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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후2757 판결

[거절사정(특)][공2003.11.15.(190),2195]

판시사항

[1]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 거절이유의 통지를 하여 새로운 거절이유에 대한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된 발명을 근거로 진보성을 부인한 거절사정의 거절이유와 출원발명의 명세서 기재내용을 근거로 진보성을 부인한 심결이유는 그 주지에서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출원인에게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은 절차상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특허법(2001. 2. 3. 법률 제64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 는 심사관은 특허출원이 소정의 거절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거절사정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63조 는 심사관은 제62조 의 규정에 의하여 거절사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그 특허출원인에게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기간을 정하여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70조 제2항 은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그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에 제63조 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들 규정은 이른바 강행규정이므로,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 이유는 적어도 그 주지에 있어서 거절이유통지서의 기재 이유와 부합하여야 하고,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그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에는 거절이유의 통지를 하여 특허출원인에게 새로운 거절이유에 대한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2]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된 발명을 근거로 진보성을 부인한 거절사정의 거절이유와 출원발명의 명세서 기재내용을 근거로 진보성을 부인한 심결이유는 그 주지에서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출원인에게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은 절차상 위법하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가부시키가이샤 고베 세이코쇼 (소송대리인 변리사 박종혁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Al 또는 Al합금제 진공챔버 부재에 양극산화처리를 행하는 것에 의해 표면에 뚫린 세공을 다수 가지는 다공질층과 세공이 없는 경계층으로 이루어진 양극산화피막을 형성하는 Al 또는 Al합금제 진공챔버 부재의 표면처리방법에 있어서, 우선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행하고, 이어서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행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Al 또는 Al합금제 진공챔버 부재의 표면처리방법"인 이 사건 출원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7항(이하 '이 사건 제17항 발명'이라고 한다)은 그 판시와 같이 양극산화피막의 경계층 두께를 두껍게 하여 내가스부식성이 우수한 Al 또는 Al합금제 진공챔버 부재를 얻기 위한 표면처리방법에 관한 발명이고,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으로부터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와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는 전해액의 종류를 달리하여 양극산화처리를 할 때 나타나는 산화피막의 형상에 따라 구분한 것일 뿐 그 원리가 동일한 양극산화처리인 점, 이러한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나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함으로써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합금의 내식성이 향상된다는 효과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점,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합금을 진공챔버 부재로 사용하기 위해 그 표면에 양극산화처리를 하는 기술은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도 종래기술로 소개되어 있는 점,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할 것인지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할 것인지, 또는 이 두 양극산화처리를 같이 할 것인지 여부는 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라면 필요로 하는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합금의 특성 또는 성능에 따라 극히 용이하게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제17항 발명과는 반대로 먼저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하고 이어서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하는 경우에는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만을 한 경우와 동일하게 된다고 원고가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제17항 발명과 같이 Al 또는 Al합금제 진공챔버 부재의 내가스부식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선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하고 난 후 이어서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하는 순서는, 두 가지 양극산화처리를 같이 하고자 하는 경우 당연히 이 순서로밖에 할 수 없는 것이어서 누구든지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고, 이 사건 제17항 발명은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에 의해 형성된 경계층에 다시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를 하여 경계층을 형성시키는 것이어서 두 경계층이 겹쳐지므로 이 사건 제17항 발명의 작용효과는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만을 행함으로써 나타나는 내식성 향상 효과 이상으로 현저하게 향상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17항 발명은 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이 사건 출원발명의 출원 전에 공지된 양극산화처리 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출원발명의 특허출원에 거절사정을 그대로 유지한 특허심판원 2000. 