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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3. 6. 19. 선고 2002나62656 판결

[보험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한미은행(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김용호외 1인)

피고, 항소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석)

변론종결

2003.6.5.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2,453,326,778원 및 이에 대하여 2001. 4. 1.부터 2003. 5. 31.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 및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을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및 가지급물반환신청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453,326,778원 및 이에 대하여 2001. 4.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가지급물반환 신청취지

원고는 피고에게 가지급물반환으로 2,689,518,292원 및 이에 대하여 2002. 10. 8.부터 결정고지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은행, 신탁업무 등을 영업으로 하는 원고는 2000. 12. 22. 보험업 등을 영업으로 하는 피고와의 사이에 보험기간을 2000. 12. 22.부터 2001. 12. 22.까지, 보험료를 222,871,000원, 보상한도액을 금 30억원으로 하되, 각 보험항목에 적용되는 공제액은 3억원으로 하는 내용의 금융기관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은 원고의 피고용인이 자신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기 위한 명백한 의도 하에 장소를 불문하고 단독으로 또는 타인과 공모하여 행한 부정적 또는 사기행위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전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손해 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나. 보험사고의 발생

(1) 원고 회사의 불광동 지점에서 근무하던 소외 1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00. 5. 15. 소외 2 유한회사의 원고에 대한 회전여신한도거래약정계좌에 미사용회전여신한도가 있음을 기화로 마치 위 렌사가 대출을 받는 것처럼 가장하여 20억원을 인출하였고, 역시 보험기간 전인 같은 해 9. 15. 다시 같은 방법으로 위 소외 2 유한회사 계좌에서 추가로 10억원을 인출하여 자신이 주식투자를 하던 증권사의 계좌에 입금하였다.

(2) 소외 1은 이 사건 보험기간 내인 2001. 1. 8. 소외 3 주식회사의 원고에 대한 회전여신한도거래약정계좌에 미사용회전여신한도가 있음을 기화로 마치 위 소외 3 주식회사이 대출을 받는 것처럼 가장하여 10억원을 인출하여 자신의 증권사 계좌에 입금하였다.

(3) 그 후 소외 1은 2001. 1. 16. 원고 회사 행당역 지점으로 전보되었고, 2001. 1. 27. 정도상사 대표 소외 4가 원고로부터 소외 5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40억원을 위 소외 4 명의의 계좌에 입금하였고, 2001. 1. 29. 그 계좌에서 액면 39억5천만원의 수표를 인출한 다음, 이를 증권사 직원인 소외 6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예금계좌에 입금하였다.

(4) 소외 1은 2001. 3. 20. 위 (3)과 같은 방법으로 위 소외 4 명의로 5억원을 추가 인출하여 자신의 증권사 계좌에 입금하였다.

다. 손해액의 일부 상환 및 변제

(1) 소외 1은 불광동 지점에서 행당역 지점으로 전보된 후 불광동지점의 새로운 담당자에 의해 자신의 불광동지점에서의 불법인출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자, 2001. 1. 18. 자신의 보유 주식을 처분하여 이 사건 보험기간 내인 2001. 1. 8. 불법인출하였던 소외 3 계좌에 9억원을 입금하였다.

(2) 또한, 소외 1은 2001. 1. 29. 위 나의 (3)항과 같이 소외 4 명의로 불법인출하였다가 소외 6 명의의 계좌에 입금하여 두었던 금원 중 31억원을 인출하여 그 중 30억원은 이 사건 보험기간 전에 불법인출하였던 위 소외 2 유한회사 계좌에, 나머지 1억원은 이 사건 보험기간 내인 2001. 1. 8. 불법인출하였던 위 소외 3 계좌에 각 입금하였다.

(3) 한편, 소외 1은 자신의 불법인출 사실이 밝혀지자 2001. 3. 29. 자신의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증권 및 예금계좌에서 인출한 잔액을 모두 합한 1,746,673,222원을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2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 중소기업은행장 및 중소기업은행 일산마두지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의 전취지

