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여행사지정취소처분취소
2016구합59003 전담여행사지정 취소처분취소
주식회사 격린여행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2016. 10. 20.
2016. 11, 24.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6. 3. 28. 원고에게 한 중국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한다.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은 자국민의 해외관광을 통제하기 위하여 1980년대부터 단체관광객의 여행허용지역을 다른 국가들과 협의하여 지정하고, 자국과 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추천한 여행사만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 접대할 수 있도록 하는 여행허가제도(ADS, Approved Destination Status)를 도입하였다. 중국은 1998년 5월 '중국공민 자비출국관광 국가'로 대한민국을 지정하였고, 피고, 외교통상부, 법무부, 건설교통부 관계관으로 구성된 한국측대표단과 중국 국가여유국, 외교부, 공안부 관계관으로 구성된 중국측대표단은 1998년 6월과 2000년 6월 중국 단체관광객의 대한민국 관광에 따른 여러 관련 문제들의 실시방안에 관한 협상을 하고 그 협상에 따른 합의가 담긴 비망록(이하 '이 사건 비망록'이라 한다)에 서명하였다.이 사건 비망록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0중국 측은 허가받은 34개 중국 여행사만 중국공민의 한국관광업무를 담당토록 하고, 한국 측이 추천한 실력 있고 신용 있는 여행사 중 협력 파트너를 찾아 단체관광객 모 집 접대계약을 체결한다. 0 한국 측은 신용이 있고 재무상황과 서비스 상황이 양호한 35개 한국여행사를 중국관 광객 접대 여행사로 추천한다. 중국 측이 지정한 34개 여행사는 전담요원을 지정하여 주중한국대사관(영사관)의 단체관 광사증업무를 전담토록 하고, 그 전담요원이 주중한국대사관(영사관)에 단체관광사증을 신청할 때에는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편리를 제공하고 조속히 사증을 발급키로 한다. |
나. 피고는 이 사건 비망록에 따라 중국에 추천할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이하 '전담여행사'라 한다)'의 지정 및 관리 등을 시행하기 위하여 1998년 7월 '중국 단체관 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업무 시행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이 사건 지침 제3조는 전담여행사 신규지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3조의2는 전담여행사 갱신제를 규정하고 있다.
다. 피고는 2003. 9. 1. 이 사건 비망록과 지침에 근거하여 원고를 전담여행사로 신규지정하였고, 2013. 12. 5. 갱신제 심사를 거쳐 전담여행사로 재지정하였다. 라. 피고는 갱신제 심사를 거쳐 2016. 3. 28. 원고에게, 원고가 아래 표와 같이 전담여 행사 갱신기준인 70점에 미달하는 69점(= ① 득점 합계 71점 - ② 감점 합계 2점)을 받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지침 제3조의2에 따라 전담여행사 지정취소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2, 24,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처분기준의 설정 · 공표의무 위반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을 받기 전 전담여행사 갱신제 평가기준을 통지받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처분기준의 설정·공표의무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1)
2) 법적 근거의 부존재
가) 이 사건 지침의 무효이 사건 지침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제정된 행정규칙에 불과함에도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법률유보의 원칙 및 의회유보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고, 무효인 이 사건 지침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이 사건 지침의 행정규칙성 이 사건 지침은 행정규칙으로서 행정청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의 권리를 제한하는 이 사건 처분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
3) 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는 중국관광객 유치실적이 상당하고, 재정건전성도 양호하며 외국인관광객 유치 우수여행사로 지정되는 등 관광산업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한 점, 피고는 자의적이고 추상적인 갱신제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전담여행사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한 점, 원고는 표창실적으로서 경찰청장로부터 받은 감사장을 제출하였음에도 피고는 이를 제출기간 도과를 이유로 갱신제 평가점수에 반영하지 않은 점,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누락된 실적을 전자관리시스템을 통해 보완하였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처분기준의 설정공표의무 위반 여부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2013. 3. 21. 공청회를 거쳐 2013. 5. 20. 이 사건 지침 제3조의2를 신설하여 전담여행사 갱신제도를 도입하였고, 2013. 7. 26. 전담여행사 갱신제 평가기준 (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여 전담여행사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였다. 또한 피고는 2013. 2. 28.과 8. 23. 한국여행업협회 산하 전담여행사위원회와 갱신제 평가기준 수립 등에 관하여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2) 피고는 2013. 9. 5. 갱신제 평가기준을 확정하고 그 다음날 한국여행업협회장에게 갱신제 실시에 관한 안내와 함께 갱신제 평가기준(이하 '2013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이라 한다)을 통보하였으며 한국여행업협회장은 같은 날 이를 전담여행사들에게 공지하였다.
