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대위 채희석
군법무관 대위 정태성(국선)
거침
육군본부보통군사법원 2005. 3. 11. 선고 2004고20 판결 (관할관, 2005. 3. 15. 원판결 확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삼백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4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은 무죄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에 관하여
첫째,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음주측정을 실시하던 육군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 소속 소위 공소외 1로부터 음주측정 수치에 대하여 전혀 고지받은 바가 없고, 둘째, 당일 음주측정 결과를 보면, 1차 측정수치가 혈중알콜농도 0.079%, 불과 2분 뒤에 재측정된 2차 측정수치가 혈중알콜농도 0.058%인바, 음주측정 수치의 편차가 0.021%에 이른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는 당일 사용된 음주측정기의 결함 또는 음주 측정방법의 하자에 기인한 것으로서 그 측정수치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 범인도피 교사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중사 공소외 2에게 범인도피를 교사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2.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은 2004. 8. 11. 20:10경 혈중알콜농도 0.058%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고인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소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강원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소재 ‘대서양 어장’ 앞 노상에서 같은 군 서면 자등 3리 소재 삼성아파트 9동 앞 노상에 이르기까지 약 1.5킬로미터 가량을 운전하고,
나. 같은 날 20:20경 위 삼성아파트 9동 앞 노상에서 군·경 합동 음주단속을 하고 있는 육군 제5군단 사령부 헌병대 소속 소위 공소외 1이 실시한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콜농도 0.058%의 수치가 나오자, 집에서 쉬고 있던 중사 공소외 2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헌병 음주단속에 적발되어 있는데 잠깐 와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후, 공소외 2가 음주단속 현장으로 나오자 “어떻게 좀 해봐라”는 등의 말로 공소외 2를 설득하여 동인이 범인을 도피하게 할 것을 마음먹게 하고,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일시경 위 장소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던 철원경찰서 교통지도계 소속 순경 공소외 3이 피고인에 대하여 혈중알콜농도를 재차 측정하거나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제지한 후 피고인의 신병을 인수받아 피고인의 처가 운영하는 음식적으로 데리고 가 귀가하게 함으로써 범인을 도피하게 하여 범인도피를 교사한 것이다.
3. 당원의 판단
가. 인정된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04. 8. 11. 20:20 경 강원 철원군 근남면 장곡리 소재 ‘대서양 어장’이라는 음식점에서 부대 동료인 상사 공소외 4, 같은 공소외 5와 함께 2홉들이 소주 2병을 나누어 마신 후 위 음식점 앞 노상에서부터 자신의 소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위 같은 군 서면 자등 3리 소재 삼성아파트 9동 앞 노상에 이르기까지 약 1.5킬로미터 가량을 운전하게 되었다.
(2) 그 시경 위 삼성아파트 9동 앞 노상에서는 육군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 소속 소위 공소외 1과 철원경찰서 교통지도계 소속 순경 공소외 3 등이 군·경 합동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었는데, 단속 현장으로부터 약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피고인의 소나타 자동차가 잠시 정차하였다가 갑자기 후진하여 도주하려는 것을 목격하고 위 순경 공소외 3 등이 경찰차량을 타고 급히 출동하여 피고인의 도주를 제지한 후 피고인을 음주 단속현장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3) 음주단속 현장에 도착한 피고인이 위 공소외 1 및 공소외 3에게 “제가 3사단 신교대 행정보급관인데 사실 술을 조금 마시고 운전했습니다”라고 시인하여, 공소외 1은 먼저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수첩에 적은 후, 소지하고 있언 음주 측정기를 이용하여 음주측정을 시도하였는데, 처음 약 3회 정도는 피고인이 음주측정용 불대에 충분한 호흡을 불어넣지 않아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다가 네번째 시도에서 혈중알콜농도 0.079%, 약 2분 후의 다섯번째 시도에서 혈중알콜농도 0.058%가 각 측정되어, 공소외 1은 그 중 낮은 수치인 혈중알콜농도 0.058%를 자신의 수첩에 기재한 후, 당시는 주위가 어두웠기 때문에 음주측정기상에 측정된 음주 수치를 순찰차 전조등 불빛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보여주면서, “혈중알콜농도 0.58%가 나왔으니 면허정지 수치다”라고 고지하였으며, 그 후 경찰로 하여금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 위 순경 공소외 3에게 그 내용을 알려주려고 하자 피고인은 공소외 1을 수차례 붙잡으면서 “이거 보여 주면 안됩니다”라고 말하였으나, 공소외 1은 피고인의 제지를 뿌리치고 공소외 3에게 위 측정수치 및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었다.
