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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17253 판결

[손해배상(자)][잡43(2)민,276;공1995.12.1.(1005),3752]

판시사항

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의 의미

나. 자동차대여 회사인 갑이 을에게 자동차를 대여하면서 갑 명의로 영업을 하도록 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고 있던 중, 을이 갑 모르게 병의 자동차를 대여영업에 제공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갑의 운행지배 및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에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란 사회통념상 당해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책임주체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자를 말하고, 이 경우 운행의 지배는 현실적인 지배에 한하지 아니하고 사회통념상 간접지배 내지는 지배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나. 자동차대여 회사인 갑이 을에게 자동차를 대여하면서 갑 명의로 영업을 하도록 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고 있던 중, 을이 갑 모르게 병의 자동차를 대여영업에 제공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갑의 운행지배 및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

원고, 상고인

이두병 외 5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영남렌트카

주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부산에 본점을 두고 서울에 영업소를 설치하여 자동차대여업을 운영하여 오던 피고가 소외 1을 피고의 제1 예약소 소장으로 위촉하여 그로 하여금 피고 소유의 자동차 3대를 가지고 피고의 간판 아래 자동차 대여업을 하도록 하면서 그 수입금 중 매달 금 140만원씩을 지급받아 오던 중, 소외 1이 위 3대의 자동차 대여만으로는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자 피고 모르게 소외 2 등으로부터 자가용 승용차 2대를 빌려 위 대여업에 제공하여 오면서 그로 인한 수입을 소외 2와의 사이에 분배하여 왔는데, 소외 2 소유의 차 1대를 금 4만 5천원에 빌려 간 소외 3이 음주 및 졸음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동승했던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소외 이재준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에게 위 사고에 대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피고는 소외 1에게 피고 소유의 자동차 3대로만 영업하도록 하면서 그에 대한 대여료만 받아 왔고 위 예약소 개설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며 단지 그 명의만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였을 뿐으로 소외 1이 자신의 계산하에 위 예약소를 운영하여 온 점과 피고는 소외 1이 이 사건 차를 소외 2로부터 빌려 영업하고 있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소외 1도 이를 피고에게 신고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차에 의한 이익은 위 소외 1과 소외 2가 전적으로 자기들의 계산하에 나누어 가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차에 대하여 객관적, 외형적으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2.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에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자’란 사회통념상 당해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책임주체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자를 말하고, 이 경우 운행의 지배는 현실적인 지배에 한하지 아니하고 사회통념상 간접지배 내지는 지배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 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가 소외 1을 피고의 제1예약소 소장으로 위촉하고 피고 소유의 자동차 3대를 빌려주어 피고 회사 이름으로 자동차대여 영업을 하도록 하여 준 다음 소외 1로부터 매월 일정한 대가를 받아 왔음은 원심이 확정한 바이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래 제 1 예약소는 고객으로부터 예약을 받아 피고 회사 서울영업소에 연결시켜 주는 일을 하는 곳인데 피고 회사에서는 편법으로 위와 같은 방식으로 소외 1로 하여금 실제로 렌트카 영업을 하도록 한 것으로서,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다른 영업소들과 서로 고객을 연결.소개하여 주면서 자동차 이용자와는 피고 회사 이름으로 자동차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외형상 피고 회사의 일부인 것처럼 위 자동차대여 영업을 영위하여 왔으며, 임대용자동차의 보험 관계와 차량정비 문제는 피고 회사 서울지사에서 책임을 지기로 되어 있고, 필요한 차량이 없을 때는 피고 회사 서울영업소에 연락하여 차를 대여하여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 회사로서는 소외 1로 하여금 피고 회사 명의로 자동차대여 영업을 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여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 자동차를 불법 운행시킬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여 준 것으로서, 이 사건 사고는 위 인정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영업에 관하여 소외 1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피고의 지배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또한 피고는 소외 1로 하여금 피고 회사 이름으로 제 1 예약소를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이를 통하여 자동차대여 영업을 확장하여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위 예약소 영업과 관련하여 불법으로 운행된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하여도 간접적으로나마 운행이익을 향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자동차의 운행공용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원심판결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운행공용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를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2.3.선고 93나26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