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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서울중앙지방법원 2019.5.17. 선고 2018고합1123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인정된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에인위계등간음)]

사건

2018고합1123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인정된 죄명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장에인위계등간음)]

피고인

A

검사

손진욱(기소), 박지나(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선화(국선)

판결선고

2019. 5. 17.

주문

피고인을 징역 4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B'이라는 예명으로 안산시 단원구 C에 있는 건물 D호에서 가정식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로서, 서울 구로구 E에 있는 F교회에서 찬양인도자로 활동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G(여, 17세)는 지능(IQ) 46으로 '중등도 정신지체' 수준, 사회성숙지수(SQ) 48로 '훈련가능 정신지체' 수준의 지적장애 2급의 장애자로서, 위 F교회의 신도이다.

피고인은 2018. 6. 23. 오전경 피고인의 처가 외출을 하자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점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고 간음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8. 6. 23. 11:32 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집으로 놀러 오라고 말하고, 같은 날 13:00경 위 D호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에게 연애를 하자고 하면서 바닥에 깔린 이불 위에 피해자를 눕게 하고, 피해자가 "싫다. 하지말라"라고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옷을 강제로 벗긴 다음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 음부 부위 등을 만지다가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 음부 부위를 빨고, 피고인의 성기에 침을 바른 후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써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증인 G의 법정진술

1. 각 영상녹화CD 1, 2에 수록된 G의 진술

1. H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내사보고(피혐의자가 보낸 sms문자메시지 내용확인), 내사보고(성폭력응급키드 감정결과 확인), 수사보고(피의자가 제출한 범행장소 사진), 수사보고(통신허가서 회신 및 통화내역 분석보고)

1. 장해진단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취업제한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 대한 징역형의 선고,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가족관계, 사회적 유대관계, 범행의 방법과 결과,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및 그로 인하여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게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연락하고 집에 놀러와 피고인을 안고 몸을 만져 피고인도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손으로 만지고 가슴을 입으로 빤 사실은 있고 피해자도 이를 거부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를 입으로 빨거나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간음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2. 판단

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하였는지 여부

증거로 제출된 성추행 피해 아동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관한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아동의 경우 질문자에 의한 피암시성이 강하고,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내용에 대한 출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아동의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위 진술이 사건 발생 시부터 얼마나 지난 후에 이루어졌는지, 사건 발생 후 위 진술이 이루어지기까지 과정에서 최초로 아동의 피해 사실을 청취한 보호자나 수사관들이 편파적인 예단을 가지고 아동에게 사실이 아닌 정보를 주거나 반복적인 신문 등을 통하여 특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등으로 아동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여지는 없었는지, 위 진술 당시 질문자에 의하여 오도될 수 있는 암시적인 질문이 반복되지 아니하였는지, 같이 신문을 받은 또래 아동의 진술에 영향을 받지 아니하였는지, 면담자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아동 자신의 진술이 이루어졌는지, 법정에서는 피해사실에 대하여 어떠한 진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하며, 또한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내용에 대하여도 일관성이 있고 명확한지, 세부내용의 묘사가 풍부한지, 사건 사물 가해자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에 관한 묘사가 있는지, 정형화된 사건 이상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252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은 법리는 지적장애로 인하여 정신연령이나 사회적 연령이 아동에 해당하는 청소년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에 관한 신빙성을 판단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도2918, 2014전도54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위 진술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총 세 차례에 걸쳐 피해사실을 진술하면서 이 사건 범행 당일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된 경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말과 행동, 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당시 피해자가 느낀 감정, 성관계 이후 상황과 집에 오게 된 경위 등 이 사건 범행의 주요 부분에 관하여 비교적 명확하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진술 내용에 특별히 비합리적인 부분이 없다. 진술분석전문가 은 수사기관에서의 제1회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집에 간 방법과 피고인의 집 구조, 행위, 당시 옷차림 등의 세부 정보의 양이 충분히 포함되어 재구성이 가능할 정도로 생생하고 일관되게 묘사되어 있고, 성행위 후 피고인이 짜장면을 사주어 먹었고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집에 돌아왔다는 맥락적 상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으며, 침을 발라 성기를 삽입하였다는 독특한 정보와 아팠다는 신체적 감각 묘사가 포함되어 있는 등 그 내용이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허위로 꾸며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있어 경험한 사건을 묘사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다음 날 아버지로부터 어디에 갔다 왔느냐는 추궁을 받고 대답을 하지 않다가 평소 다니던 교회에서 믿고 따르던 H 목사로부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관한 추궁을 받고서야 피해사실을 최초로 진술하였고, 이를 들은 H 목사가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알려 수사가 시작되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당일에도 아빠한테 혼났다'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과 관련하여 아버지에게 혼날 것을 걱정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아버지가 이 사건을 알게 되기 전 피해자가 평소 믿고 따르던 H 목사를 통하여 피해사실이 드러난 점, 당시 피해자가 H 목사에게 진술한 내용은 이후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비교해 보더라도 이 사건 범행의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아버지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보이지는 않고, 피해사실이 드러나게 된 경위에 있어서 피해자가 허위로 폭로하거나 진술하도록 영향을 받았을 만한 의심스러운 정황이나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동기나 다른 사람의 암시, 지시, 압력이나 강압 등에 의해 허위 또는 과장 진술을 할 만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