2013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에 의하면, 평가영역 · 항목·지표와 그 배점은 다음과 같고 전담여행사로 재지정되기 위해서는 총점 75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3) 피고는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 등을 거쳐 2013. 12. 5. 전담여행사들에게 갱신제 시행결과(원고 포함 135개 업체 재지정)를 통보하면서 유치실적, 상품가격, 행정제재 이력, 저가상품 여부, 고부가상품 판매비율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이를 2년마다 실시하는 갱신제 평가에 반영할 것임을 공지하였다.
(4) 피고는 2015. 10. 5. 한국여행업협회장에게 중국 전담여행사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전자관리시스템을 구축하였으니 전담여행사들로 하여금 업체별 실적을 입력하라고 통지하면서 2014년 및 2015년 실적입력의 경우 2015년도 재지정(갱신제) 평가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한국여행업회장은 같은 날 이를 전담여행사들에게 공지하였다.
(5) 피고는 2015. 12. 24. 전담여행사들에게 2016. 1. 8.까지 전담여행사 재지정 평가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면서 기한 내 미제출시 관련 항목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공지하였다. 당시 피고가 제출을 요구한 서류는 '2015 국세청 신고예정 재무제표증명원 (세무사작성본), 공모전 · 표창 · 우수상품선정 등 수상실적 증빙자료, 업체 관광통역안 내사 체결 표준약관, MICE ·의료 등 고부가상품 및 지방상품 유치 증빙자료'이다. (6) 피고는 서류심사 등을 거쳐 2016. 3. 4. 원고에게 전담여행사 지정취소에 관한 사전통지를 하였는데, 당시 다음과 같은 갱신제 평가기준(이하 '2015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이라 한다)이 적용되었다.
※ 과거 2년간(2014. 1. | 2015. 10.) 실적 평가 결과 ① 기준 점수 70점 미만이거나 ② 70점 이상 업체 중 행정처분(무자격가이드 등)으로 6점 이상 감점된 업체에 대해서는 재지정 불가
(7) 피고는 2016. 3. 11. 2015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을 확정하고, 2016. 3. 23, 전담여행사 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2016. 3. 28.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8)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2015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을 공표하지 않다가 이 사건 처분일인 2016. 3. 28. 원고에게 원고의 점수가 기재된 갱신제 평가표를 메일로 송부함으로써 2015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의 구체적인 평가영역 · 항목 · 지표와 배점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4호증의 7, 을 제5호증의 1, 2, 5, 7,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관련 규정 및 취지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처분기준의 설정 · 공표제도는 행정청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방지하여 행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행정청은 당해 처분의 성질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구체적으로 처분기준을 설정·공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전담여행사들에게 2015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을 사전에 공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피고가 자의적으로 권한행사를 하였다거나 행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피고는 2013년 전담여행사 갱신제를 처음 실시하면서 2013년도 갱신제 평가기준을 고지하고 그 평가기준이 장래에도 계속 반영된다고 밝혔으므로, 이미 2013년에 전담여행사로 재지정된 원고로서는 위 평가기준을 고지 받았다고 볼 수 있다.
