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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3. 6. 2. 선고 92구314 제3특별부판결 : 상고기각

[증여세등부과처분취소][하집1993(2),601]

판시사항

가. 부부 사이에 명의신탁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경우 상속세법상 증여의제규칙의 적용 여부

나.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의 적용범위

판결요지

가. 상속세법 제34조 제1항의 증여의제규정은 실제로 양도행위가 있어야 적용된다 할 것인데 부부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명의신탁에 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어도 실제의 양도행위가 없었다면 위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나.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의 증여의제규정은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명의신탁제도를 증여세회피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으므로 그 등기 등의 명의를 달리하게 된 것이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함이 아니라 법령상의 제한이나 기타 이와 유사한 부득이한 사정 때문일 경우에는 이를 적용할 수 없다.

참조판례

1.

2.

원고

권명자

피고

개포세무서장

주문

피고가 1991.3.2. 원고에 대하여 한 증여세 금 587,687,350원 및 방위세 금 97,947,89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음)

별지 기재 토지들(원래의 지번은 진해시 용원동 135의 5, 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은 소외 정재식의 명의로 소유권등기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89.4. 위 정재식의 처인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그 구체적인 등기경료일을 보면, 별지 기재 번호 1 토지 등 일부토지는 1989.4.19.이고, 번호 2 토지 등 다른 일부토지는 그 해 4.27.임).

이에 따라 피고는, 상속세법 제34조 제1항에 근거하여, 위 정재식이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1991.3.2. 원고에게 주문 기재의 증여세 및 방위세의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

가. 사실관계

(1) 갑 제3 내지 10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16, 을 제3호증의 1 내지 22의 각 기재와 증인 유기영, 김도룡, 김경록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다음 (2)항과 같다.

(2) 이 사건 토지는 공유수면매립지이다. 즉 소외 김도룡은 1986년 이 사건 토지가 위치한 일대에 관하여 진해시로부터 공유수면매립면허를 얻어, 소외 삼창공영주식회사에게 매립공사를 도급주어 그 해 8월경부터 시공토록 하였다. 그런데 위 매립지속에는 인근마을인 용원동의 어촌계주민들이 오랜 기간 동안 어업을 하면서 점유, 이용한 갯벌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위 김도룡은 위 매립공사로 인한 위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1987.1.17. 소외 박명제등 위 어촌계주민들에게 매립공사가 끝나는 대로 일정한 면적의 매립지를 그 보상금조로 저렴한 가액에 분양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위 김도룡은 공사자금의 부족으로 1987.5.1. 이 사건 토지 (당시는 20여 필지로 가분할된 상태였음)를 위 정재식에게 99억원에 매도하게 되었다. 또한, 위 정재식 역시 1988.2.16. 위 박명제등 위 마을주민과 사이에, 김도룡간에 이루어졌던 원래의 분양약정을 그대로 준수하겠다고 합의하였다.

한편, 위 김도룡은 매립지공사대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소외 황영현으로부터 금 1,217,180,000원을 차용한 바 있었는데,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을 완제하지 못하고 있었던 위 정재식은 1988.4.12.과 그 해 6.28. 위 김도룡의 위 차용금채무에 관하여 연대하여 갚기로 위 황영현에게 약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위 김도룡이 위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여 위 황영현은 그 당시에 위 김도룡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어 있던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강제집행할 태세를 보였다. 이에 위 정재식은 이 강제집행을 회피하기 위하여, 1988.11.2. 이미 그 이전인 1988.7.11.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경료해 두었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에 이어서, 그 다음날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해 두었다.

그런데 위 황영현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1989.3.11.자로 강제경매신청등기가 경료되었다. 그러자 이 사실을 알게 된 위 마을주민들은 그들의 분양권이 상실될 것을 우려하여 위 정재식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하였다. 이에 위 정재식은 1989.4.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위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으로써 위 강제경매신청등기를 말소시키고, 다시 위 마을주민들에게 원래의 약정내용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게 되었다(다만 진해시 용원동 1128 등 5필지는 수분양자가 그 분양대금 중 잔금을 미납하여 그대로 원고 명의로 남아 있을 뿐이다).

한편, 이 사건 토지의 분양대금은 위 정재식에게 입금되었으며, 원고가 위 분양과정에 개입하였다거나, 그 대금을 수령한 gms적은 찾아볼 수 없다.

(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정재식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토록 한 것은, 위 황영현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강제집행으로부터 위 마을주민들의 분양권을 보호하고 위 마을주민들과의 약정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일시의 명의신탁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다.

나. 상속세법 제34조 제1항과 관련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위 상속세법 제34조 제1항은,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에게 양도한 재산은 양도자가 당해 재산을 양도한 때에 그 재산의 가액을 그 양도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은 실제로 양도행위가 있어야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10.8. 선고 91누64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일시 명의신탁에 터잡은 것으로서, 실제의 양도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님이 명백한 이상, 이 사건의 경우에 위 규정이 적용될 수가 없다고 하겠다.

다.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과 관련하여

또한, 이 사건 처분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것은 아니지만, 나아가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의 적용가능 여부를 본다.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록, 명의개서 등(이하 '등기 등'이라 한다)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 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실질소유자가 그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명의신탁제도를 증여세 회피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따라서 그 등기 등의 명의를 달리하게 된 것이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함이 아니라 법령상의 제한이나 기타 이와 유사한 부득이한 사정 때문일 경우에는 이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2.3.10. 선고, 91누395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정재식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것은 위 마을주민들의 분양권을 보호하고 위 마을주민들과의 약정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증여세 회피의 목적이 없었음은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위 조항에 의하여 이를 증여로 의제할 수도 없는 것이다.

3. 결 론

결국 이 사건 토지가 위 정재식에 의하여 원고에게 증여되었다고 의제하여 행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별지생략]

판사 정용인(재판장) 이재홍 백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