(4) 공소외 1로부터 0.058%의 측정수치를 고지받은 직후, 피고인은 집에서 쉬고 있던 육군 제3사단사령부 헌병대 소속 중사 공소외 2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헌병 음주 단속에 적발되어 있는데 잠깐 와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후, 공소외 2가 음주단속현장으로 나오자 공소외 2에게 “어떻게 좀 해봐라. 안되면 안되잖아”라는 등의 말로 계속 재촉을 하였으며, 피고인의 부탁을 받은 공소외 2는 철원경찰서 소속 순경 공소외 3에게 “제가 3사단 헌병 수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부대에 들어가서 조사한 후 조치를 취하겠습니다”라고 말하여 공소외 3이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재차 음주측정하지 못하도록 제지한 후 공소외 3 및 공소외 1로부터 피고인의 신병을 인수받아 재조사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을 귀가하게 하였다.
나.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에 대한 판단
(1) 먼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음주측정을 실시하던 공소외 1로부터 음주측정 수치에 대하여 전혀 고지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펴본다.
위 인정사실에, 피고인이 음주단속에 적발된 직후 바로 공소외 2를 비롯한 여러명의 헌병 수사관들과 통화를 시도한 점, 공소외 2가 “피고인으로부터 음주단속에 적발이 되었는데 현장으로 좀 나와 달라는 부탁전화를 받았을 때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음주수치에 대하여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129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1은 음주측정 직후 피고인에게 위 0.058%의 측정수치를 충분히 고지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당일 사용된 음주측정기의 결함 또는 측정방법의 하자로 인해 위 음주측정 수치를 믿을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가) 첫째, 당일 사용된 음주측정기에 결함이 있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면, 당일 음주측정에 사용된 육군 제5군단 사령부 헌병대 소유의 음주측정기(영국 Lion사 모델 I-400, 기기번호 002527D)는 2004. 2. 23. 정기검사를 마친 것으로서, 당심의 아세아 통상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음주측정기의 편차율은 표준알콜농도 0.10% 기준 ±0.0035%로서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음주측정기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둘째, 당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공소외 1의 음주 측정방법 내지 절차의 하자가 음주측정 수치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그 수치를 믿을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1) 원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일부 법정진술, 검찰관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실 기재, 검찰관 작성의 공소외 1, 공소외 3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공소외 6이 작성한 진술서 중 일부 진술 기재, 아세아 통상에 대한 사실조회 답변서의 기재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음주운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있는 바, 위 증거들에 의할 때, 피고인이 혈중알콜농도 0.058%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는 점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도1568 판결 , 2001. 2. 9. 선고 2000도4946 판결 등 참조), 다음에서 살펴보는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는 측정자의 음주측정 방법 등의 하자로 인해 피고인이 형사처벌 수치 이하의 혈중알콜농도인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바, 위 음주측정기에 의한 0.058%의 음주측정 결과는 피고인의 운전당시의 혈중알콜농도를 증명하는 자료로서 증명력이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의 운전당시의 혈중알콜농도가 형사처벌 수치 이상이라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음주측정을 실시한 공소외 1은 수사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검문소 소초장으로 근무하는 자로서(수사기록 16쪽) 음주측정기의 사용방법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전혀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아니라, 이에 대하여는 이 사건 음주단속 직전 소속 현벙대에서 당직수사관 및 일직사관으로부터 간단한 작동요령을 배운 것이 거의 전부였다(수사기록 108쪽, 원심 공판기록 60쪽).
② 공소외 1이 음주측정기를 사용하여 음주단속을 실시한 것은 이 사건 측정이 처음이었으며(수사기록 107쪽), 육군 헌병감실이나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에는 음주측정기의 간단한 조작법이 기재된 지침서 이외에는 음주측정시 측정자가 준수해야 할 측정요령 등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당심의 육군 헌병감실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공소외 1은 음주측정시 조치해야 할 사항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본건 음주단속에 임하였다(원심 공판기록 63쪽).
