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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1998. 10. 16. 선고 98나5678 판결 : 확정

[예 금 ][하집1998-2, 215]

판시사항

국세체납으로 인하여 채권이 압류된 경우, 체납자인 채권자 또는 그의 질권자가 압류된 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국세체납으로 인하여 채권이 압류된 경우, 채무자는 압류된 한도에서 채권자에게 그 채무를 지급할 수 없고 오직 소관 세무공무원에게만 지급하여야 하며, 세무서장은 피압류채권의 채권자인 체납자에 대위하여 그 채권을 제3자로부터 추심할 권리를 가지며, 체납자인 채권자는 그 압류된 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채권자와 그 질권자는 예금채권의 지급청구에 관한 소송수행권을 상실한다.

원고, 항소인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병주)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서울은행

피고보조참가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8. 4. 28. 선고 97가합29229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3.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제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기초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및 제2호증의 각 1, 2, 갑 제3호증 내지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1996. 2.경 소외 주식회사 경도(이하 소외 경도라고 한다)와 사이에서, 소외 경도가 소외 한라중공업 주식회사와 체결한 집진설비외주제작 및 설치공사계약의 계약 이행과 선급금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보험자를 위 한라중공업 주식회사, 보험금액을 금 682,000,000원(계약 이행의 경우)과 금 1,364,000,000원(선급금 이행의 경우), 보험기간을 1996. 2. 5.부터 같은 해 9. 20.까지(계약 이행의 경우)와 1996. 2. 21.부터 같은 해 9. 20.까지(선급금 이행의 경우)로 하는 각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2) 소외 경도는 원고와 사이에서 위 각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외 경도가 위 공사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한 때에는 원고에 대하여 그 보험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원고에 대한 위 손실보상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1996. 2. 29. 소외 경도의 소외 한일은행에 대한 복리식 정기예금 100,000,000원의 채권에 대하여 원고를 질권자로 하는 질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3) 소외 경도는 1996. 3. 8. 소외 한일은행에 대한 위 예금을 같은 은행에 대한 특정금전신탁예금(액면금액 100,017,537원)으로 교체한 뒤 위 채권에 대하여 다시 원고를 위하여 질권을 설정하여 주었다가 그 만기가 도래하자, 질권자인 원고의 허락을 받아 1997. 3. 18. 그 때까지의 이자를 포함하여 109,641,894원을 인출한 뒤 피고 은행에 금 110,000,000원을 정기예금(만기 1998. 3. 18., 증서번호 877-10-00465-7-1)으로 예치하고, 같은 달 19. 위 정기예금채권(이하 이 사건 예금채권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다시 원고를 질권자로 하는 질권을 설정한 뒤 이를 채무자인 피고 은행에 통지하였고, 같은 날 피고 은행도 이를 승낙하였다.

