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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다44659 판결

[구상금][공2002.1.15.(146),156]

판시사항

[1] 주차장 내에서 발생한 자동차 사고가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2] 자동차책임보험약관상 피보험자에 포함되어 있는 승낙피보험자 등의 행위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가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피보험차량의 소유자로부터 그 주차관리를 위탁받아 관리 중에 있는 자나 그 피용자는 보험자가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법 제682조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주차장 내에서 발생한 자동차 사고가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2]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보험자가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라야 하고, 이 경우 제3자라고 함은 피보험자 이외의 자가 되어야 할 것이므로, 자동차책임보험약관이 기명피보험자 외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 중인 자, 이러한 각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차를 운전중인 자(운전보조자 포함) 등도 피보험자로 정하고 있다면, 이러한 승낙피보험자 등의 행위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가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그 권리를 취득할 수 없다.

[3] 피보험차량의 소유자로부터 그 주차관리를 위탁받아 관리 중에 있는 자나 그 피용자는 보험자가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법 제682조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용호)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일화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우선 피고 1의 귀책사유에 대하여 본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교통사고의 발생원인에 관하여 이 사건 사고 승용차는 사고가 발생한 주차장 담벽 앞 약 2.7m 떨어진 곳에 주차되어 있었고, 담벽 앞에 원탁과 의자가 놓여 있었으며 그 의자에 피해자 소외 1이 앉아 있었으므로, 사고 승용차를 전진시킬 상황이 아니었고, 사고장소는 복잡한 주차장 내로 피고 1이 급히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출발할 상황이 아니었던 사실, 피고 1이 사고 승용차를 대신 주차하기 위하여 소유자로부터 열쇠를 받아 소유자의 아들이 동승한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기어레버를 만지자 갑자기 타이어와 바닥 사이에서 마찰음을 내면서 급출발한 사실, 사고 직후 사고 승용차의 기어는 주차상태였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당겨져 있는 상태였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 1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고 승용차의 자체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로 보이고, 이와 달리 이 사건 사고가 피고 1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이 사건 사고는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운전자인 피고 1이 사고 승용차를 다른 곳에 주차하기 위하여 시동을 걸고 이동시키려던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로서, 기록에 의하면, 피고 1의 운전조작 잘못으로 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원심은 그 인정 사실을 기초로 이 사건 사고가 피고 1이 시동을 건 후 기어변속을 하기 전에 기어가 주차위치에 있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작동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급발진되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여 위와 같은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이나, 피고 1의 경찰 진술(갑 제11호증의 19)에 비추어 그의 검찰 진술(갑 제11호증의 29)만으로 그가 기어를 만진 데 그치고 조작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사고 후 확인된 기어 위치 및 사이드 브레이크의 작동상태와 사고 후 피고 1이 경황없이 사고 승용차에서 내렸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로서 사고 승용차가 주차장 담벽 등에 충돌한 직후 피고 1이 기어를 만지더니 차가 후진하였다고 한 동승자 소외 2의 진술(갑 제11호증의 20)에 비추어 사고 당시 사고 승용차의 기어 위치 및 사이드 브레이크의 작동상태를 원심과 같이 보기도 어려운 점, 사고 후 사고 승용차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에 의한 점검 결과 전혀 결함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 점, 자동차 출발시의 바퀴 회전으로 인한 마찰음이 반드시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의 경우에만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가 사고 승용차의 자체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를 급발진 사고로 보아 피고 1의 과실에 의한 사고로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그러나 이 사건 사고가 피고 1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함으로써 피고들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들은 사고 승용차의 보험자인 원고에 대하여는 상법 제682조에 의한 보험자 대위의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기초한 원고의 청구는 결국 이유 없다.

즉,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보험자가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라야 하고, 이 경우 제3자라고 함은 피보험자 이외의 자가 되어야 할 것이므로, 자동차책임보험약관이 기명피보험자 외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 중인 자, 이러한 각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차를 운전중인 자(운전보조자 포함) 등도 피보험자로 정하고 있다면, 이러한 승낙피보험자 등의 행위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가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그 권리를 취득할 수 없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33331 판결, 2001. 6. 1. 선고 2000다33089 판결 등 참조).

기록과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의 자동차보험약관 중 강제책임보험에 관한 제4조는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 중인 자(제3호) 및 같은 조 제1호 내지 제4호에서 정하는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차를 운전중인 자(제5호)도 그 피보험자에 포함하고 있는바, 피고 2는 그 피용자인 피고 1을 통하여 사고 승용차 소유자로부터 그 주차관리를 위탁받아 관리 중에 있었고, 피고 1은 피고 2를 위하여 사고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셈이고, 원고는 강제책임보험자로서 이 사건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들은 보험약관에서 정하는 승낙피보험자 또는 그를 위하여 운전중인 자일 뿐, 상법 제682조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는 자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의 결론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므로, 그 이유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2001.6.13.선고 2000나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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