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확인][공2002.5.15.(154),965]
토지구획정리조합이 조합원총회의 의결 없이 자금차입의 방법으로 한 타인의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행위의 효력(무효)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2001.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 제26조 제3호 및 제9호에 의하면, 차입금의 차입방법·이율 및 상환방법 등과 기타 대통령령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토지구획정리조합이 자금차입의 방법으로서 타인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기 위하여도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이와 같이 법률에 의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사항에 관하여 그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한 대표자의 행위는 그 효력이 없다.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영 담당변호사 전하은 외 4인)
유강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우하)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들은 1997. 11.경 소외 우진건설 주식회사(이하 '우진건설'이라 한다)와 사이에 원고들이 우진건설에게 20억 원을 대여하되 1998. 5. 15.까지 위 원금에 투자수익금 6억 원을 합한 26억 원을 반환하기로 약정하고, 피고의 조합장 소외인은 피고를 대표하여 우진건설의 원고들에 대한 위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나. 피고를 대표한 소외인은 우진건설과 사이에, 피고가 위와 같이 우진건설을 위하여 연대보증하는 대가로 우진건설이 원고들로부터 차용하게 될 20억 원 중 10억 원을 피고가 사용하기로 약정하였다.
다. 그런데 원고 2는 위 약정 이전에 이미 우진건설에게 10억 7천만 원을 대여한 사실이 있었는데 그 대여금을 포함하여 20억 원을 대여하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위 약정 이후에는 원고 1이 5억 원, 원고 2가 4억 1천만 원 합계 9억 1천만 원만을 우진건설에게 대여하였고, 우진건설은 원고들로부터 차용한 위 돈을 피고에게는 전혀 건네주지 아니하고 전부 사용하였다.
2. 원심은, 피고는 우진건설의 연대보증인으로서 원고 1에게 5억 원, 원고 2에게 4억 1천만 원의 각 대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후, 소외인이 피고의 조합장으로서 이 사건 연대보증을 할 당시 조합원총회나 대의원회의 결의가 없었으므로 위 연대보증행위는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법인의 대표자가 이사회, 기타 법인의 의결기관의 결의를 요하는 대외적 거래행위를 함에 있어 그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 그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그 거래행위는 무효라고 전제한 다음, 피고의 위 연대보증행위는 피고 조합의 정관에서 조합원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한 거래유형에 해당하는데 소외인이 우진건설의 원고들에 대한 위 대여금채무를 연대보증하면서 조합원총회나 대의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원고들이 당시 위 연대보증행위에 대하여 조합원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2001.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 제26조 제3호 및 제9호에 의하면, 차입금의 차입방법·이율 및 상환방법 등과 기타 대통령령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토지구획정리조합이 자금차입의 방법으로서 타인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기 위하여도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법률에 의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사항에 관하여 그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한 대표자의 행위는 그 효력이 없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다31242 판결, 1996. 11. 15. 선고 95다27158 판결, 2001. 3. 23. 선고 2000다7267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 조합의 정관(을 제2호증)에도 '차입금의 차입방법, 이율 및 상환방법'과 '기타 중요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면서(제17조 제3호 및 제14호), 다만 총회의 권한을 대행하기 위하여 조합에 대의원회를 두고(제18조), 위와 같은 의결사항에 대하여는 대의원회가 총회에 갈음하여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제19조)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의 인정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 조합의 조합원총회나 대의원회는 이 사건 연대보증행위에 관하여 의결한 적이 없다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총회나 대의원회의 의결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연대보증행위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다른 견해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연대보증행위가 조합원총회나 대의원회의 의결 없이 이루어졌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만 그 연대보증행위가 무효이고 그 입증책임도 피고에게 있다는 전제하에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분명 토지구획정리조합법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