② 2013년도 갱신제 평가기준과 이 사건 처분에 적용된 2015년 갱신제 평가기준은 큰 차이가 없고 단지 '전자관리시스템 참여 정도', '유치 기획력 중 기관 표창 실적'에 관한 항목이 추가로 반영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피고는 2015. 10. 5. 전담여행사들에게 새로 도입된 전자관리시스템에 대한 안내와 함께 전자관리시스템에 입력하는 실적보고를 갱신제 평가에 활용할 예정임을 밝혔고, 2015. 12. 24. 갱신제 평가 관련 자료제출을 요청하면서 그 제출대상에 기관 표창 증빙자료를 포함시켰으므로, 원고는 위 추가 항목들이 2015년도 갱신제 평가에 반영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③ 행정처분에 따른 감점 체계가 다소 변동되기는 하였으나 행정제재 이력이 갱신제 평가에 반영되는 점이나 그 비중의 측면에서는 2013년도 갱신 제 평가 당시와 별다른 차이가 없고 위 평가 체계는 원고가 미리 고지받았다고 하여 대비할 수 있었던 사항도 아니다.
④ 행정의 다양성, 복잡성에 비추어 볼 때 평가기준의 구체적인 배점에 대해서는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보이므로 구체적인 배점을 밝히지 않은 것이 별도의 위법사유가 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법적 근거의 존부
가)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
(1) 전담여행사 지정 및 지정취소행위의 법적 성격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일반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어떠한 처분의 근거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이 상대방에게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적인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그 상대방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면, 이 경우에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3532 판결, 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3두10251, 10268 판결 참조).
전담여행사 지정행위가 이 사건 비망록과 행정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지침에 근거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는 중국과 이 사건 비망록을 체결한 다음 그에 따라 중국에게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국내 전담여행사를 추천하고, 중국의 허가를 받아 한국관광업무를 담당하는 중국 여행사는 피고의 추천을 받은 전담여행사와 사이에서만 단체관광객 모집 접대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즉 중국의 여행허가제도에 따라 전담여행사 지정을 받지 못한 국내 여행사는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피고에 의해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아 중국에 추천된 국내 여행사만 중국 여행사와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모집 접대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전담여행사 지정행위는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나 지위를 설정하는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수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하고, 전담여행사 지정 취소행위는 이러한 권리나 지위를 장래를 향하여 박탈하는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로서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라 할 수 있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2) 전담여행사 지정 및 지정취소제도와 이 사건 지침의 효력행정작용에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법률유보 및 의회유보의 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은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입법자가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일률적으로 획정할 수 없고, 구체적 사례에서 관련된 이익 내지 가치의 중요성, 규제 내지 침해의 정도와 방법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적어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할 때에는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입법자가 법률로써 스스로 규율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16. 6. 30. 선고 2015헌바125, 290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전담여행사 지정 및 지정취소제도나 이 사건 지침이 법률유보 및 의회유보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① 관광기본법에 따르면 정부는 관광진흥에 관한 기본적이고 종합적인 시책을 강구하여야 하고(제2조), 그 시책을 실시하기 위하여 법제상·재정상의 조치와 그 밖에 필요한 행정상의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며(제5조), 그 밖에도 외국 관광객의 유치를 촉진하기 위하여 해외 홍보를 강화하고 출입국 절차를 개선하며 그 밖에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는 한편(제7조), 관광사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관광사업을 지도·감독하고 그 밖에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제10조)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러한 관광기본법의 규정에 따라 관광사업과 관련한 각종 조치
및 시책을 강구할 의무를 부여받은 주무부처로서 중국 단체관광객의 유치를 촉진할 목적으로 중국 정부와 이 사건 비망록에 따른 합의를 체결하였고, 피고는 그 합의에서 정한 사항을 시행하기 위하여 이 사건 지침을 마련한 다음 전담여행사를 지정하거나 전담여행사의 지정을 취소하고 있다.
②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지 못한 국내 여행사가 임의로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이 자국민의 해외관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협정이 체결된 국가에 한하여 그 협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자국민의 해외관광을 허가하는 여행허가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지 우리나라 법제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에 대하여 허가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고, 오히려 전담여행사 지정행위는 그 지정을 받은 국내 여행사에게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나 지위를 부여하는 성격을 가질 뿐이다.
