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지방공무원법위반][미간행]
직권남용죄의 성립요건 및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피고인 1 외 1인
피고인들 및 검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종욱 외 3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고, 그 일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법률상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그것이 남용될 경우 직권행사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면 된다 ( 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2도6251 판결 참조). 그리고 직권남용에 해당하는가의 판단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도11884 판결 참조).
원심은, 서울특별시 ○○구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피고인 1과 ○○구 주택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피고인 2가 공모하여, 직권을 남용하여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라고 한다)으로 하여금 조합원이 아닌 공소외 1에게 보류지 아파트를 조합원 가격으로 배정, 분양하게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① 공소외 1이 △△조합의 사업구역 밖에 소재한 토지, 건물을 소유하다가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필요한 도로확장공사 때문에 위 토지, 건물의 일부를 수용당하게 되자, 공소외 1의 처인 공소외 2가 피고인 1의 처인 공소외 3을 통하는 등으로 공소외 1, 공소외 2 부부가 ○○구청장에게 민원을 제기하였는데, 위 민원이 피고인 1에게 있어서 일상적인 민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② 피고인 1의 피고인 2에 대한 지시는 관할관청의 지위에서 △△조합 측과 공소외 1의 대립되는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민원해결을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 사건 재개발사업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이용하여 △△조합에 대한 공소외 1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관철시키라는 정도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피고인 2는 위 지시사항을 이행하기 위하여 그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정당한 권한 행사를 넘어 직무행사를 가탁하여 △△조합에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 ③ △△조합 측에서 피고인 2의 요구사항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일 합리적인 이유가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 재개발사업 진행에 있어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위 요구사항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들 역시 보류지 배정을 통한 민원 해결 요청이 △△조합에는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평가되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