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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2. 14. 선고 90누9032 판결

[환지예정지지정처분취소등][공1992.4.1.(917),1040]

판시사항

가.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가 시행지구 안의 토지등의 가격을 평가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공인평가기관의 평가와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및 그에 대한 예외사유

나. 행정소송에 있어서 법원이 직권으로 사정판결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다.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함에 있어,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결정된 토지등의 가격평가에 터잡음으로써 그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사유만으로 위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보이므로 사정판결을 할 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가 시행지구 안의 토지 등의 가격을 평가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공인평가기관의 평가와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서 결정하여야 하는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같은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결정한 토지 등의 가격평가나 이에 터잡은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은 그 절차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서 위법한 것이며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이란 토지평가협의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다든가 또는 회의를 열었어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 등을 의미한다.

나. 행정소송법 제26조 , 제28조 제1항 전단 의 각 규정에 비추어 행정소송에 있어서 법원이 사정판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당사자의 명백한 주장이 없는 경우에도 일건기록에 나타난 사실을 기초로 하여 직권으로 사정판결을 할 수 있다.

다.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의 기초가 된 가격평가의 내용이 일응 적정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환지계획으로 인한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받은 이해관계인들 중 원고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위 처분에 관하여 불복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위법하다 하여 이를 취소하고 새로운 환지예정지를 지정하기 위하여 환지계획을 변경할 경우 위 처분에 불복하지 않고 기왕의 처분에 의하여 이미 사실관계를 형성하여 온 다수의 다른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환지예정지지정처분까지도 변경되어 기존의 사실관계가 뒤엎어지고 새로운 사실관계가 형성되어 혼란이 생길 수도 있게 되는 반면 위 처분으로 원고는 이렇다 할 손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고 가사 손해를 입었다 할지라도 청산금보상 등으로 전보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처분이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결정된 토지 등의 가격평가에 터잡은 것으로 그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취소하는 것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보여 사정판결을 할 사유가 있다고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장락