② 이 사건 당일 사용된 위 음주측정기는 전원 스위치를 켜면 화면에 연, 월, 일 및 시간이 자동으로 표시되며 여기에 표시된 날짜 및 시간이 그대로 기억장치에 저장되는데, 위 음주측정기의 기억장치에 저장된 이 사건 당일의 측정결과를 출력한 기록지(수사기록 166쪽)에 의하면, 위 음주측정기내의 전자시간 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날짜가 하루씩 늦게(2004. 8. 11.이 2004. 8. 12.로) 저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바(원심 공판기록 33쪽), 측정자인 공소외 1이 이 사건 당시 음주측정기의 화면에 나타나는 날짜 및 시간을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았더라면 위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지를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음주측정기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기본적인 확인이나 점검도 소홀이 한 채 본 건 음주측정에 임하였다( 공소외 1의 당심 진술 참조).
④ 통상 음주측정자는 음주 측정시에 피측정자에게 최종 음주시간 및 구강청정제 등 유사 알콜 사용여부를 확인하여 구강내 잔류 알콜에 의한 과대측정을 방지하여야 하고(당심의 경찰청 및 아세아통상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특히, 타액 등에 알콜이 잔류할 경우에 대비하여 반드시 물로 입을 헹구게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당심의 경찰대학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공소외 1은 이러한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
⑤ 특히, 음주측정기용 불대를 한번 사용한 후에는 불대 안에 알콜 미립자 등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동일한 불대를 재차 사용하여 음주측정을 실시하는 경우 2차 측정치가 1차 측정치보다 부당하게 올라갈 수 있어(당심의 경찰청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원칙적으로 불대는 1인당 1개만을 사용하여야 하고 1인의 피측정자라도 음주측정에 실패하면 새 불대로 교환해서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경찰교통단속처리지침 제38조 제2항 참조), 공소외 1은 이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음주측정을 실시함에 있어 전혀 불대를 교환함이 없이 약 5분에 걸쳐 연속하여 5회의 음주측정을 실시하였는데( 공소외 1의 당심 진술 참조), 만약 먼저 실시한 4회 정도의 측정으로 말미암아 불대내에 알콜이 잔류한 상태였다면,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5회째의 측정에서는 실제의 혈중알콜농도 이상으로 과다 측정되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당심의 아세아통상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의 기재에 의하면, 불대를 교체하지 않고 약 5분 사이에 연속하여 5회 정도 음주측정을 실시하는 경우 음주측정기에 나타난 측정수치가 피측정자의 실제 혈중알콜 농도보다 과다 측정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나, 불대내에 알콜 미립자가 잔류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주장은 경험칙상 믿기 어렵다).
⑥ 또한, 이 사건 당일 사용된 음주측정기용 불대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하여 살펴보면, 당일 음주측정을 실시했던 공소외 1은 당심 법정에서 “사건 당일 사용하였던 불대는 비닐에 포장되어 있던 것을 뜯어서 사용한 것”이라고 하여 새 불대를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육군 헌병감실 및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에는 음주측정기의 간단한 조작법이 기재된 지침서 이외에는 음주측정기 및 불대의 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으며, 당일 사용된 음주측정기용 불대는 이 사건 음주측정일로부터 9년 전인 1995년 육군 헌병감실에서 일괄 구입하여 보관하다가 육군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에 지급한 것으로서, 이 사건 음주측정이 실시된 2004년에는 위 음주측정기의 정기 교정시(2004. 2. 23.)에 육군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에 위 불대 5개를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고(당심의 육군 헌병감실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위 불대의 지급일로부터 이 사건 음주측정시까지 육군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에서 실시한 음주단속 일수는 총 22일이며(당심의 육군 제5군단 사령부 헌병대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공소외 1이 당일 음주측정을 출발하기 전에도 소속대에서 당직 수사관 등으로부터 위 음주측정기 및 불대를 사용하여 작동요령을 교육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일 사용된 음주측정기용 불대가 기능적으로 결함이 없는 새 불대였는지에 대하여도 강한 의심이 든다.
