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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2004. 5. 20. 선고 2003나8487, 8494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건물철거등] 상고[각공2004.7.10.(11),927]

판시사항

[1] 사찰이 독립한 실체로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기 위한 요건

[2] 토지를 사찰부지로 점유·사용하여 온 사찰에게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한 사례

[3] 토지를 점유·사용하는 동안에 세금을 납부한 사실이 없다 하여 자주점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사찰이 독립한 실체를 가지고 권리의 귀속주체가 되기 위하여는 물적 요소인 불당 등의 사찰재산이 있고, 인적 요소인 주지를 비롯한 승려와 상당수의 신도가 존재하며, 단체로서의 규약을 가지고 사찰이 그 자체 생명력을 가지고 사회적 활동을 할 것이 필요하다.

[2] 토지를 사찰부지로 점유·사용하여 온 사찰에게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한 사례.

[3]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는 동안에 그 세금을 납부한 사실이 없다 하여 곧 자주점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반소피고),항소인겸피항소인

한국불교태고종 정수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석태 외 1인)

피고(반소원고),피항소인겸항소인

이정식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호철)

변론종결

2004. 4. 22.

주문

1. 제1심판결을 모두 취소한다.

2.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부산 동래구 온천동 산 106 임야 22,711㎡ 중 별지 도면 표시 (가), (나)부분을 포함한 (다)부분 3,522㎡에 관하여 1994. 4. 23.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부산 동래구 온천동 산 106 임야 22,711㎡ 중 별지 도면 표시 (가), (나), (다)부분 3,522㎡에 관하여 1991. 3. 25. 또는 1994. 4. 23.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반소 : 주위적으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산 동래구 온천동 산 106 임야 22,711㎡ 중 별지 도면 표시 (가)부분 법당 50㎡ 및 (나)부분 화장실 2㎡를 각 철거하고, 위 (가), (나)부분 52㎡ 및 (다)부분 3,470㎡를 각 인도하라.

예비적으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임야 중 위 (가), (나), (다)부분 3,522㎡에서 퇴거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 5, 6, 8, 9호증,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제1심의 현장검증 결과, 당심의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1969. 10. 2. 부산 동래구 온천동 산 106 임야 22,711㎡를 취득하여 같은 달 4.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빈증예는 1971. 3. 25. 이 사건 임야 지상의 별지 도면 표시 (가)부분에 법당건물을 건축하였고, 그 무렵 (나)부분에 화장실도 건축하였다. 위 법당건물에 관하여 1971. 4. 15. 빈증예 명의(등기부상 빈증으로 표시됨)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며, '정수사'라는 이름으로 사찰을 운영하였다.

다. 위 빈증예는 1971. 4. 15. 신도(신도)인 황정필에게, 1972. 9. 19. 신도인 박복련에게, 1972. 10. 13. 신도인 김신자에게 위 법당건물을 순차적으로 명의신탁한 후 사실상 위 빈증예가 위 사찰의 주지로 이를 계속 관리하였다.

라. 그러던 중 위 빈증예는 1974. 4. 23. 위 법당건물 등을 재산으로 하여 위 사찰을 한국불교태고종 소속 정수사로 사찰등록을 마쳤고, 종단으로부터 주지 및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받았다. 1977. 10. 21. 위 김신자에게 명의신탁한 위 법당건물에 관하여 빈증예와 조카인 빈준황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마. 위 빈증예는 1985. 7. 25. 빈준황을 입양하였고, 2001. 5. 18. 사망하였다.

바. 위 법당건물 건축 당시부터 현재까지 위 (가), (나)부분을 포함한 (다)부분 토지 3,522㎡은 사찰부지로 점유·사용되어 오고 있다.

2. 원고의 권리주체성

사찰이 독립한 실체를 가지고 권리의 귀속주체가 되기 위하여는 물적 요소인 불당 등의 사찰재산이 있고, 인적 요소인 주지를 비롯한 승려와 상당수의 신도가 존재하며, 단체로서의 규약을 가지고 사찰이 그 자체 생명력을 가지고 사회적 활동을 할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1. 30. 선고 99다42179 판결 ).

갑 제13, 16, 17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조일래, 김영희의 각 증언 및 당심의 앞서 본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찰은 '정수사'라는 명칭으로 정식으로 사찰등록이 되기 전부터 사실상 사찰재산인 법당건물에서 불교의식이 행하여져 온 점, 빈증예가 주지로서 사찰을 운영하였고 정수사 신도회 회칙이 존재하며 다수의 신도가 있어온 점, 1974. 4. 23. 한국불교태고종에 사찰등록되어 위 종단의 종헌·종법의 적용을 받게 된 점 등이 인정되는바, 그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적어도 한국불교태고종에 사찰등록된 1974. 4. 23.부터는 독립된 실체로서 권리의 귀속주체가 될 수 있다고 이 법원은 판단한다.

3. 본소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점유취득시효완성 여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늦어도 1974. 4. 23.부터 위 (가), (나)부분을 포함한 (다)부분 토지를 사찰부지로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여 온 것으로 추정되어, 그로부터 20년이 경과한 1994. 4. 23.에 이르러 그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다)부분 토지 3,522㎡에 관하여 위 날짜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및 그 판단

(1) 무상임대 및 무단점유 주장

피고는 먼저, 원고의 주지인 빈증예가 피고로부터 부산 동래구 온천동 산 106 임야 중 귀퉁이 일부를 무상임차하여 사용하고, 피고가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반환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전혀 다른 부분인 (가)부분에 법당을 건축한 후 (다)부분 토지를 임의로 점유한 것으로 원고의 점유는 점유 개시 당시부터 그 권원의 객관적 성질상 타주점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무단점유에 해당하여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제1심 증인 이혜경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을 제1, 2, 5, 6, 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빈증예에게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만을 한정하여 무상임대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피고는 건축허가통지서(을 제5호증)와 도면(을 제6호증)을 근거로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만 한정하여 무상임대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건축허가통지서와 도면은 건축허가를 위해 관할관청에 접수된 서류로서 그것만으로 피고가 빈증예에게 이 사건 토지 중 피고가 주장하는 일부분만을 특정하여 무상임대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갑 제13호증(현판사진)의 영상과 제1심 증인 조일래, 김영희, 당심 증인 표경순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빈증예에게 사찰건립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를 증여(시주)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 밖에 원고가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만한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이 사건 (다)부분 토지를 무단점유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세금은 원고측이 아니라 피고가 이를 납부하여 왔던 점에 비추어 원고가 소유의 의사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는 동안에 그 세금을 납부한 사실이 없다 하여 곧 자주점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대법원 1971. 3. 23. 선고 71다281 판결 )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시효중단 주장

한편, 피고는 1989. 4. 17. 원고에게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통고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취득시효는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위 통고 후 6개월 내에 재판상 청구 등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통고만으로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가), (나)부분을 포함한 (다)부분 토지 3,522㎡에 관하여 1994. 4. 23.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4. 반소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반소로서, 주위적으로 원고가 피고 소유의 토지 위에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위 (가)부분 법당과 (나)부분 화장실을 각 철거하고, (가), (나)부분을 포함한 (다)부분 토지의 인도를 구하고, 예비적으로 위 (가), (나), (다)부분에서 퇴거할 것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다)부분 토지 3,522㎡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함은 이미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철거 등을 구할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제1심이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각하한 것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되, 이 사건은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어 있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의하여 이 법원이 스스로 본안판결을 하기로 하여, 원고의 본소청구만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복현(재판장) 전기철 강동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