2. 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용인인 소외 1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에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명백한 의도 하에 부정적인 방법으로 55억원을 인출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소외 1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5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인데, 소외 1이 위 금원 중 10억원은 이 사건 보험기간 중 불법인출한 계좌에 다시 입금하였고 1,746,673,222원은 원고에게 변제하였으며 3억원은 이 사건 보험계약상 공제하기로 약정되었으므로, 보험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 상의 보상한도액(30억원)의 범위 내인 2,453,326,778(55억­10억­1,746,673,222­3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 1이 2001. 1. 27. 인출한 40억원 중 적어도 30억원 부분은 이 사건 보험기간 이전에 이미 불법인출했던 금액을 상환할 의도 하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명백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위 30억원은 보험기간 이전에 이미 불법인출했던 금액을 상환하는데 사용되었으므로 원고에게 30억원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 대신 이미 발생했던 30억원의 손해는 전보되어 결국 원고의 총재산에는 변동이 없다 할 것이어서 30억원 부분은 손해를 입은 바 없다고 주장한다.

먼저, 소외 1에게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명백한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소외 1은 2001. 1. 27. 소외 4가 대출받는 것처럼 가장하여 40억원을 소외 4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였다가 같은 달 29. 위 40억원 중 39억5천만원을 자신이 주식투자하는 증권사 직원인 소외 6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예금계좌에 입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1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이 재산상 이익을 얻을 의도로 위 40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추인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소외 6 명의의 예금계좌에 입금한 이후 다시 30억원을 인출하여 이 사건 보험기간 전에 불법인출한 소외 2 유한회사 명의의 계좌에 입금한 사실만으로 위 추인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가사 피고의 주장대로 소외 1이 이 사건 보험기간 이전에 불법인출한 금액을 상환할 의도로 위 금원을 인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신이 불광동지점에서 행한 불법인출이 발각될 위험에 처하자 이를 은폐하려는 의도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자신의 소극재산을 감소시키려는 명백한 의도 하에 이루어진 행위라 할 것이다).

다음, 소외 1이 보험기간 내인 위 일시에 불법인출한 40억원 중 보험기간 전에 이미 불법인출했던 계좌에 상환한 30억원이 ‘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손해의 발생은 이 사건 보험계약 상의 ‘보험사고’의 요건이고 그 손해액은 원고의 피용인의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확정된다 할 것이어서 그 이후의 상환 내지 변제액은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확정된 손해액에서 공제할 사항일 뿐이라 할 것인데, 2001. 1. 27. 불법인출 당시 원고에게는 그 불법행위로 인하여 40억원의 손해가 발생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부보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소외 1이 위 금원을 자신이 투자하는 증권사의 직원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였다가 보험기간 전에 불법인출했던 계좌에 상환한 것은 보험기간 전에 이미 발생했던 손해액을 변제한 것일 뿐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액을 변제하였다거나 보험기간 중 불법인출한 계좌에 상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이를 손해액에서 공제할 수도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없다.

3. 보험금 지급의무의 범위

피고는, 소외 1이 2001. 1. 27. 원고로부터 40억원을 부정인출하여 같은 달 29. 위 금원 중 30억원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이전에 소외 1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했던 원고의 손해를 변제하였으므로 위 30억원은 원고가 소외 1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익에 해당하여 이를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항변하는바, 손익상계에 의하여 공제되어야 할 이익은 손해를 발생시킨 원인사실로부터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 그 이익은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원고의 손해전보로 인한 이익은 소외 1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변제라는 별개의 원인에 기한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 2,453,326,778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소외 1의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1. 4. 1.부터 2003. 5. 31.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에 관한 특례를 정한 개정 전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 부분에 대하여는 2003. 4. 2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고, 그 후 개정된 위 법률조항과 그에 따라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3조제1항의법정이율에관한규정(2003. 5. 29. 대통령령 제17981호로 개정된 것)은 위 개정법률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 2003. 6. 1. 이후에 적용할 법정이율을 연 2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한편 위와 같이 제1심판결이 당심에서 일부 취소됨으로써 제1심의 가집행선고도 이 판결선고로 인하여 일부 실효된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2002. 10. 7. 가지급금으로서 수령한 2,689,518,292원(2,689,518,292원을 수령한 사실은 원고가 이를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다)은 항소심이 인용한 2,453,326,778원 및 이에 대한 2001. 4. 1.부터 2003. 5. 31.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03. 6. 5.까지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325,721,138원{2,453,326,778원×(0.06×791/365 + 0.20×5/365)}을 합산한 금원인 2,779,047,916원(2,453,326,778 + 325,721,138원)을 공제하면 그 잔액이 남지 아니함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찬(재판장) 고충정 문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