8. 29. 자 99원3726 심결(이하 '이 사건 심결' 이라고 한다)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구 특허법(2001. 2. 3. 법률 제64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2조 는 심사관은 특허출원이 소정의 거절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거절사정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63조 는 심사관은 제62조 의 규정에 의하여 거절사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그 특허출원인에게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기간을 정하여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70조 제2항 은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그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에 제63조 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들 규정은 이른바 강행규정이므로,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 이유는 적어도 그 주지에 있어서 거절이유통지서의 기재 이유와 부합하여야 하고,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에서 그 거절사정의 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경우에는 거절이유의 통지를 하여 특허출원인에게 새로운 거절이유에 대한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 대법원 1989. 8. 8. 선고 88후950 판결 , 1994. 6. 28. 선고 92후1066 판결 , 2000. 1. 14. 선고 97후349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면, 심사관이 1999. 4. 30. 이 사건 제17항 발명은 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취지의 거절이유통지를 한 후 1999. 9. 13. 이 사건 출원발명의 특허출원을 거절사정한 사실, 원고가 위 거절사정에 대한 심판을 청구함과 동시에 이 사건 출원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중 일부를 삭제하는 보정서를 제출하였고, 구 특허법 제173조 의 규정에 의한 심사전치에 의하여 위 보정서를 심사한 심사관은 1999. 11. 16. 원고에게 "청구범위 제1항 내지 제6항, 제17항 내지 제23항은 공지되어 있는 알루미늄의 양극산화피막의 다공성 미시공 구조(도금기술편람; ′89. 10. 5)가 미국특허공보 제3020219호(′62. 2. 6.)에서 양극산화시 초기전압보다 종기전압을 높게 하여 처리하였을 시 발생되는 구조에 불과"하므로 그 진보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거절이유를 통지하면서 그 거절이유통지서에 위 미국특허공보 1부와 도금기술편람 685-687쪽을 첨부하였을 뿐 위 거절이유에서 어느 간행물에 게재된 어떤 기술내용에 의하여 이 사건 제17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인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거나 이 사건 출원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기술내용을 공지기술로 적시한 바 없는 사실, 위 거절이유통지 후, 이 사건 심결은 이 사건 제17항 발명에 관하여 "본원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 밝히고 있듯이, 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란 통상의 양극산화처리를 말하며, 비다공질형 양극산화처리는 붕산계용액, 인산계용액 등을 이용하여 60 내지 500V의 전해전압으로 양극산화처리하는 방법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들 공정들이 이미 공지이므로 본원 제17항의 발명은 이들 공지기술을 채택하여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표면처리방법에 불과하며, 작용효과 면에서도 이미 알려진 각각의 공지기술에서 발생되는 효과를 단순히 더한 것으로서 예측가능한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17항에 기재된 발명은 당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인용발명들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로 인정되므로 … 특허법 제29조 제2항 을 들어 거절사정한 원사정은 정당하다."고 하면서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한 사실, 이 사건 심결 중 미국특허공보와 도금기술편람의 기술을 특정한 부분에는 이 사건 제17항 발명의 양극산화처리기술과 대비할 만한 기술내용이 전혀 나타나 있지도 않음은 물론 이 사건 제17항 발명과 위 간행물 게재 발명들의 기술내용을 비교하지도 않은 사실이 각 인정되고, 위 1999. 11. 16.자 거절이유통지에서 진보성 부인의 이유로 제시한 미국특허공보와 도금기술편람은 구 특허법 제29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반포된 간행물에, 이 사건 심결에서 이 사건 제17항 발명의 진보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은 공지기술은 이 사건 출원발명의 출원인이 이 사건 출원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종래 기술로 기재한 것으로 구 특허법 제29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공지된 기술에 각 해당할 수 있는 것이어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별개의 거절이유로 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거절이유통지에서 제시한 거절이유와 위 심결의 거절이유는 그 주지에서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와 같이 특허출원인에게 통지되었던 거절이유와 다른 거절이유를 발견한 심판관으로서는 특허출원인에게 새로운 거절이유를 미리 통지하여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주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의견서 제출의 기회를 준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으니 이 사건 심결에는 구 특허법 제170조 제2항 , 제63조 의 규정에 위반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러한 절차상의 위법을 이유로 이 사건 심결을 취소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심결의 위와 같은 위법을 간과한 채 이 사건 심결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된 기술내용에 터잡아 이 사건 제17항의 진보성을 부인하면서 이 사건 심결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음은 위 특허법 규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나아가 살필 것도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

심급 사건
-특허법원 2001.7.27.선고 2000허6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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