③ 전담여행사 지정 행위는 상대방에게 수익적인 것으로서 그 법률적 성질은 재량행위에 속하고, 이러한 재량행위에 있어서는 관계 법령에 명시적인 금지규정이 없는 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조건이나 기한, 부담 등의 부관을 붙일 수 있고, 그 부관의 내용이 이행 가능하고 비례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적합하며 행정처분의 본질적 효력을 저해하지 아니하는 이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④ 전담여행사를 지정하면서 이 사건 지침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은 여행사가 일정한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비망록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전담여행사의 자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전담여행사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부수적으로 부담하는 의무에 불과하고, 전담여행사 지정이 취소되더라도 전담여 행사로서 가지는 지위만을 상실할 뿐 그 범위를 넘어서는 권리나 이익이 침해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이행 불가능하거나 비례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고, 전담여행사 지정제도가 전체적으로 보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거나 그 부담이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⑤ 이 사건 비망록이 체결된 후 중국 단체관광객이나 전담여행사 수가 크게 증가함으로써 전담여행사 지정행위가 국내 여행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되어 전담여행사 지정 및 지정취소제도를 행정부의 판단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편입시켜 규율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궁극적으로 의회가 결정할 사항이다.
그와 같은 입법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령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령상 근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전담여행사 지정 및 지정 취소행위에 법적인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한다면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와 관련한 여행업이나 관광업에 혼란이 발생하고, 중국과 체결한 협정인 이 사건 비망록을 더 이상 준수할 수 없게 되어 외교적인 마찰이나 더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게 되는 부작용까지 예상된다.
⑥ 그동안 원고가 전담여행사로서의 지위를 누려왔던 것 역시 이 사건 지침에 근거한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지침이 무효라면 당초 원고가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은 근거도 없어지는 결과가 되며, 이 사건 지침 중 전담여행사 지정에 관한 부분은 유효하고 지정취소에 관한 부분만 무효라고 볼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
나) 법령의 근거가 없는 경우 전담여행사 지정취소가 불가능한지 여부 법령의 위임을 받지 않고 이 사건 비망록에 따라 제정된 이 사건 지침은 피고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대한민국 관광을 담당할 전담여행사의 지정 · 관리 ·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한 업무처리지침으로서 행정청 내부를 규율하는 행정규칙에 불과할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아니므로, 이 사건 지침 자체가 자족적으로 이 사건 처분의 적법한 법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비록 그 처분 당시에 별다른 하자가 없었고, 또 그 처분 후에 이를 철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또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별개의 행정행위로 이를 철회할 수 있다. 다만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 또는 철회하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그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취소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취소권 등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공익상의 필요보다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 등이 막대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위법하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참조),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 대하여 전담여행사로 지정하였다가 그 지정 이후 발생한 사정에 따라 장래를 향하여 그 지정행위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지정행위의 철회라고 할 것인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전담여행사로 지정하였다가 이를 철회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 재량권 행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 또는 철회하는 경우 공익상의 필요.와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공익상 필요에 비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이 심히 중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위법하다.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전담여행사 제도를 건전하고 질서 있게 운영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전담여행사 제도는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을 건전하고 질서 있게 추진하여 한·중 우호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고 양국의 관광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운영되는 것이므로, 전담여행사 갱신제를 통해 전담여행사의 자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엄격하게 유지, 관리하여야 할 공익적 필요가 매우 크다.
피고는 전담여행사 갱신제를 시행하기 위하여 공청회 등을 거쳐 갱신제 평가기준을 마련하였고 이러한 평가기준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며 원고를 비롯한 전담여행사들에게 사전에 그 내용이 알려져 있었다. ③) 원고는 2015년도 갱신제 평가에서 갱신기준인 70점에 미달하는 69점을 받아 전담여행사 지정이 취소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수상경력과 누락된 실적을 보완한 점이 갱신제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위 수상경력은 갱신제 평가기준상 기관 표창실적에 포함되지 않고 실적 보완 역시 이 사건 처분 이후에 갱신제 평가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 사건 처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④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전담여행사 지정만을 취소하는 것이므로 원고는 중국 단체관광객 취급업무 외의 다른 관광업무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 없이 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장순욱
판사박기주
판사이희수
1)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피고에게 전담여행사 갱신제 평가기준을 사전에 안내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이 선해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