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다하지 못함[국승]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다하지 못함
거래처라고 주장하는 업체는 단기간에 고액의 매출만 발생시키고 폐업한 점, 매출대금이 입금되면 즉시 현금출금한 점, 사업장은 대형고철운반차량이 통과할 수 없고 계근대를 설치할 장소도 없는 점 등을 볼 때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함
2013구합2732 부가가치세등부과처분취소
주식회사 알AA
○○세무서장
2014. 5. 29.
2014. 6. 26.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2012. 9. 1. 원고에게 한 2011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88,549,510원(가산세 포함) 및 2011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22,711,740원(가산세 포함)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한다(소장 청구취지 기재 '2012. 9. 13.'은 오기로 보인다).
1.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 8호증,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11년 제2기 부가가치세 과세기간에 '○○상사'라는 상호로 고철 도.소매업 사업자등록을 한 정BB로부터 공급가액 합계 1,135,588,440원의 매입세금계산서(2011. 9. 30.자 36,942,600원, 2011. 10. 17.자 191,597,200원, 2011. 10. 31.자 358,047,620원, 2011. 11. 15.자 181,806,500원, 2011. 11. 30.자 53,660,220원, 2011. 12. 31.자 313,534,300원, 이하 위 각 세금계산서를 통틀어 '이 사건 세금계산서'라 한다)를 교부받고, 위 세금계산서상 매입세액을 공제하여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나. ○○지방국세청 ○○세무서장은 위 정BB에 대한 세무조사결과, 정BB는 실물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이른바 '자료상(資料商)'으로서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실물 거래 없이 교부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사실을 피고에게로 통보하였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상 매입세액을 불공제하여 2012. 9. 1. 원고에게 2011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88,549,510원(가산세 포함) 및 2011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22,711,740원(가산세 포함)을 경정.고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 기재와 같이 정BB로부터 실제로 고철을 매수하여 이를 공급받으면서 그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으므로,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설령 원고에게 실제 고철을 공급한 업체가 이 사건 세금계산서상 공급자로 기재된 정BB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거래를 개시하기 전에 사업자등록증 등을 확인하고 고철을 공급받는 과정에서도 소정의 검수절차를 거치는 등 거래당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는바, 원고는 정BB가 실제 공급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데에 아무런 과실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구 부가가치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항 제2호는 세금계산서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세금계산서의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는,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계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내용이 재화 또는 용역에 관한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거래계약서 등의 형식적인 기재 내용에 불구하고 그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와 가액 및 시기 등과 서로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누617 판결 등 참조).
또한, 일반적으로 세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 있어서 과세요건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권자에게 있으나, 구체적인 소송과정에서 경험칙에 비추어 과세요건사실이 추정되는 사실이 밝혀지면 상대방이 문제가 된 당해 사실이 경험칙 적용의 대상 적격이 되지 못하는 사정을 입증하지 않는 한, 당해 과세처분이 과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두6568 판결 등 참조).
한편, 조세재판에 있어서 이와 관련된 민・형사사건 등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나, 당해 조세재판에서 제출된 여러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민・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누339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갑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정BB는 2013. 5. 7. 부산지방법원 2012고단9521 조세범처벌법 위반 사건에서 '정BB는 도CC과 공모하여 2011. 9. 30.부터 2011. 12. 31.까지 원고에게 공급가액 합계 1,135,588,440원의 허위 세금계산서(2011. 9. 30.자 36,942,600원, 2011. 10. 31.자 358,047,620원, 2011. 10. 31.자 191,597,200원, 2011. 11. 15.자 181,806,500원, 2011. 11. 30.자 53,660,220원, 2011. 12. 31.자 313,534,300원)를 발급하여 구 조세범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실물거래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고(정BB는 같은 형사사건에서 위 공소사실 이외에 '정BB는 도CC과 공모하여 2011. 7. 30.경부터 2011. 9. 30.까지 ○○스틸에 3회에 걸쳐 공급가액 합 합계 2,950,471,300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0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이 2013. 5. 15. 확정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갑 제2, 3, 5호증, 을 제2호증, 을 제11호증의 2, 을 제13호증의 2의 각기재에 변론전체의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있는 다음과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는 고철을 실제로 공급하는 주체가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반하는 갑 제13호증의 기재는 믿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첫째, 정BB는 2011. 6. 20. ○○상사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약 6개월간 매출이 약 62억 8,900만원에 달하였으나 같은 기간 매입신고한 금액이 7,900만원 에 불과하고, 세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2. 4. 17. 돌연 폐업하였다.