⑦ 한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음주측정에서는 처음 약 3회 정도 피고인이 음주측정용 불대에 충분한 호흡을 불어넣지 않아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다가 네번째 시도에서 혈중알콜농도 0.079%, 약 2분 후에 실시된 다섯번째 시도에서 혈중알콜농도 0.058%가 측정되어 그 오차가 무려 0.021%에 달하는 바, 이러한 경우 측정자로서는 자신의 측정방법에 문제가 있는지 또는 기계에 이상은 없는지를 면밀히 확인한 후 3차 측정을 실시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원심의 아세아통상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 참조), 공소외 1은 0.079%의 수치가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무시한 채 피고인에게 위 수치를 전혀 고지하지 아니하고 재차 측정을 실시하지 않았다(원심 공판기록 64쪽). 비록 피고인이 음주단속에 적발된 후 음주측정 수치에 대하여는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함이 없이 바로 범인도피교사 행위로 나아갔다고는 하나, 만약 이 사건 당시에 피고인이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음주측정 수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재측정을 요구하였거나 혈액채취의 방법에 의한 측정을 요구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2) 소결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의 선고를 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들만으로써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다.
다. 범인도피 교사의 점에 대한 판단
앞의 가.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피고인은 과거 헌병 수사관으로 활동하는 등 헌병 병과에서 약 18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로서, 음주단속에 적발이 될 경우 그 처리 절차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공소외 2에게 헌병 음주단속에 적발이 되었으니 현장에 좀 나와 달라고 부탁한 점, 공소외 2는 피고인의 헌병 병과 후배로서 당시 군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형사사건의 처리를 담당하는 헌병 수사관의 직책에 있었던 점, 피고인의 전화를 받은 공소외 2는 형사 처벌을 면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으로 받아들이고 음주단속 현장에 나간 점, 공소외 2가 공소외 3과 공소외 1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서 이들이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재차 음주측정하는 것을 제지하고 있을 때, 피고인은 그곳으로부터 3~4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대화를 전부 듣고 있었던 점, 공소외 2가 공소외 3 등으로부터 피고인의 신병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피고인은 “어떻게 좀 해봐라. 안되면 안되잖아”라는 등의 말로 공소외 2를 재촉한 점, 공소외 3 등으로부터 피고인의 신병을 인수받은 공소외 2는 피고인을 전혀 형사 입건할 의사없이 귀가시킨 점, 비록 음주측정자의 측정상의 과실이 결합되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1이 음주 측정상의 준수사항을 올바로 지킨 상태에서 제대로 음주측정을 실시하였거나 공소외 3을 재측정을 실시하였다면 형사처벌 수치 이상의 혈중알콜농도가 정확하게 측정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범죄혐의를 받아 수사 대상이 되어 있던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공소외 3 등으로부터 자신의 신병을 인수받도록 한 후 아무런 조사없이 귀가시키도록 한 점( 대법원 2000. 11. 24. 2000도4078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 판시 범인도피교사의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다.
라. 결론
따라서 군사법원법 제431조 , 제414조 제11호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일건 기록에 의하여 본 군사법원이 자판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법 제435조 에 의하여 변론을 거쳐 본 군사법원이 직접 판결한다.
피고인은 2004. 8. 11. 20:20경 강원 철원군 서면 자등 3리에 있는 삼성아파트 9동 앞길에서 군·경 합동 음주단속을 하고 있는 육군 제5군단사령부 헌병대 소속 소위 공소외 1이 실시한 음주측정결과 혈중알콜농도 0.058%의 수치가 나오자, 집에서 쉬고 있던 육군 제3사단사령부 헌병대소속 중사 공소외 2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헌병 음주단속에 적발되었는데 잠깐 와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후, 공소외 2가 음주단속 현장에 도착하자 “어떻데 좀 해봐라”라는 등의 말로 공소외 2를 설득하여 동인이 범인을 도피하게 할 것을 마음먹게 하고,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일시경 위 장소에서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던 철원경찰서 교통지도계 소속 순경 공소외 3이 혈중알콜농도를 재차 측정하거나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제지한 후 피고인의 신병을 인계받아 귀가하게 함으로써 범인을 도피하게 하여 범인도피를 교사한 것이다.
1. 피고인이 당심 및 원심 법정에서 한 이에 들어맞는 각 진술
1. 증인 공소외 2, 공소외 1이 당심 및 원심 법정에서 한 이에 들어맞는 각 진술
1. 검찰관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 중 이에 들어맞는 진술기재
1. 검찰관이 작성한 공소외 1,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 중 이에 들어맞는 각 진술기재
1. 공소외 6이 작성한 진술서 중 이에 들어맞는 기재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151조 제1항 , 제31조 제1항 (벌금형 선택)
2. 노역장유치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의 제2항 가.의 기재와 같은 바, 이 부분 공소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군사법원법 제380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