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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도1649 판결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공2009하,1367]

판시사항

[1] 관할 경찰서가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개최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거나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평화롭게 이루어진다 하여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정한 신고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소극)

[2]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보장·규제의 대상인 ‘집회’의 의미

[3] 피고인이 특정 단체의 회원 약 10명과 함께 정당 대표의 자택 앞에서 과거청산에 관한 입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문을 배포한 뒤 정당 대표의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25분에 걸쳐 옥외집회를 개최한 사안에서, 그 집회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신고의무의 대상인 ‘집회’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은 옥외집회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에게 일정한 사항을 사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신고를 받은 관할 경찰서장이 그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하여 적법한 옥외집회를 보호하는 한편, 옥외집회를 통하여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여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개최될 것이라는 것을 관할 경찰서가 알고 있었다거나 그 집회 또는 시위가 평화롭게 이루어진다 하여 위와 같은 신고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

[2]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되게 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 제1조 ), 집회 그 자체의 개념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면서도 시위에 관하여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는 한편( 제2조 제2호 ), 그 제3조 이하에서 옥외집회를 시위와 동렬에서 보장 및 규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

[3] 피고인이 특정 단체의 회원 약 10명과 함께 정당 대표의 자택 앞에서 과거청산에 관한 입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문을 배포한 뒤 정당 대표의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25분에 걸쳐 옥외집회를 개최한 사안에서, 그 집회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상 신고의무의 대상인 ‘집회’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정훈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하여 불가결한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집단적인 형태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자유이기 때문에 그것이 사전신고 없이 무제한으로 이루어진다면 집회의 경합에 의하여 집회를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또한 집회의 자유의 행사는 다수인의 집단적인 행동을 수반하기 때문에 집단행동의 속성상 집회 참가자나 그 반대입장의 제3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집회로 인한 심각한 교통소통의 장애나 주거의 평온 침해 등 제3자의 법익에 대하여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집시법’이라 한다)은 옥외집회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일정한 사항을 사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 제6조 제1항 )함으로써 신고를 받은 관할 경찰서장이 그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하여 적법한 옥외집회를 보호하는 한편 옥외집회를 통하여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여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서 (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2도315 판결 , 헌법재판소 2009. 5. 28. 선고 2007헌바22 결정 등 참조),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개최될 것이라는 것을 관할 경찰서가 알고 있었다거나 그 집회 또는 시위가 평화롭게 이루어진다 하여 위와 같은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87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구 집시법이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되게 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 제1조 ), 집회 그 자체의 개념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면서도 시위에 관하여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는 한편( 제2조 제2호 ), 그 제3조 이하에서 옥외집회를 시위와 동렬에서 보장 및 규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83. 11. 22. 선고 83도2528 판결 ,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01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 (단체 명칭 1 생략)”의 공동집행위원장인 피고인은, 2004년 12월경 열린우리당에서는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군의문사 진상규명 등을 위한 통합입법을 발의하여 입법화를 시도함에 반해, 한나라당에서는 학술연구에 의한 진상규명을 주장하며 입법에 의한 진상규명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을 무렵, 위 입법화를 촉구하고자 “ (단체 명칭 2 생략)”, “ (단체 명칭 3 생략)” 등 회원들과 함께 국회 앞에서 이른바 ‘과거사법’ 제정을 촉구하며 연일 농성을 전개하여 왔고, 2005. 2. 17.경에는 “ (단체 명칭 1 생략)” 소속 회원들 약 300여 명과 함께 한나라당사 앞에서 시위하면서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면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실, 피고인은 위 집회 종료 후 위 소속회원 일부와 함께 위 국회 농성장으로 돌아와 논의한 끝에 같은 달 18일 새벽에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의 사택으로 가서 ‘과거사법’ 입법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고 박근혜와의 면담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다음, 관할 경찰서장에 대하여 신고하지 아니하고, 소속 회원 10여 명과 함께 2005. 2. 18. 06:00경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의 자택 앞에 집결한 사실, 위 집회에서 참석회원들은 “박근혜는 과거청산에 동참하라.”, “박근혜는 과거청산법 제정 가로막지 말라.”는 문구가 기재된 천을 착용한 채, “유족은 국민이 아니냐?, 과거사법 제정에 동참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피고인은 미리 불러 모은 기자 20여 명에게 미리 작성해 놓은 기자회견문을 배포한 사실, 이윽고 위 박근혜가 출근을 위해 차량을 타고 차고에서 나와 집 앞 도로로 진입하자 일부 회원들은 위 차량을 가로막고 차량 보닛 부분에 올라타거나 차 앞 길바닥에 드러누워 “차라리 나를 밟고 가라.”, “죽이고 가라.”고 외치는 등의 방법으로 약 25분에 걸쳐 집회를 주최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개최한 위와 같은 집회는 구 집시법 제6조 제1항 에 규정된 사전 신고의무의 대상이 되는 옥외집회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구 집시법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