피고, 상고인

창원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익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인 피고가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48조의2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위 사업지구 내의 토지 등의 가격평가를 함에 있어 공인평가기관으로 하여금 그 가격을 평가하게 한 뒤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평가된 가격을 기초로 위 토지 등의 가격을 결정하고 이에 터잡아 이 사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가 시행지구 안의 토지 등의 가격을 평가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공인평가기관의 평가와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서 결정하여야 하는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같은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결정한 토지 등의 가격평가나 이에 터잡은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은 그 절차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서 위법 한 것인데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절차의 효력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당원의 환송판결이 파기이유로한 법률상의 판단에 따른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이란 토지평가협의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다든가 또는 회의를 열었어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 등을 의미한다 할 것인데 일건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와 같은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또 위 환송판결의 파기이유 중 사정판결에 관한 부분은 행정소송법 제28조 소정의 사정판결을 할 경우 그 판결의 주문에서 그 처분의 위법함을 명시하여야 하는 것인데도 환송전 원심판결은 사정판결을 할 사유가 있다고 하면서도 주문에서 그 처분의 위법함을 명시하지 아니 하였으니 위법하다는 취지이지 사정판결을 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았으니 위법하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 전단 은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도 처분등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같은 법 제26조 는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도 판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소송에 있어서 법원이 행정소송법 제28조 소정의 사정판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당사자의 명백한 주장이 없는 경우에도 일건 기록에 나타난 사실을 기초로 하여 직권으로 사정판결을 할 수 있다 고 풀이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노폭 7 내지 9미터의 부산-마산간 2차선 국도인 대로 1-2호선 가에 있는 원고 소유의 원심판시 별지목록 기재(1) 내지 (3)토지 합계 263평방미터 (이하 종전토지라 한다)를 포함한 창원시 서상동, 동정동, 소계동의 각 일부 지역 토지 합계 315,050평방미터 (산업기지개발구역 내의 토지 265,550평방미터, 도시계획구역 내의 토지 49,500평방미터)에 관하여 토지의 효용증진 및 공공시설의 설치를 목적으로 한 서상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이미 도시계획법 등이 정한 절차를 거쳐 건설부장관의 도시계획결정고시까지 마친 총 연장 3,586미터에 위 대로1-2호선 및 창원대로의 확장 등을 위한 도시계획 및 공공시설에 관한 사업과 병행하여 실시하기로 하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규정에 의하여 1987.4.16. 건설부장관으로부터 그 사업시행명령을 받고 같은 해 6.18.에는 같은법 제32조 제1항 등의 규정에 의하여 경상남도지사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다음 그 사업시행에 착수한 결과 현재는 구획정리공사는 완료되어 환지처분만 남겨 놓고 있는 상태인 사실, 피고는 위 사업시행 도중인 1987.10.12.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환지계획을 공람케 한 후 같은 해 12.30. 위 사업시행지구 안의 토지에 대하여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하면서 원고소유의 위 종전토지는 모두 도로부지에 편입됨으로써 제자리 환지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종전토지와 가까운 노폭 35미터로 확장되는 대로 1-2호선 가에는 원고의 권리면적이 최소건축기준면적에 너무 미달되어 환지예정지를 지정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종전토지와 비슷한 노폭 15미터의 중로변의 각지(각지)에 지정한다 하여 그 곳으로부터 100여미터 남동쪽에 위치한 같은 지구 11브록 6롯트 210.7평방미터를 그 환지예정지로 지정(비환지)한 사실, 환지방식에 있어서는 평가식을 채택하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48조의2 제1항 , 같은법시행령 제30조의2 등에서 정한 공인평가기관인 제일감정평가합동사무소와 정일토지평가사합동사무소로 하여금 각 시행지구 안의 정리 전 환지 대상토지 538필지, 정리 후 환지토지 660필지(공공용지면적만 제외)에 관하여 사업시행인가일인 1987.6.18.을 기준일로 평가하여 이를 평가지수로 표시하게 한 다음 위 2개 평가기관의 평균치로써 각 토지별 평가지수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의 정리 후 토지에 대한 권리지수를 241,364 { (143,312 + 16,905 + 35,855) × 1,231,소수점 이하는 버림 }로, 위 환지예정지에 대한 원고의 권리면적 을 178.8평방미터 (241,364 - 1,340, 소수점 둘째자리 이하 반올림)로 각 산출하여 위 환지예정지 중의 나머지 31.9평방미터를 과도면적으로 처리한 사실, 건축법 제39조의 2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창원시건축조례에 의하면 건축이 가능한 최소대지면적이 상업지역 중 노폭 25미터 이상인 도로변의 토지는 330평방미터 이상, 그 밖의 상업지역은 200평방미터 이상, 주거지역의 토지는 120평방미터 이상으로 되어 있고 피고는 위 정리 후 토지의 획지를 위 기준에 맞도록 구획지은 사실 등을 적법히 각 인정하고 있는바, 위 인정과 일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의 기초가 된 위 가격평가의 내용은 일응 적정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환지 계획으로 인한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받은 이해관계인들 중 원고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위 처분에 관하여 불복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알아 볼 수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위법하다 하여 이를 취소하고 새로운 환지예정지를 지정하기 위하여 환지계획을 변경할 경우 위 처분에 불복하지 않고 기왕의 처분에 의하여 이미 사실관계를 형성하여 온 다수의 다른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환지예정지지정처분까지도 변경되어 기존의 사실관계가 뒤엎어지고 새로운 사실관계가 형성되어 혼란이 생길 수도 있게 되는 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는 이렇다할 손해를 입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고 가사 손해를 입었다 할지라도 청산금보상 등으로 전보될 수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절차적인 하자를 사유로 이 사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취소하는 경우 새로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위하여는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것인데 그 심의결과 종전의 토지평가가 적정하였던 것으로 판명된다면 다시 종전과 같은 내용의 처분을 하면 될 것이고 토지 등의 가격평가가 적정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청산금 등으로 이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앞서 본바와 같이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결정된 토지 등의 가격평가에 터잡은 것으로 그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취소하는 것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보여 사정판결을 할 사유가 있다고 인정 된다.

또한 일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 소송대리인은 환송전후 원심의 변론에서 피고가 위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하면서 단지 토지 등의 가격평가에 관하여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만으로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서 규정하는 다른 모든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이상 위 환지예정지지정처분 전체를 취소할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바 이는 곧 위 환지예정지지정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 소정의 사정판결을 구하는 취지로도 못 볼 바 아니고 다만 피고 소송대리인이 환송 후 원심 제10차 변론기일에서 위와 같은 사정과 아울러 원고가 이 사건 환지예정지지정처분으로 아무런 손해도 입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이익을 보게 되었으므로 행정소송법 제28조 의 사정판결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환송을 전후한 변론의 전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행정소송법 제28조 소정의 사정판결을 구할 필요도 없을 만큼 적법한 것이 명백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저서 위 환지예정지지정처분 전체가 취소 되더라도 사정판결을 구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행정소송법 제28조 소정의 사정판결을 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판결을 할 필요가 없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또 사정판결을 할 사유에 대한 입증도 없다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여 버린 원심판결에는 필경 석명권의 불행사로 인한 사정판결의 주장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따져 볼 것도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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