둘째, 정BB는 고철 대금이 입금되면 입금된 날 바로 현금으로 인출하였는바,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거래계좌에 입금된 수입금을 항상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이는 실제 공급자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정을 뒷받침한다고 보인다.
셋째, 정BB는 2011. 10. 25.까지는 울산 ○○군 ○○면 ○○리 366에 사업장 소재지를 두었으며, 그 이후에는 ○○시 ○○동 937-3 토지로 사업장 소재지를 이전한 것으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으나 세무공무원의 현장 조사 결과, ① 위 ○○리 366 토지로 진입하는 도로는 협소하여 대형고철운반차량이 통과할 수 없고, 위 사업장에는 고철을 적재하거나 계근대를 설치할 장소도 없었고, ② 위 ○○동 937-3에 적재된 고철은 더스트(흙이 많이 묻은 고철) 등 저가 고철이고 이 사건 세금계산서 관련 거래 목적물인 고철(생철)은 거의 발견되지 아니하였다.
넷째, 정BB는 세무조사가 실시되자 고철 사업과 관련한 증빙자료를 폐기하였고, 경찰에서 ○○상사라는 상호로 자료상을 운영하면서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무자료상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주고 관련 부가가치세를 대가로 받아 도CC 70%, 정BB 50%의 비율로 나누어 갖기로 했다고 진술하였다.
(2) 선의.무과실 주장에 대하여
(가)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다른 세금계산서는 공급받는 자가 세금계산서의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입세액을 공제 내지 환급 받을 수 없으며, 공급받는 자가 위와 같은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점은 매입세액의 공제 내지 환급을 주장하는 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180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세금계산서의 발행 및 교부 경위, 공급받은 재화 또는 용역의 가격, 당해 재화 또는 용역이 공급된 구체적인 경로와 과정 및 그 수급자가 명의상 공급자의 사업장 소재지나 사업시설에 관한 확인 여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실제 공급자가 누구인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는 명의상의 공급자에 불과한지에 관하여 수급자가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경우라면, 수급자에게 실제 공급자의 명의위장사실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갑 제2호증, 갑 제18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 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부산영업과장인 이DD은 정BB와 거래하기 전인 2011. 9. 중순경 ○○시 소재 ○○공단 인근의 사업장에서 정BB를 만났고, 이후 물건 확인을 위해 위 사업장에 10여 차례 방문하였는데, 2011. 9. 중순경 정BB의 사업자등록증상 사업장 소재지는 ○○시가 아닌 울산 ○○군 ○○면 ○○리 366인바, 정BB가 사업장으로 소개한 장소가 정BB의 사업장등록증에 기재된 사업장과 위치가 달라 원고로서는 정BB가 위장사업자가 아닌지를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원고는 그 경위에 대하여 전혀 확인하지 아니한 점, ② 또한 당시 사업장 소재지로 기재되어 있던 위 ○○리 366 토지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철사업을 영위할 수 없고, 영위하였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으므로 위 등록된 사업장 소재지를 실제로 확인하였다면 원고로서는 정BB가 위 ○○리 토지에서 고철사업을 실제로 영위하고 있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점, ③ 여기에 원고가 2009년경부터 고철 도.소매업을 운영하여 온 경력과 국내 고철업계에서 널리 존재하는 자료상 거래의 실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