3) 다만 이 사건 범행 다음 날 피해자의 진술을 들은 H 목사는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이 성기를 만져달라고 했는데 안 만져 줘서 손을 묶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154쪽),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손을 묶지는 않았고 발목을 묶었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17쪽).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묶은 사실에 대해서 진술하지 않았으나, 지능지수(IQ) 46의 지적장애 2급으로 기억 및 표현능력에 일정한 제약이 있는 피해자로서는 조사자의 질문 방식과 강도에 따라 과거의 피해사실 중 기억이 나는 일부만을 진술하였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고인이 묶은 신체 부위에 관하여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H 목사가 피해자의 진술을 잘못 이해하였거나 진술을 옮기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피해사실 자체를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또한 피해자는 2018. 10. 10. 수사기관에서 '처음에 F교회에 가서 피고인을 처음 만난 날 만지려고 했다고 그랬는데 맞아요?'라는 조사자의 질문에 '네, 맞아요'라고 대답하여(수사기록 207쪽), 최초 진술이나 이 법정에서의 진술과 달리 새로운 피해 내용을 추가하여 진술한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가 원래 F교회를 다니려고 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를 만지려고 해서 안 다니기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하여 조사자가 '처음에 한 번 갔는데 그날도 만지려고 했었어요?', 'F교회 처음 갔던 날 얘기 좀 해볼래요?'라고 질문을 하자 피해자가 '생각이 잘 안난다'고 답한 이후(수사기록 204쪽)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사실에 관해 이야기를 한 다음 다시 처음만난 날에 관해 묻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대화 내용으로, 대화의 순서와 내용 및 지적 장애 2급으로 주의력과 이해력 등이 부족한 피해자의 특성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난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된 이유와 관련하여 조사자가 피고인을 처음 만났을 당시의 새로운 피해사실에 관하여 묻자 피해자가 그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이 사건 범행에 관한 내용으로 오인하고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조사자는 피고인을 처음 만난 날에 관하여 질문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 등을 만졌다는 진술을 들은 다음, '아무튼 그런 일이 있어서 그 뒤엔 안 갔어요. 근데 이때는 왜 간 거에요?'라고 질문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원래 저도 가기 싫은데 계속 놀러 오라고 하더라고요.'라고 답하였다(수사기록 208쪽), 위 대화 내용에의 하더라도 피해자는 조사자의 의도와 달리 피고인을 처음 만난 날이 아닌 이 사건 범행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진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피해사실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5) 피해자는 이 사건 다음 날인 2018. 6. 24. 16:40경 J에 방문하여 피해사실을 상담하고 성폭력응급키트로 피해자의 음부 등에서 DNA 등을 채취하였다. 비록 피해자의 음부 등 성기에서 피해자의 DNA형만 검출되었으나(수사기록 67쪽),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가 음부 부위를 물로 씻은 다음 24시간 이상이 경과한 이후에 [피고인이 2018. 6. 23. 16:26:24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였던 것(수사기록 255쪽)에 비추어 이 사건 범행은 그보다 먼저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DNA 채취가 이루어짐에 따라 피고인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

6)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먼저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고,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연락을 하여 집에 놀러 오겠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휴대전화 발신 및 역발신 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범행 당일인 2018. 6. 23. 11:23:48, 11:30:40, 11:31:41경 K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오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11:32:48경 전화를 한 것 외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연락을 한 내역이 없고 (수사기록 255쪽), 달리 피고인의 위 진술과 같이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당일 피고인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변호인의 신청에 따른 이 법원의 주식회사 L, 주식회사 M에 대한 각 제출명령결과에도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연락한 내역은 없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의 가슴 등을 만져 피고인도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만진 사실은 있다. 피해자의 성기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기 위해 침을 발랐는데 피해자가 거부해서 삽입을 못 했다. 피해자가 집으로 돌아갈 때 피해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해주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382, 386, 387쪽), 이 법정에서도 제1회 공판기일에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손으로 만지고 가슴을 입으로 빤 사실은 있다'고 진술하였다가 그 후 피고인신문 과정에서는 '피해자의 신체를 만진 사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냥 단순 신체접촉이었다'고 진술한 다음, 다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몸을 만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하였으며, '안수기도는 속으로만 했다'고 진술하여(피고인신문 녹취서 1, 5, 11쪽) 그 내용이 일관되지 않는다.