(4) 소외 경도는 원고와 사이에서 위 각 질권을 설정하면서, 원고가 위 보험금을 지급하기 전이라도 소외 경도의 당좌거래 정지 등으로 사전 채권 행사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고가 질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각 약정하였는데, 소외 경도는 1997. 5. 19.경 경영 악화로 부도처리되어 더 이상 위 공사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었고, 위 한라중공업 주식회사는 이에 따라 소외 경도에 대하여 위 공사계약을 해제하고, 같은 달 27. 원고에 대하여 위 이행보증보험계약에 기하여 보험금 713,382,000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나. 국세채권 우선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원고가 위 한라중공업 주식회사에 위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에 발생할 원고의 소외 경도에 대한 손실보상채권을 사전 행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예금채권의 질권자로서 피고 은행에 대하여 위 예금 11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 은행은, 이 사건 예금채권이 1997. 7. 21. 피고보조참가인에 의하여 압류되어 그 무렵 위 압류사실을 통지받았으므로 피고 은행으로서는 위 예금채권의 정당한 권리자를 확정할 수 없어 그 권리자가 확정될 때까지 원고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피고보조참가인은 소외 경도가 199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여 위 부가가치세를 징수하기 위하여 소외 경도의 피고 은행에 대한 이 사건 예금채권을 압류하였는데, 피고보조참가인의 국세채권이 원고의 질권에 우선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경도는 1997. 1. 25. 피고보조참가인 산하 가락세무서에 199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로 금 899,873,580원을 신고하면서 그 중 금 149,873,580원만을 납부하고 나머지 금 750,000,000원을 납부하지 아니한 사실, 이에 대하여 위 가락세무서는 1997. 6. 1. 소외 경도에 대하여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하여 금 825,000,000원의 납입을 고지한 뒤, 같은 해 7. 21. 위 부가가치세 체납을 원인으로 하여 소외 경도의 피고 은행에 대한 이 사건 예금채권을 압류하고 같은 달 22. 피고 은행에 이를 통지하여, 그 무렵 채권압류통지서가 피고 은행에 송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국세기본법 제35조 에 의하면 국세·가산금 또는 체납처분비는 다른 공과금 기타의 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보조참가인의 소외 경도에 대한 위 부가가치세에 관한 국세채권은 질권자인 원고의 소외 경도에 대한 채권에 우선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국세징수법 제41조 제1항 , 제2항 에 의하면, 세무서장은 채권을 압류할 때에는 그 뜻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세무서장이 위 통지를 한 때에는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를 한도로 하여 채권자에게 대위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법시행령 제44조 제1항 제3 , 4호 에 의하면, 세무서장이 위 법률 규정에 따라 채권압류의 통지를 하는 문서에는 압류한 채권의 종류와 금액, 그리고 위 채권에 관하여 체납자에 대한 채무 이행을 금지하고 세무공무원에게 지급하게 할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이들 규정에 비추어 보면, 국세체납으로 인하여 채권이 압류된 경우, 채무자는 압류된 한도에서 채권자에게 그 채무를 지급할 수 없고 오직 소관 세무공무원에게만 지급하여야 하며, 세무서장은 피압류채권의 채권자인 체납자에 대위하여 그 채권을 제3자로부터 추심할 권리를 가지며, 체납자인 채권자는 그 압류된 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대법원 1989. 1. 17. 선고 87다카2931 판결 , 1983. 3. 8. 선고 82다카889 판결 참조) 이 사건 예금채권의 채권자인 소외 경도와 그 질권자로서 소외 경도의 채권을 행사하는 원고는 압류된 이 사건 예금채권의 지급청구에 관한 소송수행권을 상실하였다고 볼 것이어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당사자적격을 결여한 부적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 원고의 국세채권 우선에 대한 예외사유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의 이 사건 예금채권에 대한 질권은 당초 1996. 2. 29. 소외 한일은행에 대한 복리식 정기예금 채권에 대하여 설정한 질권 및 같은 해 3. 8. 같은 은행에 대한 특정금전신탁 예금 채권에 대하여 설정한 질권과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이어서 위 질권은 위 부가가치세에 관한 법정기일 이전에 설정된 것이므로,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단서 제3호 에 따라 위 질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원고의 채권은 피고보조참가인의 국세채권에 우선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단서 제3호 는 국세의 법정기일 전에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의 설정을 등기 또는 등록한 사실이 증명되는 재산의 매각에 있어서 그 매각금액 중에서 국세 또는 가산금을 징수하는 경우 그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을 국세채권 등이 우선하지 아니하는 예외 사유로서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에 비추어 보면, 질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으로서 국세 등이 우선하지 아니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것은 등기 또는 등록이 그 질권의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 또는 효력요건으로 되어 있어 질권의 설정 사실이 등기 또는 등록되어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 예금채권에 대한 질권 설정이 등기 또는 등록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소외 경도에 대한 채권이 국세채권에 우선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그리고 가사, 이 사건 예금채권에 대한 질권이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단서 제3호 의 적용을 받는 등기 또는 등록된 질권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부가가치세는 사업자로 하여금 각 과세기간에 대한 과세표준과 납부세액 또는 환급세액을 그 과세기간 종료 후 25일 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한 부가가치세법 제19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과세기간이 경과한 후 위 법정기간 내에 확정신고함으로써 그 신고한 세액에 관한 한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국세이고,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단서 제3호 (가)목에 의하면, 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국세에 있어서 신고한 당해 세액에 대하여는 그 신고일을 법정기일로 정하고 있으므로, 위 부가가치세에 관한 국세채권은 소외 경도가 199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를 가락세무서에 신고한 1997. 1. 25. 그 신고한 세액의 한도 내에서 확정되었고, 위 확정신고시 납부하지 아니한 부가가치세액 750,000,000원의 법정기일은 1997. 1. 25.이라고 할 것인 반면, 원고의 이 사건 예금채권에 대한 질권은 그 이후인 같은 해 3. 19. 설정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이 사건 예금채권에 대한 질권이 1996. 2. 29. 소외 한일은행에 대한 복리식 정기예금 채권에 대하여 처음 설정하였던 질권과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소외 경도가 원고를 위하여 1996. 2. 29. 소외 한일은행에 대한 복리식 정기예금 채권에 대하여 최초로 질권을 설정한 뒤, 같은 해 3. 8. 질권이 설정된 위 예금을 같은 은행에 대한 특정금전신탁 예금으로 바꾸었다가, 그 후 위 특정금전신탁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자 이를 인출한 다음 1997. 3. 18. 피고 은행에 금 110,000,000원을 정기예금하면서 같은 달 19. 그 채권에 대하여 다시 질권을 설정하여 준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예금채권의 채무자가 소외 한일은행에서 피고 은행으로 변경되었고, 처음 질권 설정 당시의 예금액은 금 100,000,000원이었으나 그 후 금 110,000,000원으로 증액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예금채권에 대한 질권자와 질권설정자가 동일하다는 사정만으로 위 각 질권이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위 질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이 피고보조참가인의 국세채권에 우선할 수 없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2.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할 것인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덕흥(재판장) 권기훈 홍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