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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6도524 판결

[조세범처벌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의 의미 및 그 증명책임의 소재(=검사)

[2] 납세의무자가 조세의 납세고지를 받을 당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어서 조세를 체납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 사례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강용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을 유지하여, 피고인이 인천 부평구에서 ‘ (상호 생략)가요주점’을 운영하던 피고인이 2002. 3. 중순경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2001년 2기 부가가치세 6,435,600원을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수령하고도 이를 납부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2003년 회계연도까지 7회에 걸쳐 합계 145,387,210원의 조세를 체납한 점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라 함은 천재·지변·화재·전화 기타 재해를 입거나 도난을 당하는 등 납세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유는 물론, 납세자 또는 그 동거가족의 질병, 납세자의 파산선고, 납세자 재산의 경매개시 등 납세자의 경제적 사정으로 사실상 납세가 곤란한 사유도 포함한다 할 것이고, 나아가 그 정당 사유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처벌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체납의 경위, 체납액 및 기간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도2858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1. 7.경 다액의 사채와 금융기관 대출로써 조성한 자금으로 ‘ (상호 생략)가요주점’을 경영하기 시작하였으나, 사업부진과 경영실패가 겹쳐 채무 원리금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던 중 급기야 2002. 3.경 일부 사채에 대한 대물변제로 위 주점의 운영권을 채권자에게 양도하였다가,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받은 퇴직금으로 그 채무를 변제하고 2002. 9.경 주점 운영권을 되찾아 왔으나 결국, 사업실패로 2003. 3. 위 주점을 그만 두게 되었고, 그러한 와중에서 금융기관에 피고인 채무의 담보로 제공되어 있던 피고인의 어머니 (이름 생략) 소유의 아파트마저도 2003. 6.경 경매 실행되어 2004. 2.경 타인에게 낙찰되어버린 사실을 엿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조세의 납세고지를 받은 당시에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은 2005. 8.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아직 갚지 못한 채무가 5,500만 원 가량 남아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 기록 어디에도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극심한 재정난을 타개하기에 충분한 소득이나 적극재산이 있었다는 자료를 찾아 볼 수 없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조세를 체납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는 입증이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라 할 것인데도, 만연히 피고인에게 수입이 있었는데도 그 수입을 전부 사채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필경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하겠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