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적인 장애를 인식하고 위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간음하는 행위를 처벌하여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에서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나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 또는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도496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신빙성 있는 피해자의 진술을 포함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한 다음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지능지수(IQ) 46의 중증도 정신지체 수준, 사회성숙지수(SQ) 48의 훈련가능 정신지체 수준의 지적장애 2급의 장애인이다. 이 사건 이전인 2016. 6.경 이웃 주민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심리를 평가한 임상심리전문가 N은 '피해자는 장단기 기억기능을 비롯하여 기민성 등이 낮고 사회적 판단기능의 문제가 심각하여 보호되지 않는 곳에서의 생활에 문제가 많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수사기록 220쪽), 이 사건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 대한 조사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피해자의 특성을 분석한 진술분석전문가 I은 '중국 국적의 피해자는 중국 사투리 억양과 언어 장애가 동반되어 비장애인과의 차이점이 확인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수사기록 130쪽), 피해자와 평소 가깝게 지내던 H 목사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눠보면 지적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그냥 알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55쪽). 또한, 이 법정에서의 증인신문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자의 진술태도나 표현능력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와 대화를 하는 경우 누구나 어렵지 않게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은 2018. 6. 19. 피해자를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고 이후에도 연락을 하는 등 피해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일 2018. 6. 23. 11:23경부터 11:31경까지 피해자에게 '대림역에서 7호선 타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내리고, 1호선 타고 금정역에서, 4호선 타고 K역에서 전화해. 모르면 문자메시지 이것 보여줘. 1호선은 서동탄행 아니면 병점행 천안행 전철 타고 금정역에서 잘 보고 내리고 전화해, 금정역에서 4호선 안산행 오이도행 타고 K역에서 내려 알았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수사기록 48쪽), 이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이라는 것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집까지 오는 상세한 방법을 설명해 준 내용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처음 만날 당시 피고인과 함께 있었던 피고인의 처 0은 '처음 만난 날 피해자가 머리 수술을 한 것과 간질이 있다고 들어서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227쪽), 피고인도 '0으로부터 피해자의 장애 사실을 들은 적이 있으나, 다만 이 사건 이후에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91쪽).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알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것을 몰랐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3) 한편 피해자는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거나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교회에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피해자가 경험하는 사회생활의 전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진술분석전문가 L은 '대인관계가 부재한 피해자는 자신에게 친절하고 우호적인 사람들이 있는 교회에 집착하는 특성이 있고, 목사인 피고인에게 강력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 순종해야 하는 자로 인식되어 있을 것이며, 대처 방법을 학습할 기회를 갖지 못하여 피고인의 요구와 행위에 강력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순응하였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수사기록 145쪽).

4)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4일 전인 2018. 6. 19. 목사와 신도의 관계로 피고인을 알게 되어 피고인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처 0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특성,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 관계, 성별, 나이 및 신체조건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로서는 호감을 느꼈던 피고인의 행동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에게 적극적으로 저항을 하거나 피해사실을 신고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집으로 불러 피해자가 거부하였음에도 피해자의 가슴, 음부 등을 만지거나 빨고, 피고인의 성기에 침을 발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한 것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인다.

5) 피해자는 휴대전화에 피고인의 전화번호를 'B목사님♡'로 저장하였고, 피고인에게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이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4일 전인 2018. 6. 19. 교회에서 피고인을 처음 알게 되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한 것 외에 피해자가 피고인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거나 성적인 접촉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앞서 본 바와 같은 피해자의 특성,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 관계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목사인 피고인에게 관심과 호감을 표현하였던 것으로 이해될 뿐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자유롭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일반적 기준 > 장애인(13세 이상) 대상 성범죄 > 제4유형(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년 ~ 9년

3.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하한을 벗어나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지능이 낮아 판단능력과 성적 자기보호능력이 부족한 피해자를 유인한 후 위력으로써 간음한 것으로, 범행 경위와 방법, 범행대상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준강제추행죄의 성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다. 피고인의 처가 피해자와 피해자의 아버지를 상대로 고소취소를 종용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다. 피고인의 처와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약 5명의 신도가 있는 가정식 교회를 운영하고 있고, 교회 헌금 등 외에는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것으로 보여 피고인에 대한 장기간의 구금으로 생계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판사

재판장판사정문성

판사이수웅

판사장윤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