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3두5426 판결

[울산도시계획시설(학교)결정취소][공2006.10.1.(259),1673]

판시사항

[1] 행정계획의 의미 및 행정주체의 행정계획결정에 관한 재량의 한계

[2] 대학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광역시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에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행정계획이라 함은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도시의 건설·정비·개량 등과 같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등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는 것이지만,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으므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위법하다.

[2] 대학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광역시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지역의 교육여건 개선 등의 공익과 지역 내의 토지나 건물 소유자들이 입게 되는 권리행사 제한 등의 사익의 이익형량에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선정당사자)

피고, 상고인

울산광역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하만영)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학교법인 ○○학원(이하 ‘○○학원’이라 한다) 산하 ○○대학 장기발전계획에는 공공시설입지승인된 울산 울주군 (주소 생략) 일대 합계 176,125㎡(1998. 4. 18. 면적이 175,566㎡로 변경승인되고 같은 달 23. 고시되었는바, 이를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이라 한다)상에 2005년까지 단계적으로 24개 학과 학생정원 4,400명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그 때까지 부지 전반에 걸쳐 교육시설 등 제반 물적 시설을 건축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 토지매입비 및 시설설치비 등에 소요되는 재원 추산액 총 1,083억 9,800만 원은 기존 학교 매각대금, 교비, 동창회기부금, 재단전입금 등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그 재원확보의 확실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을 관계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이유불비에 의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학원은 그 소유의 위 (주소 생략) 목장용지 2,586㎡ 등 11필지 74,702㎡ 중 공공시설입지승인이 된 52,729㎡에 ○○대학이전계획에 따른 교육시설 등을 신축한 후 1999. 3.경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여 운영하면서,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의 대상인 토지의 소유자들로부터 그 토지를 매수하지 못하게 되자 수용의 방법으로 토지를 취득하기 위하여 구 국토이용관리법(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상의 용도지역을 준농림지역 등에서 도시지역으로 변경하는 결정을 먼저 받은 후 그 판시의 도시계획시설결정 및 고시(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을 관계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1998. 7. 24. 울산지방법원에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1999. 4. 7. 청구기각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제소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소각하판결이, 상고심에서는 같은 이유 등으로 상고기각판결이 각 선고되어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에 대하여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어서 구 국토이용관리법 제20조 의 규정에 의한 공공시설입지승인은 같은 법 제15조 의 규정에 의한 용도지역 안에서 제한되는 행위를 예외적으로 공공시설설치에 한하여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허용하는 것인 데 반하여,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2조 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되면 그 구역 안의 토지나 건물 소유자의 토지형질변경, 건축물의 신축, 개축 또는 증축 등 권리행사가 일정한 제한을 받게 될 뿐 아니라 사업시행자는 같은 법 제29조 , 제30조 에 의하여 그 구역 안의 토지, 건축물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으므로, 그 소유자는 공공시설입지승인에 비하여 현저한 불이익을 입게 되지만, ○○학원으로서는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만이 있고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없더라도 ○○대학이전계획에 따른 대학시설을 운영하면서 장래의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교육수요 및 현실적인 재원확보정도 등을 감안하여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고 그에 맞추어 토지 소유자들과 협의하여 필요한 부지를 취득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고, 원고(선정당사자) 등을 비롯한 대상토지의 소유자들로서도 공공시설입지승인에 의하여 이미 재산권의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된 상태이므로 협의취득과정에서 비상식적인 금원을 요구하면서까지 ○○학원의 사업시행을 방해 내지 저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을 관계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논리모순, 논리비약, 이유불비 및 도시계획시설결정과 공공시설입지승인의 법률효과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제4점에 대하여

행정계획이라 함은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도시의 건설·정비·개량 등과 같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구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고 할 것이지만,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고 (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누8567 판결 참조),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울산지역의 인구 증가에 따른 대학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대학시설을 유치함으로써 부족한 기존의 대학시설(종합대학교 1개교, 전문대 1개교)을 확충하는 등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지역을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는 점 등 피고가 주장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대학의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교육수요와 현실적인 재원확보정도를 고려한 현실성 있는 장기발전계획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만으로도 그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선정당사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 지역 내의 토지나 건물 소유자들이 이 사건 공공시설입지승인에 추가하여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짐에 따라 입게 되는 권리행사의 제한과 수용 또는 사용의 가능성으로 인하여 현저한 불이익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이 사건의 경우 실제로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소유자들과 적정한 가격에 협의되지 않는다거나 재원확보가 이루어지고 사업시행에 적절한 규모로 토지를 추가확보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학원이 다시 도시계획시설결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이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함으로써 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이나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주심) 김황식 안대희

심급 사건
-울산지방법원 2001.11.7.선고 2000구1747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