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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3. 10. 선고 98다29735 판결

[예금반환][공2000.5.1.(105),923]

판시사항

[1] 고객이 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자금을 은행 직원에게 제공하였으나 양도성예금증서가 실제로 발행되지 않은 경우, 양도성예금증서에 관한 매매계약의 성립 여부(소극)

[2]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3]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그에 갈음한 사무감독자의 사무집행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사용자책임의 성립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양도성예금증서는 시중은행이 발행한 무기명 할인식으로 발행되는 유가증권으로서 그 권리의 이전 및 행사에 증서의 소지를 요하므로, 양도성예금증서가 실제로 발행된 바 없다면 고객이 이를 매입한다는 명목으로 은행 직원에게 그 자금을 제공한 것만으로는 고객과 은행 간에 양도성예금증서에 관한 매매계약은 성립할 수 없다.

[2]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 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의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황민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수)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피고 은행(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6년 3월경 소외인(1992. 10. 15. 사망)가 피고 은행의 인천지점장으로 전근해 온 뒤로 망인을 알게 되어 1986년 9월 내지 10월경부터 망인의 권유에 따라 피고 은행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를 매입하여 이를 추심위탁하고 피고 은행이 발행한 받을어음추심수탁통장(이하 '이 사건 통장'이라고만 한다)을 받아 두는 방법으로 망인이 서소문지점장으로 근무할 때까지 그를 통하여 피고 은행과 거래해 온 사실, 1991. 6. 16. 이 사건 통장에 액면가 금 5천만 원권 양도성예금증서 총 30매가 수탁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는데 원고는 1991년 6월 말경 그 중 만기가 1991. 12. 16.로 되어 있는 양도성예금증서 8매를 해약하여 달라고 부탁하여 이자 등을 정산한 금액을 돌려받고, 1991. 10. 16. 망인에게 그 날 만기가 도래한 11매의 만기지급금으로 만기가 1992. 4. 16.인 양도성예금증서 11매의 구입을 의뢰하고, 1991. 11. 14. 다시 그 날 만기가 도래한 11매의 만기지급금으로 만기가 1992. 5. 14.인 양도성예금증서 11매의 구입을 의뢰하여 각 만기지급금에서 새 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대금을 뺀 차액을 지급받은 사실, 그러나 망인은 원고가 위와 같이 출연한 양도성예금증서 22매의 매입대금을 그 발행자원으로 입금하지 아니한 채 유용하여 버리고 1991. 12. 14. 이 사건 통장에만 새로 발행된 양도성예금증서 22매의 추심을 위탁받은 것처럼 임의로 기재하고 날인하여 이를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망인을 통하여 실제로 피고 은행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를 매입하고 이를 다시 피고에게 추심위탁하였다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망인에게 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을 위하여 돈을 교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양도성예금증서가 실제로 발행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되고, 또한 양도성예금증서는 시중은행이 발행한 무기명 할인식으로 발행되는 유가증권으로서 그 권리의 이전 및 행사에 증서의 소지를 요하므로, 양도성예금증서가 실제로 발행된 바 없다면 고객이 이를 매입한다는 명목으로 은행 직원에게 그 자금을 제공한 것만으로는 고객과 은행 간에 양도성예금증서에 관한 매매계약은 성립할 수 없는 것 이므로, 원심이 같은 이유에서 원·피고 간에 양도성예금증서의 매매계약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것은 옳고, 거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거나, 추심위탁계약의 성질 또는 예금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사용자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 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의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6다카1923 판결, 1996. 1. 26. 선고 95다46890 판결,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등 참조),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83. 6. 28. 선고 83다카217 판결, 1992. 7. 28. 선고 92다10531 판결, 1996. 12. 10. 선고 95다1759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에서 본 망인의 행위가 피고 은행 지점장의 직무행위와 관련된 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로서는 망인의 행위가 정당한 직무집행 행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그처럼 모른 데에 과실이 있다고는 할지라도, 그러한 과실이 피고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의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인정·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이유모순, 심리미진 또는 사용자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과실상계 비율에 대한 원·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1985. 11. 26. 선고 85다카119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거래경위를 인정한 다음 원고의 과실을 60%로 정한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원·피고 쌍방의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이유모순 또는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단기소멸시효 및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면서 거친 사실인정이나 판단은 옳고, 원고가 입은 손해는 원고가 망인에게 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대금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이라고 보아 양도성예금증서의 액면가에서 이자율 연 13%를 적용하여 발행일부터 만기일까지의 선이자를 공제한 가격에 매입한 금액으로 산정한 원심의 조치 역시 정당하며,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의 주장은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이임수 송진훈(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5.13.선고 98나8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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