 중개인에 불과한 그들이 프리미엄을 취득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그중의 일부가 피고인 1, 2에게 지급된 이상 이는 사규에 위반되는 부정하거나 부당한 이득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비록 피고인 1, 2, 3이 청탁의 대가로 받은 돈이 프리미엄 중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며 그 비율을 피고인 1 등이 주도적으로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물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6987 판결 참조), 그 돈을 주고 받은 피고인들에게 그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근거로 든 사정들만으로는 배임증수재죄의 성립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마. 결국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배임증수재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와 부정한 청탁 및 그 대가로서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4, 2는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피고인 4, 5에게 프리미엄의 일부가 공소외 1 회사에 들어간다면서 공소외 1 회사 몫으로 들어가는 계좌와 자기 몫으로 들어가는 계좌를 따로 알려주었고 피고인 4 등이 그에 따라 프리미엄을 나누어 송금하였으나, 회사 몫의 계좌로 들어오는 돈도 피고인 1, 2 등이 차지하였다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만약 그 진술 내용이 사실이라면, 피고인 4, 5는 공소외 1 회사 몫으로 계좌에 송금된 프리미엄 부분이 공소외 1 회사에 귀속된다고 생각하였을 수 있으므로, 그 프리미엄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 4, 5가 청탁의 대가라는 명목으로 피고인 1, 2 등에게 교부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와 같은 피고인들 사이에서의 프리미엄 배분 경위 및 내용에 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여 부정한 청탁의 대가 금액을 가릴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2.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이 사건 프리미엄은 재계약자들이 당시 시세에 따라 분양대금 등을 초과하여 지급한 것으로서 중개수수료 산정대상인 ‘거래금액’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고 이를 재계약자들이 피고인 4, 5의 중개행위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중개수수료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수긍할 수 있다고 인정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을 주장하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재계약자들로부터 법정수수료를 초과하여 중개수수료를 지급받았다는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와 같이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 정한 ‘중개수수료’와 ‘거래금액’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한편 검사는 상고이유로, 위와 같이 재계약자들이 지급한 프리미엄이 임대인인 공소외 1 회사에 귀속되지 아니하고 중개업자인 피고인 4, 5에게 귀속되었으니 중개수수료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임대인 공소외 1 회사에 지급될 거래대금 중의 일부를 피고인 4 등이 중개의 대가로 받았다는 것으로서 그 중개수수료를 지급한 계약 당사자가 공소외 1 회사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재계약자들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았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다르고 또한 검사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새로이 주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파기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배임수재 부분 및 피고인 4, 5에 대한 배임증재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